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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택배기사 과로사 해결 위해 노동환경ㆍ수익구조 개선 이뤄져야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택배사가 택배기사들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택배비 인상을 단행하고 나섰지만 근본적인 방지책이 되지 못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롯데글로벌로지스와 CJ대한통운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택배비를 인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소형 기준 택배비를 1750원에서 1900원으로 150원 인상했다. CJ대한통운은 소형 기준 계약 단가를 1600원에서 1850원으로 250원 인상했다. 한진택배는 초소형 택배에 대해 1800원 이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 6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서울연구원 등에 따르면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기사 사망건수는 지난해 16건, 올해 현재까지 5건에 달한다.

지난해 과로사 16건은 우체국, 쿠팡, CJ대한통운, 롯데, 한진, 로젠, 건영 등으로 거의 모든 택배사에서 발생했다. 올해에도 쿠팡에서 3명, 로젠에서 1명, CJ대한통운에서 1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한 이후 택배기사는 하루 13~16시간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물량 증가로 이 중 대부분을 분류작업에 소요한다. 

서브터미널에서 이뤄지는 분류작업은 허브터미널에서 온 간선차량의 택배를 지역별로 분류하는 곳이다. 서브터미널에는 컨베이어 벨트가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할 뿐, 화장실, 휴게실, 세면실 등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 

서울시 택배기사 가운데, 2/3 이상이 중량물 취급, 통증 유발 자세, 반복적 동작 등으로 육체적 위험에 노출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업무상 발생하는 각종 근육통과 사고로 다치는 경우는 대부분의 택배기사들이 겪는 일상이다. 또 근무시간의 1/4 이상 고객 상대로 인한 정신적 위험을 느꼈다고 얘기한 택배기사는 무려 82.5%에 달했다. 

이에 지자체 차원의 입직신고 실태조사와 관리감독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택배기사 과로사를 방관하지 말고 택배기사의 사회안전망 진입을 도와야 한다는 분석이다. 

택배기사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분류작업에 대한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분류작업이 이뤄지는 서브터미널에 대한 기초자료는 각 지자체에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이 역시 서울시가 정기적으로 자체 조사하고 지속적인 근로환경 개선과 이행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택배비 인상 배경에 대해 택배기사들의 과로사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당사자인 택배기사들의 반응은 썩 좋지만은 못하다. 지금과 같은 수익구조로는 택배기사의 배송 수수료가 높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내는 택배요금은 판매자와 택배사, 대리점, 택배기사가 나눠 갖는다. 택배기사가 받는 수수료는 배송 구역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택배요금의 30% 수준이다. 2500~3000원의 택배비에서 택배기사에게 돌아가는 몫은 700원대 후반~800원대 정도다. 택배기사는 자기 몫에서 부가세 10%를 내고 남은 금액을 다시 대리점과 나눈다. 대리점 수수료는 최대 30%다. 최종적으로 택배기사 손에 들어오는 금액은 약 500원이다.

택배비가 인상돼도 마찬가지다. 업계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CJ대한통운이 택배비를 250원 인상했을 때 택배기사 손에 들어오는 금액은 부가세, 대리점 측과 나눈 비용을 제외하고 약 770원이다. 

택배기사의 소득이 낮은 이유는 백마진이 크게 작용한다. 백마진은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업자가 택배비에서 챙기는 부가수익으로 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택배사는 월 배송 1만 건이 넘는 유통업자의 물량을 따내기 위해 서로 경쟁을 벌이다 택배비 일부를 판매자에게 돌려주는 백마진을 적용한다. 정부 조사 결과, 백마진은 배송 1건당 600원으로 택배수수료의 75% 수준이다. 일부 유통업자는 포장과 창고임대료 등 물류 처리비로 1000원 정도의 백마진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택배기사 과로사 대책 방지에 대해 백마진 철폐 대신 택배비 인상에 더 동의하는 분위기다. 2000년대 이후 꾸준히 하락한 택배비가 열악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원인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택배 적정 운임, 수수료율 산정을 위한 용역에도 착수했다.

이처럼 택배기사 과로사는 쉽게 잡히지 못할 전망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택배사와 정부가 근본적으로 택배기사 과로사를 해결하길 바란다면 노동환경과 수익구조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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