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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헤드라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실질적 효과 있을까?
▲ 서울 압구정동ㆍ목동ㆍ여의도동ㆍ성수동 등 재개발ㆍ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이달 27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력이 발효됐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최근 서울시가 압구정, 여의도, 목동의 주요 재건축 단지와 성수전략정비구역 일대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애초에 이들 지역은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추진 구역으로 부동산 투기 수요 유입과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을 두고 ‘가격 안정 조치’라는 의견과 재건축 규제 완화 신호라는 시각이 공존하는 등 오 시장의 행보를 두고 목적이 다른 두 정책을 동시에 쓰는 ‘투트랙’ 전략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본보는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을 바라보는 시장의 다양한 시각과 반응들을 살펴봤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통한 투기 세력 차단 목적… 실수요자 재편 ‘가능성’
경기도, 지난해 외국인ㆍ법인 대상 토지거래허가제 도입… 거래량 ‘급락’ 효과

서울시가 압구정 아파트 지구 24개 단지, 여의도 아파트 지구와 인근 16개 단지, 목동 택지개발사업 지구 14개 단지, 성수전략정비구역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토지거래허가제도가 이달 27일부터 발효됐다. 이를 두고 부동산시장에서는 아파트값이 오르고, 매매 거래량은 줄어드는 등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시ㆍ도지사가 국토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계획의 원활한 수립과 집행, 합리적인 토지 이용 등을 위해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곳, 그러한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ㆍ공고한 지역을 말한다.

우선 한번 지정되면 실수요자 이외에는 토지 용도별로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매입할 수 없다. ▲도시지역 내의 경우 주거지역 180㎡, 상업지역 200㎡, 공업지역 660㎡, 녹지지역 100㎡ 초과할 경우 ▲도시지역 이외는 250㎡, 농지는 500㎡, 임야는 1000㎡ 초과하는 토지를 구입할 경우 실수요자임을 입증하고 해당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토지거래계약을 허가받은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5년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에 그 토지를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해야 한다.

만약 목적대로 이용하지 않는 경우 상당한 기간을 정해 이행명령을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계약 토지거래가격의 30% 이하를 벌금으로 물어야 한다. 실수요자에게만 취득이 허용되고 허가받은 목적대로 이용할 의무가 발생하고 외국인이나 법인 등 투기 수요에 대한 견제구를 던진다는 게 핵심이다.

앞선 내용들만 살펴봐도 서울시가 이들 지역을 토지거래허가지역을 지정한 이유가 보인다. 즉, 투기 수요가 몰리는 대규모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지역을 규제함으로써 전세를 주고 매입하는 갭투자를 막고, 실질적인 거주를 유도해 시장 안정화를 이끈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서 재개발ㆍ재건축 정상화가 시작되면서 오 시장 당선 이후로 해당 지역으로 투기 수요가 집중되는 등 매물 소진, 호가 급등과 같은 이상 현상이 연출되고 있어 우려 섞인 시선들이 존재했다”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통해 투기 세력들을 차단하고 재개발ㆍ재건축 정상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정화 서울시 도시계획국장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투기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결단한 조치로 주택 가격 안정화를 이끌고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정 이유를 밝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경기도의 사례가 거론된다. 도는 지난해 10월 3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6개월간 수원시를 비롯한 23개 시 전역 내 외국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ㆍ운영했고, 그 결과 지정 전후로 5개월간 월평균 주택 취득 거래량이 외국인은 1866건에서 859건(54% 감소), 법인은 6362건에서 592건으로 91%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제도 도입으로 외국인이나 법인의 투기 수요가 거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연스레 주택거래량 감소로 이어졌고,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로 시장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 선순환 과정이 이어진 것으로 해석했다. 확실히 아파트매매 거래량 측면에서는 큰 효과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경기도는 내년 4월 30일까지 수원시 등 도내 23개 시 전역을 외국인ㆍ법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며 시장 안정화에 효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만큼 투기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이유에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재건축 기대감 ↑… 신고가 행진
아파텔 가격 상승 등 풍선효과 현상 ‘연출’

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인해 되레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추진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신고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소식이 공개된 지난 21일부터 대상 지역의 재건축 단지가 들썩였다. 영등포구 여의도시범 단지가 대표적으로 전용면적 118.12㎡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20억 원에 거래돼 이달 3일 24억 원을 찍은 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자 되레 26억 원에 거래됐다. 여의도수정도 주말 사이 신고가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매물은 없고 매수세가 이어지는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단기적으로는 거래를 위축시킬 수는 있어도 당장 가격 안정이나 하락 효과를 보이진 않다는 방증이다.

업계 한쪽에서는 이번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 4곳이 대표적인 재개발ㆍ재건축 구역인 만큼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나서는 결국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재건축 전문가 역시 “실제로 서울시 발언 등을 살펴보면, 오세훈 시장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뒷받침하며 재건축, 재개발 정상화를 통한 주택 공급의 전제로서 투기 수요 차단책을 가동하는 것”이라며 “실수요가 갖춰진 주거지역이나 투자 재료가 부각되고 추후 개발에 대한 기대치가 살아있다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것이 오히려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벗어난 인근의 지역 집값은 단기적인 폭등세를 이어갔다. 서울 노원구의 한 재건축 추진 단지는 이제 막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황이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에서 제외되는 바람에 집주인들이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확신하면서 매물을 거뒀고, 주말 사이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풍선효과’ 현상도 나오고 있다. 고가의 주거용 오피스텔인 이른바 ‘아파텔’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목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에 대한 수혜를 톡톡히 받으며 급격한 인기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목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 등에 따르면 ‘현대하이페리온’ 오피스텔(전용면적 94㎡)의 경우, 불과 2주전 16억3000만 원에서 매매됐지만 이달 28일 기준 호가가 최대 1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동파라곤’ 오피스텔(전용면적 95㎡) 역시 지난해 말 15억6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가 17억 원 중반대로 알려지면서 뚜렷한 가격 상승이 이뤄졌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등은 “아파텔은 흔히 상업 및 업무지역에 지어지는데 목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상업지역은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아파텔은 규제를 피하게 된 것이 원인”이라면서 “특히 목동 아파텔들은 학군도 우수한데다 오목공원도 인근에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다는 점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전문가들은 이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시장에서 재건축 추진 호재로 받아들여지며 규제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는 물론, 인근 지역 아파트까지 덩달아 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한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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