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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4… 아유경제 선정 ‘도시정비업계 8대 뉴스’

 

   
▲ 정부가 지난 9월 1일 재건축 활성화를 핵심으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회와 일선 지자체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면서 그 약효가 3개월 만에 사라졌다.

[아유경제=정훈 기자] 본보가 창간호를 낸지 7개월 만에 제13호를 내게 됐다. 그 사이 사무실 확장 이전 등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게다가 단기간에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에 그치지 않고 유관 업계 언론사 최초로 모바일 앱 론칭도 눈앞에 두게 됐다. 그만큼 본보가 주력 분야로 삼고 있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업계에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이에 본보는 올 한 해를 뒤돌아보고 눈에 띄는 변화와 특기할 만한 사건 몇 가지를 재조명해 봤다.

1. ‘100일 天下’ 9ㆍ1대책… 국회ㆍ서울시 ‘딴죽’에 역풍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주요 건설사들이 몸을 사리는 가운데 여전히 맹위를 떨친 정비사업 ‘출구전략’으로 뉴타운ㆍ재개발은 물론이고 재건축까지 맥을 못 췄다. 이에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위해 새 경제팀을 출범시켰다. 그렇게 탄생한 최경환호(號)는 출범 2개월 만에 ‘규제 합리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 안정 강화 방안(이하 9ㆍ1대책)’을 내놨다.

9ㆍ1대책은 ▲재건축 허용연한을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고 ▲공공관리제도를 ‘공공지원제도’로 바꿔 시공자 선정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환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했다. 또 ▲과밀억제권역 내 재건축 시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세대수 기준 60%, 총면적 대비 50%’ 이상 짓도록 하던 것에서 총면적 규정을 없애고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마디로 재건축을 살려 부동산 경기를 살리고, 이를 통해 경제도 살리자는 포석이었다.

정부가 ‘재건축 활성화’ 신호를 보냄에 따라 좀처럼 살아나지 않던 시장도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아파트 값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약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최대 시장(市場)인 서울시(시장 박원순)와 다른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했고 국회의 지원도 절실했으나 이들의 ‘딴죽’으로 정책적 효과가 반감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특히 서울시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장관 서승환)의 대립은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의 9ㆍ1대책 발표 후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현재 재건축 연한에 대한 서울시 안은 40년”(지난 9월 19일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 ▲“공공지원제도로 명칭은 바꿀 수 있으나 시공자 선정 시기는 앞당길 수 없다” ▲“소형주택 의무건설 비율 폐지는 강남 특혜로, 향후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규제할 것” ▲“(안전진단 완화는) 환경 문제와 경제적 비효율성 발생” 등의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두 고래 사이에 낀 시장의 상승세는 새우 등 터지듯 100일도 되지 않아 꺾여 버렸다. 여기에 9ㆍ1대책에 탄력을 불어넣어줄 국회의 지원도 올해를 불과 5일 남긴 현재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 재건축 소형주택 의무건설 폐지

9ㆍ1대책의 후속 조치로 정부가 재건축 소형주택 의무건설 비율을 폐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지난 9월 24일 공포, 내년 3월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번 개정으로 재건축 시 전용면적 85㎡ 이하를 60%까지 짓고 그 구체적인 비율을 시ㆍ도조례로 위임한 내용이 삭제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를 근거로 재건축 시 일정 비율 이상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을 짓도록 했던 규제 ‘대못’이 뽑히게 됐다. 실례로 서울시와 경기도 등은 이를 바탕으로 그 비율을 ‘20%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 역시 서울시 등 일선 지자체의 반발로 제대로 시행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게다가 이를 적용받기 위해 지켜야 하는 ‘조합원 외 분양분을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로 지어야 한다’는 조건이 시장 자율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정부의 자충수가 될 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3.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재추진… 서울시 ‘수용방식’ 전격 수용했지만 변수 남아

이달 18일 서울시와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는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사업 방식을 놓고 벌어진 양측의 갈등으로 구역 지정 실효가 이뤄진 지 4개월 만의 일이다.

