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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규제 이어지자 리모델링 ‘강세’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최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주변 5개 아파트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만큼 앞으로 리모델링의 강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관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촌역에 위치한 한가람ㆍ강촌ㆍ이촌코오롱ㆍ한강대우ㆍ이촌우성 등 5개 단지가 통합리모델링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전환할 모양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재건축 연한 강화 등 갖가지 규제가 적용되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사업은 규제들을 적용 받지 않는데다 용적률 제한도 재건축 아파트보다 낮기 때문에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규제 많은 재건축에 집착하느니 이참에 분담금도 현저히 적은 리모델링으로 추진해 사업성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로 주민들 사이에선 “안전등급이 B등급일 때 얼른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전진단에서 B등급 이상이 나와야 층수를 늘리는 수직 증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이란 주요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구조, 기능, 미관 및 거주 환경의 개선을 위해 건축물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성능을 추가 또는 변경하는 행위다. 보통 진도 6.5의 강도를 버틸만한 내구성 있는 내진 설계로 구조를 보강하고, 노후화 된 시설 등을 교체한다. 복도식 아파트는 계단식 아파트로 바뀌고 지하 주차장을 신설할거나, 지하 주차장 공간을 더 늘릴 수도 있다.

특히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재건축처럼 전면 철거 대신 기존 아파트 위로 2~3개층을 더 올리거나 일부 구조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최대 3층까지 올리고, 가구 수도 기존보다 15%까지 늘릴 수 있다. 즉, 리모델링은 건물 골격 자체는 유지하면서 내부를 허물고 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또한 준공연한이 15년으로 재건축보다 짧다.

이 같은 장점으로 현재 리모델링이 재건축의 대항마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재건축이 여의치 않은 조합들은 리모델링을 택하는 추세다.

이미 강남 개포동 대청, 대치2단지, 서초구 잠원동 한신 로얄,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 등이 이 사업을 추진 중이며 성남 분당 한솔마을5단지의 경우 아예 리모델링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바 있다. 특히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은 올 연말에 행위허가를 위한 총회를 열고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한다는 구상이다. 대치2단지는 리모델링 후 15층에서 18층으로 3개 층이 증축하고 평수도 넓힌다.

이 같은 리모델링 사업의 상승세로 집값 역시 크게 상승했다. 1월 9억 원대에 거래되던 한가람아파트 59.88㎡(전용면적)의 경우 2월 들어서자 10억4000만 원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억대가 올랐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리모델링 얘기가 나오자 집마다 1억 원씩 더 올랐다”며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집값이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추세”라고 전했다.

잠원동 한신로얄 역시 이번 달 안으로 사업계획승인을 신청하고 2022년 초 준공 후 입주한다는 구상을 마쳤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한신로얄단지는 리모델링 찬성률이 거의 100%에 가까운 상황으로 각 세대당 리모델링 분담금(추정)이 애초 예상됐던 2억 원에서 1억3000만 원으로 크게 낮아졌다고 귀띔했다. 집값이 뛰자 일반분양 기대 수익 역시 올라간 만큼 조합원의 부담은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가 발표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도 이 같은 흐름에 한 몫하고 있다. 발표에 따르면 안전진단 종합판정을 위한 평가항목별에 있어 20%까지 떨어진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50%로 높이고, 2015년 층간소음만으로도 재건축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인 주거환경 가중치는 40%에서 15%로 낮췄다. 붕괴 우려 등 구조적 결함이 없어 재건축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그동안 90% 이상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으며 사실상 재건축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30년 이상 된 아파트라도 안전에 문제가 없으면 재건축이 허용되지 않는다. 강화된 안전진단 요건으로 인해 앞으로 재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준공한 지 최소 50년은 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재건축을 고집하던 단지들의 심경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그동안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면 받았다. 그 주된 이유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와 자비를 들여야 하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거부감 등이 꼽힌다. ‘리모델링’이 첫 선을 보인 것은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된 2001년으로 지금까지 1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리모델링을 완료한 아파트는 서울 지역으로 한정할 때 16개 단지 2400여 세대에 불과했다.

이후 2014년 4월부터 서서히 주목을 받기 시작한 리모델링은 그동안 금지됐던 수직 증축이 허용되고 세대수 증가 범위가 기존 세대수 대비 10%에서 15%로 확대되자,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재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조합은 서울 및 경기 지역 22개 단지 1만3275세대로 준공 후에는 1만5049세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리모델링 사업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리모델링은 기존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앞과 뒤, 옆으로 확장하는 것이라서 평면 구조가 기존에 비해 개선되긴 하지만, 신축 아파트의 최신 평면 트렌드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건설사들은 2베이를 3베이로 늘려 결국 전용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서비스 면적이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즉, 옆이 아닌 위로 확장하고 아래층에 거실, 부엌, 침실 하나가 있고 아래층 절반 크기의 위층에는 침실 두 개와 가족실을 배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복층 구조를 도입해 평면 제약을 극복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2019년 까지는 세대 간 벽체 철거가 허용되기 때문에 구조 보강 공사와 병행하면 세대 구성을 다양화해 리모델링 아파트의 평면 제약을 해소는 물론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현재 서울시가 리모델링 사업 지원에 꽤나 적극적이어서 향후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서울시는 앞으로 기존 용적률이 200%를 넘은 곳은 리모델링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이중 5개 단지를 선정해 어떤 유형의 리모델링이 적합한지 컨설팅해주는 등 리모델링 시범사업을 개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유형별 리모델링 유형별로 맞춤 가이드라인을 정해 도출해 향후 늘어나는 서울 시내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대비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측 관계자는 “수직 증축 및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에 착공한 아파트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리모델링 시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선진국은 리모델링이 전체 건설 시장의 반을 차지하는 만큼 국내 건설 시장도 결국 리모델링 위주로 재편될 것이고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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