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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조합 감사가 정보공개를 요청한 경우에 반드시 응해야 할까
▲ 이재현 법무법인 산하 수석변호사/ 아유경제 편집인

1. 서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124조제4항(이하 의무조항)은 조합원, 토지등소유자가 제1항에 따른 서류 및 다음 각호를 포함해 도시정비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와 관련 자료에 대해 열람ㆍ복사 요청을 한 경우 추진위원장이나 사업시행자는 15일 이내에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138조제1항제7호(이하 처벌조항)는 제124조제1항을 위반해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거나, 또는 이 사건 의무조항을 위반해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열람ㆍ복사 요청에 따르지 않는 조합 임원 등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 과천시 A조합의 조합장은 당해 조합의 감사 B가 도시정비법 제124조에 따라 정보공개 목적을 ‘소유자 재산권 보호 및 감사업무 수행’으로 해 조합원 명부의 공개를 신청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도시정비법 제138조 제1항 제7호를 위반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의 쟁점은 조합의 임원이 도시정비법상 정보공개청구의 청구권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2. 사건 판례(대법원 2021년 2월 10일 선고ㆍ2019도18700판결)

■ 감사가 열람ㆍ복사를 요청한 경우에도 이 사건 의무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1) 이 사건 의무조항은 ‘조합원’과 ‘토지등소유자’를 열람ㆍ복사 요청권자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조합 임원인 ‘감사’는 이 사건 의무조항에서 규정한 열람ㆍ복사 요청권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사’가 ‘조합원’의 지위를 함께 가지고 있다면 ‘조합원’으로서 열람ㆍ복사 요청을 할 수 있고, 어떤 조합원이 조합의 감사가 됐다는 사정만으로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지위에서 가지는 권리를 상실한다고 볼 수는 없다.

감사인 조합원이 정보공개청구의 목적에 ‘감사업무’를 부기했다고 해 조합원의 지위에서 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감사가 아닌 조합원도 조합의 사무 및 재산상태를 확인하고 업무집행에 불공정이나 부정이 있는지를 감시할 권리가 있고, 정보공개를 통해 조합의 업무집행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감사에게 감사권 발동을 촉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조합의 ‘조합원’이자 ‘감사’인 사람이 사업 관련 자료의 열람ㆍ복사를 요청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 임원은 이 사건 의무조항에 따라 열람ㆍ복사를 허용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를 위반해 열람ㆍ복사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 사건 처벌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고 봐야 한다.

2) 이 사건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춰 살펴보면, 이 사건 열람ㆍ복사 요청은 조합의 ‘조합원’이자 ‘감사’인 사람이 ‘소유자 재산권 보호 및 감사업무 수행’을 위해 한 것으로, ‘소유자 재산권 보호’를 위한 열람ㆍ복사 요청은 ‘감사’가 아니라 ‘조합원’으로 자신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며, 추가로 감사업무 수행이라는 목적을 부기했다고 해 조합원의 열람ㆍ복사 요청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재건축 조합의 조합원이자 감사인 사람이 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 또는 그 관련 자료에 대해 열람ㆍ복사를 요청한 경우에도 이 사건 의무조항이 적용됨을 전제로 판단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 이 사건 의무조항의 해석ㆍ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어

도시정비법의 정보공개청구 내지 이를 어길 경우 처벌하는 규정들의 입법 취지는, 조합이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조합 임원은 조합을 대표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운영하는 등 각종 권한을 갖고 있기에 조합 임원과 건설사 간 유착으로 인한 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크고, 사업과 관련된 비리는 그 조합과 조합원의 피해로 직결돼 지역사회와 국가 전체에 미치는 병폐도 크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정비사업의 시행과 관련된 서류와 자료를 공개하도록 해 사업의 투명성ㆍ공공성을 확보하고 조합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6년 2월 18일 선고ㆍ2015도10976 판결)

그렇다면 조합의 임원인 감사의 경우에도 정보공개청구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은 자명하다.

다만 정보공개청구의 목적이 다소 불분명하거나 악의적인 목적이 포함돼 있음이 명백함에도 이를 일률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 특히 휴대폰 번호가 포함된 조합원 명부의 공개 시 이를 이용해 조합 집행부를 향한 각종 음해와 공작을 용이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러하다. 도시정비법에서 정보공개청구 목적의 구체성을 요구하는 규정을 두고 그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정보공개청구의 목적이 조합원의 알권리 보장과 같이 추상적일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재현 변호사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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