이날 발표는 서울시가 그동안 고수해 온 ‘혼용방식(일부 환지방식)’을 포기하고 강남구가 주장해 온 ‘수용방식’을 전격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표면적으로 연이어 발생한 화재 사고로 주민들의 추가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데다 열악한 주거환경 탓에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박원순 시장의 결단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구역 지정 실효의 원인이 특혜 논란이 상존하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을 강행하려는 서울시에 있다는 비난 여론이 높아진 데 따른 부담감 때문으로 보기도 한다.

꺼져 가던 구룡마을 개발의 불씨가 재추진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살아나는 형국이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 사이에 쌓인 앙금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사업 재추진을 발표하던 날에도 서울시와 강남구는 같은 장소에서 시차를 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장(市場)은 이를 양측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한 방증으로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강남구가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된 서울시 전ㆍ현직 공무원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지 않기로 한 게 이 같은 촌극을 빚었다는 점에서 양측의 합의가 ‘반쪽짜리’라는 평도 나온다.

서울시가 강남구 방식을 받아들이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전격 수용하는 것”이라고 밝힌 점,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서울시는 최선(혼용방식)이 아닌 차선(수용방식)의 방법을 선택한다”고 발표문에 명시한 점 등은 마치 서울시가 강남구에 시혜를 베푼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높다.

또 신연희 구청장이 “사업의 원활한 재추진을 위해 일부 환지방식을 주장하던 서울시 관계 공무원을 향후 개발 업무에서 배제시키는 한편 구룡마을 개발 관련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에서 명명백백히 밝혀 달라”고 촉구한 점에 비춰 볼 때 양측의 갈등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본격화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4. ‘수직증축 리모델링’ 재건축 활성화 정책에 직격탄

지난 4월 25일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수직증축 리모델링. 이 사업은 올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업계 숙원인 ‘수직증축’이란 날개를 달면서 사업 활성화로 도배 된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재건축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9ㆍ1대책을 발표하면서 사업에 박차를 가하려던 일선 리모델링주택조합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재건축 단지들 가운데 리모델링을 검토하던 단지들에서는 리모델링 논의가 자취를 감췄다. 심지어 리모델링 단지 중에서 좀 더 기다렸다가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의견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수직증축 리모델링의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안전상 문제에서부터 층간 소음 문제, 사업성 제고 효과가 부풀려졌고 실질적 수혜 대상이 강남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된다는 지적까지 다양하게 제기됐다.

실제로 9ㆍ1대책 발표 후 리모델링, 특히 수직증축 리모델링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호재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정책적 보완도 요원해 보인다. 리모델링시장의 입장에서 볼 때 2014년은 “좋다가 만” 그런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다만 경기 성남시 매화마을공무원1단지와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청아파트가 메이저 건설사인 포스코건설(대표이사 황태현)을 시공자로 선정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가 있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5. 대형 건설사 독식 심화… 3년 만에 ‘2조 클럽’ 탄생

어려움 속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의 재개발ㆍ재건축 수주는 이어졌다. 특히 강남 재건축을 필두로 수도권 주요 사업장에서 메이저 건설사의 이른바 ‘싹쓸이 수주’는 심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중소형 건설사들은 지방 알짜 사업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도권에서 수주 명맥을 이어 갔다.

시장에 따라 수주 주체가 양분됨에 따라 개별 사업장에서도 양극화가 빚어졌다. 과거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의 입찰 참가는 사라지다시피 했다. 조합 측에서 무리한 사업 조건을 내걸면 발을 빼는 건설사들도 생겨났다. 건설사가 ‘갑’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 셈이다. 시장이 건설사 중심으로 돌아감에 따라 사업성이 낮거나 사업성이 양호하더라도 내분 등으로 사업 속도가 떨어질 것으로 분석되는 사업장에는 건설사 관계자들의 모습이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사업성이 뛰어난 강남 지역과 입지적 측면에서 상징성이 있는 수도권 및 지방 랜드마크 사업장들은 비교적 쉽게 시공자를 뽑았다. 이 때문에 다수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펼쳐진 곳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여기에 정부가 9ㆍ1대책 발표 당시 대규모 택지 개발을 통한 신도시 조성은 중단하겠다고 한 뒤 대형 건설사들의 시선은 재개발ㆍ재건축으로 급격히 쏠렸다.

