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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우울증 환자 증가, 치료율은 ‘감소’… 정부, 관련 제도 보완해야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우울증으로 자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 환자는 늘고 치료율은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추가 대책 마련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21년 8월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 발간한 전국 자살 사망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6만4124명으로 이 중 3만6040명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 질환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 환자는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치료율은 낮았다. 지난달(10월) 1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2017년 69만1164명에서 2021년 93만3481명으로 약 35.1%가 늘었다.

게다가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아 첫 진료를 받은 환자 10명 중 4명만 3주 이내 병원을 다시 찾아 치료율도 좋지 않았다. 지난 10월 3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우울증 외래 적정성 1차 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초진 환자들의 첫 방문 후 3주 이내 재방문율은 39.4%였다.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의원급의 경우 재방문율이 43.2%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내원 주기가 긴 종합병원(24.5%)이나 상급종합병원(23.6%)은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첫 방문 후 8주 이내 3회 이상 방문하는 환자의 비율은 21.5%로 10명 중 약 2명만 초기에 꾸준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우울증 초기 치료에선 지속적인 재방문과 평가를 활용한 치료 계획 및 재평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율이 낮은 주요 원인으로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손꼽았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우울증을 개인이 극복해야 할 문제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전문가들은 우울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울증을 치료하려면 항우울제를 써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부작용 등을 이유로 2002년부터 정신과 의사가 아닌 의사는 처방하지 못한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의 비율은 4%에 불과해 정신과 의사가 아닌 의사도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우울증 환자를 일찍 발견하고 상담과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학교나 직장ㆍ동사무소 등 우리가 평소에 자주 가는 곳에서 쉽게 정신 건강과 관련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우울증 환자나 자살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해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와 우울증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현재 정부의 대책만으로는 증가세를 막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우울증에 대한 안전망 구축은 병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반에서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점을 깨닫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개선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가 조금이라도 우울증 환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알맞은 처방을 했다면 지금처럼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을까. 향후 더 악화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서 정부가 강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건 어떨까. 관련 연구 및 적절한 후속 조치를 이뤄 유사한 사건과 우울증 환자 증가세를 잠재울 수 있기를 바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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