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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신도시와 빛나는 도시
▲ 양홍건 오전가구역 조합장/ 경영지도사/ 아유경제 편집인

우리 국토의 도시계획은 경제개발인 산업화 및 도시화와 동행하며 굴곡을 그려왔다. 1962년 ‘국토계획법’이 제정ㆍ시행되면서 계획과 관리가 분리되는 체계에서 국토의 난개발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다. 이를 타개하고 국토를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토계획법과 1972년 제정ㆍ시행된 ‘국토이용관리법’을 통합해 2002년 ‘선계획-후개발’ 원칙을 표방한 「국토기본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새로이 제정ㆍ시행하게 됐다.

정부가 선계획-후개발 원칙을 표방하기 이전 세 차례의 지가 폭등기를 맞이하게 되는데(이정전ㆍ2019), 세 번째 지가폭등기인 1989년 노태우 정부는 토지공개념 3법인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익세법」 및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면서 수도권의 주택 문제의 해결, 인구 및 산업의 분산에 의한 도시의 과밀과 혼잡 완화 등을 위해 주택 200만 가구 건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89년 경기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부천시 중동,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총 5개 지구 5019만1000㎡에 약 29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제1기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현 정부는 지난 2월 7일 질서 있고 체계적인 광역 정비를 위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1기 신도시는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재건축 안전진단의 면제 또는 완화, 용적률, 용도지역 등 도시ㆍ건축 규제 완화, 절차 간소화, 입지 규제 최소 구역 지정 등을 적용받는다.

1기 신도시는 1925년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빛나는 도시’의 도시계획설계를 적용한 도시라 할 수 있다. 르 코르뷔지에는 도심 중심부의 과밀을 완화하고, 도심의 밀도를 증대시키고, 도심의 교통수단을 늘리며 마지막으로 공지와 공원의 식수면적을 확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정성현ㆍ2021). 그가 제안한 300만이 살 수 있는 파리 도시계획안인 부아쟁 계획(Plan Voisin)은 광대한 오픈스페이스에 둘러싸인 장대한 마천루의 도시로 거주, 여가, 노동, 교통을 도시의 4가지 중요한 활동 기능으로 삼고 도시의 길은 직선이고, 토지의 효율과 푸르름이 공존하는 고층 건물을 건축하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또한 기존 1기 신도시의 도시계획에 가일층 르 코르뷔지에의 도시계획안을 접목한 것으로 보이며,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계획도시는 단기에 공급이 집중된 고밀 주거단지로 자족성이 부족하고, 주차난ㆍ배관 부식ㆍ층간 소음ㆍ기반시설 노후화에 따라 주민들의 정비에 대한 요구가 높다”라면서 개발계획을 표방한다.

‘빛나는 도시’는 도시 외곽의 무분별한 난개발이 아니라 도심 중심부의 정비를 통한 물리적 도시개발이라 할 수 있는데, 1기 신도시는 건설 당시 도심 외곽에 개발돼 도시가 갖는 문제점을 표출하며 지금에 이르렀고, 도시의 외연 확대로 1기 신도시는 도심의 배후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주장대로 자족 기능 강화와 신도시가 가진 환경적인 문제를 획기적으로 전환할 방안이 필요하다.

1기 신도시 중 안양평촌지구를 개략적으로 살펴볼 때, 평촌신도시의 면적은 511ha로 인구밀도는 ha당 329명이고, 용적률은 204%이며 녹지율은 15.7%이다(국토교통부ㆍ2015 주택업무 편람). 건설 당시 대단위 택지조성으로 수도권의 주택난 해소에 목적이 있었고, 지구 내 학원가 및 먹거리와 역 주변의 백화점 등 입점으로 상권형성 및 일자리를 창출했고, 현재는 평촌역사거리 주변에 지식산업센터 등의 입점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안양권의 핵심 도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평촌신도시 주택의 재정비는 오픈스페이스와 직결되는 녹지율에 있어 광교신도시 녹지율 41.4%와 비교가 불가하다. 이처럼 1기 신도시의 도시정비계획은 방향성에 있어 도시공간구조의 활용성이 불분명하다.

‘빛나는 도시’가 현대 도심의 도시계획에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차치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로 전원도시, 뉴어바니즘, 컴팩트시티, 스마트 도시 등 환경친화적인 도시건설을 갈망하고 있으나 빠른 도시에 적응하는 나라는 전면적이고 물리적인 도시설계인 ‘빛나는 도시’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친화적이고 자연의 잠재적 가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는 방향으로 국민의 욕구가 변화되는 상황에서 넓은 오픈스페이스도 확보되지 못한 신도시를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해 각종 특례를 적용하는 것은 자칫 전면철거 방식의 물리적 개발을 독려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므로 지구를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눠 구역 단위의 목적에 맞는 개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수도권이 안고 있는 도시계획의 문제는 빠른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서구의 도시계획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것에 기인한다 할 수 있으므로 기존 도심의 개발방식의 선택뿐만 아니라, 개발 당시 도시 외곽에 위치함으로써 주변의 난개발을 조장해 도시화의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낸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 구도심은 도시재생사업과 역세권은 자족도시를, 신도시는 그동안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자족성을 갖추고 교통망을 보행자 위주로 구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한편 오픈스페이스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도시의 공간구조를 친환경적으로 구성해 도시의 편의성을 구축해야 한다.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는 우리나라의 도시계획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쳐 왔다. 이에 기반을 둬 무분별한 도시 외곽의 난개발을 정부가 부채질하면서 지가의 폭등기를 거쳐. 비로소 2002년 ‘선계획-후개발’ 원칙의 법체계를 갖추면서 친환경적인 도시계획에 대한 관심이 폭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가 발표한 1기 신도시의 정비계획은 신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개발이익에 관한 관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스럽다.

최근 가장 눈여겨볼 부동산 이슈는 미분양이고, 사회적 이슈는 인구감소이다. 통계청은 2025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의 감소는 주택 수급과 관련이 있고, 주택의 공급은 일정한 기간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할 경우 도시 외곽의 무분별한 도시개발은 지양돼야 한다. 르 코르뷔지에의 ‘빛나는 도시’는 우리의 도시계획과의 정합성을 떠나 신도시 정비계획과 구도심의 도시재생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홍건 조합장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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