이 같은 상황은 시장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3년 만에 ‘2조 클럽’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2011년 현대건설(대표이사 정수현)을 끝으로 지난 2년간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2조 클럽’은 ▲GS건설(대표이사 임병용) ▲롯데건설(대표이사 김치현) ▲대우건설(대표이사 박영식) ▲현대산업개발(대표이사 김재식) 등 4개 건설사를 회원으로 뒀던 2010년 이후 4년 만에 복수 회원을 맞이했다. 그 주인공은 올해 재개발ㆍ재건축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GS건설과 대림산업(대표이사 김동수)이다.

가장 먼저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림산업은 26일 현재 8곳의 현장을 품에 안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림산업이 시공권을 확보한 곳은 ▲부산 온천3구역 재개발 ▲창원 경화동 재개발 ▲부산 망미2구역 재개발 ▲대구 명덕지구 재개발 ▲성남 금광1구역 재개발 ▲부산 명장1구역 재개발 ▲부산 전포1-1구역 재개발 ▲대전 법동1구역 재건축 등으로 수주 잔액은 약 2조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GS건설은 클럽 가입이 한발 늦었지만 올해 ‘수주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현재까지 ▲서울 방배5구역 재건축(지분 38%) ▲서울 신반포6차 재건축 ▲서울 미아3구역 재개발 ▲서울 방배3구역 재건축 ▲의왕 내손다구역 재개발(지분 60%) ▲광명 철산주공8ㆍ9단지 재건축 ▲대구 남산4-4지구 재개발(지분 55%) ▲대구 남산4-5지구 재건축 등 8곳에서 2조1000억 원에 달하는 수주고를 올렸다. 대림산업에 비해 2000억 원가량 부족하지만 오는 27일 조합원총회가 예정돼 있는 서울 노량진6구역 재개발사업의 수주가 유력하다. 이 사업이 약 2500억 원짜리인 점을 고려하면 GS건설은 이곳 수주와 동시에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 모두에서 ‘1위’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밖에 올 한 해 두드러진 활약상을 보여준 건설사로는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꼽힌다. 롯데건설은 서울 방배5구역 재건축(지분 30%)과 사당2구역 재건축, 목1구역 재건축 등 8곳에서 약 1조2000억 원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GS건설-롯데건설과 짝을 이뤄 방배5구역을 수주(지분 32%)한 포스코건설은 부산과 대구, 구미와 안산 등지에서 시공권을 따냈다. 특히 서울 개포대청과 성남 매화마을1단지 리모델링사업을 수주, 리모델링 분야에서 강자 자리를 꿰참과 동시에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편 2014년 시공능력평가순위(국토교통부)에서 1ㆍ2위를 차지한 삼성물산(대표이사 최치훈)과 현대건설은 수주한 현장이 한 곳도 없다. 나머지 주요 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과 함께 노량진6구역 수주를 노리고 있는 SK건설(대표이사 조기행)의 행보가 눈에 띈다. SK건설은 서울 대치동 국제아파트 재건축을 시작으로 부산과 광명, 안산과 의왕 등지에 회사의 깃발을 꽂았다.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삼호가든맨션4차와 상아3차아파트를 각각 수주하며 ‘강남 재건축 수주 대전’의 한자리를 차지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

6. 가로주택정비사업 첫 ‘조합’ 설립… 그래도 ‘산 넘어 산’

출구전략 시행 후 대안사업으로 등장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거의 2년 만에 첫 조합 설립이란 경사를 맞았다. 주인공은 서울 중랑구 ‘면목우성주택 외 3필지’다. 하지만 이를 놓고 시장은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가 문제”라는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31일 해당 지역이 조합설립인가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새로운 정비사업 유형으로 추가된 2012년 2월 이후 첫 사례라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게다가 이곳보다 앞서 사업을 추진, 최초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설립이 유력시됐던 동대문구 장안동 326 일대를 제치고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첫 조합 설립에도 불구하고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가야 할 길은 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11월 22일 도정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의 설립 동의율이 토지등소유자의 9/10 이상에서 8/10 이상으로 완화됐지만 여전히 조합 설립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추진 중인 층수 제한 완화(7층 이하→15층 이하)도 서울시 반대에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심지어 정부 한편에서는 층수 완화 시 사업성이 제고되는 만큼 그에 걸맞게 공공 기여(기부채납)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사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여전한 상태다.

