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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충격 휩싸인 애틀랜타… 우려되는 아시아계 혐오범죄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21세 백인 남성의 연쇄 총격으로 한국계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세 곳에서 잇따라 총격 사건이 일어났는데, 첫 번째는 중국계 주민이 운영하는 마사지 업소에서 일어났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한인이 운영하는 마사지 업소에서 벌어졌다.

범행 다음 날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총격범은 범행 동기에 대해 성적 욕망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희생자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인 데다 범인이 사건 인근 한인업소에 연락해 “아시아인들을 다 죽이겠다”고 말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지며 아시아계 단체들은 가중처벌이 가능한 ‘증오범죄’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애틀랜타 경찰은 용의자가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증오범죄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같은 경찰의 발표 직후 메릴린 스트리클런드, 앤디 김 등 연방 하원 의원들은 일제히 경찰이 이번 사건의 본질을 증오범죄가 아닌 성 중독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미국 내에서 경찰이 범인인 백인을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애틀랜타 경찰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하루 전과 달리 총격 사건을 저지른 용의자에 대해 증오범죄 기소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틀랜타 경찰 찰스 햄프턴 부서장은 ‘경찰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의 수사는 모든 것을 살펴보고 있다”며 “우리의 수사에서 어떤 것도 논외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번 사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어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달 초 뉴욕에서는 80대 한국계 여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는 일도 있었다. 미국 16개 주요 도시에서 지난 1년간 전체 증오범죄는 7% 감소한 반면, 아시아계 시민을 겨냥한 증오범죄만 149% 늘었다고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미국 내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계에 대한 인종차별과 제노포비아, 편협성을 비난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메모’에 서명한 바 있다. 미 정치권은 혐오범죄를 규탄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미국 내 인종주의를 되돌아보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실직적인 조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위험 수위를 넘어선 인종 혐오범죄를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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