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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ㆍ13 지역개발 공약 점검 ①] 서울시장, 현직 프리미엄 ‘창과 방패’… 23년 만의 다자 구도

[아유경제=김학형 기자]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6ㆍ13 지방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본보는 이번 선거에 나설 전국 주요 지역별 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했다. 도시정비사업(재개발ㆍ재건축)을 비롯한 부동산, 사회기반시설(SOC) 등 지역개발이라 통칭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사회ㆍ경제 분야 공약 전체를 살펴봤다. 아직 명확하게 정리된 공약이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그간의 발언과 사업 추진 실적 등을 분석했다. 첫 순서는 서울시장 선거다.

서울시장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현 시장,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 자유한국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정의당 김종민 서울시당위원장이 대결한다. 주로 여당 후보와 제 1야당 후보가 겨뤘던 양자 구도가 아닌 23년 만의 다자 구도인 4자 대결 구도이다. 많은 여론조사를 통해 박 시장의 우위가 점쳐지지만, 최근 김기식 금융감독원 원장의 사퇴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파문에 여당이 몰리고 있어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7년 전 같은 선거에서 단일화로 길을 열어준 안철수 후보가 어떤 입장과 전략으로 박 시장에 대적할지도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박원순, 수도권 최초 3선 단체장에 도전
‘개발’보다 ‘재생’… 정비구역 절반 해제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박 시장을 선택했다.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시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한 이 날 투표에서 박 시장은 66.26%의 과반 득표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함께 경쟁한 박영선ㆍ우상호 의원은 각각 19.59%, 14.14%를 얻는 데 그쳤다. 

박 시장은 이번이 3번째 재선 도전이다. 2011년 8월 오세훈 전 시장의 중도 사퇴로 보궐 선거에서 승리한 박 시장은 2014년 재선에 성공하며 6년째 수도 서울의 수장을 맡고 있다. 이미 역대 최장수 서울시장 기록을 세운 그가 3선에 성공하면 수도권 최초의 3선 광역단체장이 된다. 

이번 재선으로 서울의 10년 혁명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선 결과 발표 뒤 박 시장은 “지난 6년간 서울이 쌓은 경험과 실력에 대한 신뢰이자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라는 명령임을 잘 알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앞선 재임 기간을 스스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면 향후 같은 기조로 정책을 추진하리라 예측된다.

다만 박 시장의 공약 수첩에는 부동산을 통한 경기 부양책이 적혀있지 않은 듯하다. 박 시장은 첫 취임 이듬해 전임 시장들이 추진해온 재정비촉진사업(뉴타운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뉴타운 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을 내놓았다. 주민의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주민투표를 거쳐 시장 직권으로 정비구역 지정을 철회할 수 있게 했다. 마감 시점인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서울 내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365곳(53.4%)이 지정 해제됐다. 2013년 10월 창신ㆍ숭인 뉴타운 해제를 시작으로 최근엔 성북구 정릉5구역ㆍ동선1구역ㆍ성북3구역과 서대문구 충정로1구역 등이 정비구역에서 제외됐다. 정비구역 직권해제 만료 기한은 2016년 1월에서 두 차례 연장됐다.

박 시장은 도시개발보다 거주자 중심의 공동체ㆍ마을 만들기 방식의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에서 그는 “역사와 자연과 사람이 조화로운 사람특별시가 되기 위해서는 도시개발보다는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며 “그동안이 ‘개발의 시대, 건설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재생의 시대, 건축의 시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추진한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사례에는 ▲서울로 7017 ▲다시세운(세운상가) ▲문화비축기지 ▲돈의문 박물관 마을 ▲구산동 도서관 마을 등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도 ▲쇠퇴하고 낙후돼 더는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지역 ▲무분별한 개발로 훼손됐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역사문화지역 ▲서울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노후주거지 등은 도시재생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용산ㆍ세운ㆍ광화문, ‘재생’에 방점
주거안정ㆍ일자리창출ㆍR&D 등 지원

지난 12일 박 시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지난 6년간 서울은 땅과 건물에 투자하던 도시에서 사람의 미래에 투자하는 도시로, 복지를 낭비라고 여기던 도시에서 사람의 희망을 귀하게 여기는 도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광화문 광장을 확대하려는 계획 역시 도시재생과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 10일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을 지금보다 3.7배 넓히고 차량을 통제하며, 월대ㆍ해태상 등의 과거 문화재를 복원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광화문 광장이란 역사성, 또 상징성 그리고 시민성을 고려해 이곳을 완전한 시민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교통체증 우려에 대해 “10% 정도 교통이 지체될 수 있지만 도심에서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일반 승용차 진입을 제한해 보행친화도시로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면서도 “계속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보다 앞서 발표한 ‘용산Y밸리 혁신플랫폼’, ‘다시 세운 프로젝트 2단계’ 등도 활력을 잃은 낡은 구도심의 생태계를 복원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한 창업 공간 조성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 시장은 도시재생에 무게를 두면서도 서민주거안정과 일자리 창출, 연구ㆍ개발 지원 등 서울의 균형 발전에도 힘쓰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서울시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5년간 임대주택 24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 24만 가구의 임대주택 가운데 ‘2030 역세권 청년주택’은 당초 5만 가구에서 8만 가구로 대폭 확대했다. 임대주택활성화를 위해 올해 1조325억 원을 시작으로 5년간 총 5조3074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마곡산업단지에는 미 매각 부지 11만795㎡를 활용해 ‘연구개발(R&D) 융복합 혁신거점’으로 조성한다. 1000여 개 강소기업에 창업부터 특허ㆍ법률ㆍ마케팅 지원, 연구인력 육성까지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17개 시설을 건립해 일자리 10만 개 창출이 목표다. 올해 안에 기업 입주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철수, 스마트시티 구축