7. 도급제, 왕의 귀환… ‘지분제 1번지’ 고덕주공6단지 사실상 포기

‘지분제’의 시대가 저물었다. 고(高) 무상지분율로 대변되던 이른바 ‘확정지분제’가 시장 침체에 따른 건설사들의 기피 현상으로 설 자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2010년 5월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에서 시작된 지분제 열풍은 한동안 유행처럼 번졌다. 두산건설(대표이사 양희선)이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조합에 제시했던 무상지분율 174%의 파급효과가 인근 조합(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 상승세가 꺾이면서 건설사들의 마음이 달라졌다.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조합원들에게 확정된 이익을 보장해주기에는 시황이 여의치 않았다. 시공자의 사업 방식 변경 요구는 애교에 불과했다. 사업 방식 변경을 빌미로 본계약 체결을 미루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심지어 일부 단지에서는 착공을 연기하거나 진행 중이던 공사를 중단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입주를 앞둔 단지에서 입주를 못 하게 유치권을 행사하는 등 시공자의 콧대는 갈수록 높아졌다.

일선 조합들도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변화된 시장 여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고덕지구 내 재건축 단지들은 하나둘씩 사업 방식을 ‘도급제’로 변경하기 시작했다. 지분제를 유지하더라도 무상지분율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폭 낮춰야 했다.

특히 지난 18일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조합이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내면서 지분제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조합이 지분제를 원칙으로 하되 도급제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이 사업에 건설사들이 과거와 같은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하며 참여한다는 기대감은 찾기 힘들다. 고덕지구 재건축사업에서 아직까지 수주 실적을 올리지 못한 GS건설과 포스코건설이 이곳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이 지분제로 참여한다는 보장도 없다.

높은 무상지분율을 받아낸 조합들이 샴페인을 터뜨리던 겉모습과 달리 도시정비업계에서 ‘잃어버린 3년(고덕주공6단지가 두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한 2010년 5월~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꾼 고덕주공2단지가 시공자를 뽑은 2013년 7월)’으로 불리는 지분제의 시대가 이후 1년여 동안 마지막 몸짓을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8. 건설사 입찰 담합 만연… 법원, 비리 건설사 입찰 참가 제한 ‘적법’

관급 공사 입찰 담합이 속속 적발된 가운데 재개발ㆍ재건축시장에서도 건설사들의 들러리 수주 의혹이 연이어 제기됐다. 본보는 이와 관련해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 위법행위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에 지난 9월에는 비리를 저지른 건설사에 대해 관할 행정청이 내린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행정 제1부는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처분 취소’ 소송의 선고에서 원고인 건설사의 청구를 기각(소나 상소가 형식적 요건은 갖췄으나 그 내용이 실체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소송을 종료하는 일)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건설사들은 최근까지도 들러리를 세우거나 들러리를 서는 등의 방식으로 재개발ㆍ재건축 시공권을 나눠 가졌다. 2곳의 건설사가 각기 다른 현장을 나눠 먹는 방식으로 담합했으나 제3의 건설사가 사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이 같은 ‘밀약’이 수포로 돌아가기도 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모처럼 경쟁이 펼쳐졌던 곳에서는 이른바 ‘덤핑’ 수주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간 3.3㎡ 공사비 차액이 50만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건설사 간 비방이 난무하고 선호하는 건설사가 다른 조합원끼리 반목, 내분에 휩싸인 현장도 생겨났다.

추가부담금, 사업 방식 등을 놓고 조합과 갈등을 벌이는 것도 모자라 매몰비용 문제를 놓고 조합(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행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다수 건설사들의 횡포는 또 다른 ‘갑의 횡포’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부정적 면모는 가뜩이나 어려웠던 올 한 해를 어두운 해로 기록되게 만들었다.
 

   
 

정훈 기자  whitekoa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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