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행 서울시 도시재정비사업 표준선거관리규정 내용.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재정비사업의 임원 선출을 위한 절차와 방법을 규정한 선거 관련 법령을 새롭게 고친다.

이달 13일 서울시는 정비사업 조합 임원 선출을 둘러싸고 불공정 선거, 장기집권 등에 따른 주민 갈등으로 사업이 정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화된 선거 절차와 방법을 수립ㆍ보급했던 「정비사업 표준선거관리규정(이하 표준선거관리규정」을 강화ㆍ손질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번 개정안을 이날 행정예고하고, 다음 달(5월) 3일까지 20일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그달 말께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구체적으로 첫째, 보궐선거 진행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선임이 어려운 경우 주민의 1/10 이상이 요청하면 구청장이 공공지원자로서 선관위 구성절차를 대행할 수 있게 된다.

조합 임원은 조합원 중에서 후보자를 등록받아 선출하다 보니 임원이나 대의원(주민대표)을 중간에 그만두는 일이 빈번해 도시재정비사업을 위한 절차 이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고, 보궐선거의 경우에도 대의원회(추진위) 또는 이사회에서 선거관리위원(이하 선관위원)을 선임해 선거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 역시 조합 사정으로 인해 대의원회(이사회) 의결 정족수가 부족하거나 추진위원장(직무대행자 포함)이 직무수행 불가한 경우가 종종 발생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둘째, 표준선거관리규정의 적용에 대한 유권해석은 구역별 현황, 정관 및 인허가 진행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공공지원자(구청장)에게 요청하며, 추가 법령해석 등이 필요한 경우 구청장이 시장에게 질의해 시-구 간 협조체계 및 공공지원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해당 조합의 쟁점사항 등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신속히 회신 받을 수 있게 되고, 도시재정비사업 인가권자이면서 공공지원자인 구청장은 적정한 사업시행을 위해 표준선거관리규정 적용 이행 등 관리ㆍ감독을 철저히 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조합장이라는 지위를 악용해서 새로운 임원 선출 절차를 회피하는 등 사업을 정체시키는 사례를 막기 위한 규정도 신설됐다. 선관위원 선임 후 조합장이 정해진 기간(선관위가 구성된 날로부터 7일) 내에 위원장 및 간사 선정을 위한 최초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 경우, 조합장 대신 다른 사람(선관위원 중 연장자, 직무대행자, 구청장 순)이 그 직무를 대행할 수 있게 했다.

넷째, 조합 임원 등 후보자 결격사유 유무를 입증하기 위한 절차로 후보자가 직접 ‘범죄사실증명서’를 제출하는 대신 ‘범죄사실조회 동의서’와 서약서로 대체해 범죄사실증명서 내용 누출에 대한 일부 우려와 논란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주요 변경 내용으로 ▲타 조합ㆍ협력 업체 임직원 피선거권 제한 ▲조합원 100인 미만 조합은 이사회가 선관위 구성ㆍ선거관리계획 의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경우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등 업무 지원 요청 가능 등이 있고,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을 고려한 ▲후보자 등록시간 2시간 연장(18시→20시) ▲우편투표 배송기간을 고려한 도착 인정시간 연장(선거일 전일 18시→선거일 총회 개최 전) ▲대의원회(추진위) 구성요건을 갖추기 위한 후보자 수 이상으로 등록한 경우에도 무투표 당선으로 결정 가능 등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이날 시 관계자는 “표준선거관리규정 제정으로 과거 정해진 기준과 절차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도시재정비사업 임원 선출에 대한 선거 절차와 방법을 정하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 개정안을 통해 지난 2년간 각 정비조합에서 규정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ㆍ개선해 갈등은 줄이고 실효성은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에 개정된 표준선거관리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조합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77조에 따라 도시재정비사업 시행과 관련한 각종 인ㆍ허가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갈등 없는 도시재정비사업 추진은 조합 임원 등 대표자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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