안 후보는 ITㆍ4차산업 중심의 연구와 개발에 역점을, 도시개발 사업과는 거리를 뒀다. 지난 4일 출마선언문에서 안 후보는 “인프라와 하드웨어 건설에 몰입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고 천명하며 “서울시 운영 전반에 빅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차원 높게 활용되는 ‘스마트 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을 “IT 전문가, 경영인으로 성공한 경험을 가진 정치인”이라며,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해 재해ㆍ재난을 막고 범죄를 예방하겠다”고 했다. 화재위험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재난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교통체증이 반영된 빠른 길은 물론 주차공간까지 안내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스관이나 거리 등에 감지기(sensor) 등의 모니터링 장비를 설치하고, 여기서 생산된 데이터를 다시 민간에 제공하면 혁신과 창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구상이다. 안 후보는 “서울시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민간 혁신가들은 더 빠른 길을 찾아내고, 운전자를 주차 가능한 곳으로 안내하는 앱을 만들어낼 것”이며 “이 과정을 통해 센서의 개발과 제조는 물론 각종 앱의 개발이 창업을 유발하고, 그만큼 시민의 삶은 편안하고 안전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스마트시티는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세종 5-1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에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초에는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과 연계한 ‘스마트 혁신도시 선도모델’로 ‘나주 스마트 에너지 모델(한전)’, ‘김천 스마트교통(도공, 교통안전공단)’을 선정했다.

“전시행정 않을 것”…개발사업도 없을 듯

안 후보는 전임 시장들의 개발 행정을 비판하는 것으로 별달리 개발 사업을 벌일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안 후보는 “‘한강르네상스’니 ‘도시텃밭’이니 하다가 덩그러니 남겨진 ‘노들섬’같은 전시행정의 유물들을 이제 우리 삶 속으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전 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으로 노들섬에 예술 공간을 조성하려 했으나 중단했으며, 박 시장은 이곳을 도시농업 텃밭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이명박 전 시장은 오페라하우스를 세우려다 말았다). ‘도시텃밭’은 성패를 가리기에는 좀 이르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우상호 예비후보 역시 비슷한 지적을 한 바 있다. 결국 시민의 혈세인 시 예산을 전시행정으로 낭비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안 후보는 “각종 전시행정으로 줄줄 새는 예산을 절감해 마을버스가 더 자주 다니도록 하겠다”며 “서울시내 320개 지하철 역사에 미세먼지 저감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관련 구체적인 정책 추진 방향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공약에서 단서를 찾아야 한다.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안 후보는 ▲세입자 보호 강화(전월세상한제ㆍ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임대사업자 등록ㆍ임대차 내용 신고 의무화, 전월세 보증보험 가입 시 임대인 동의절차 생략) ▲청년 주거비용 지원(저소득층 청년 5만 명에게 보증금 1600만 원 한도 대출이자 2% 지원) ▲주거급여 현실화(차상위계층까지 대상 확대,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등 단계적 해소) ▲공공임대주택 공급(청년희망임대주택 연 5만 호 등 공공임대주택 연 15만 호) ▲후분양제ㆍ청약예약제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이밖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은 현행 유지에 무게가 실렸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와 함께 판단을 유보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와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문 후보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제외하면 큰 틀에서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단, 안 후보의 선택이 아니라 당시 국민의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공약이 있다면, 현재 당이 쪼개진 마당에 정반대의 공약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문수, 현 정부 정면 비판… 도시정비 긍정적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정면충돌하는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지난 11일 발표한 서울시장 출마 1차 공약에 ▲수도 이전 개헌 저지 ▲대학가 첨단지식산업 특구 개발 ▲대중교통요금 상한제 도입 등을 넣었다.

지난달(3월) 문 대통령은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수도 조항’과 ‘토지공개념’을 명시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는 관습 헌법을 이유로 수도 이전이 위헌이 될 가능성을 차단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나 보유세 인상 등을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반면, 김 후보는 수도 이전 개헌을 저지해 서울을 통일한국의 대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현 정부가 개인이 토지를 소유할 권리마저 빼앗으려 한다고 공격했다. 특히 대학가를 첨단지식산업 특구로 개발해 신성장동력 창출의 미래산업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선보였다. 따라서 재개발ㆍ재건축을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허용해 서울의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등 구체적인 공약들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자유한국당은 김 전 경기지사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했다. 다만, 당내에서조차 당선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돌발적인 북한ㆍ안보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안 후보와의 단일화 말고는 쓸 수 있는 카드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지난 22일 정의당은 이날까지 진행한 당원투표를 통해 김정민 서울시당위원장을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선출했다.

김학형 기자  keith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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