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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업계 거인 ‘손오공’, 영업 방해 논란 휩싸여
▲ 터닝메카드W ‘버키(왕개미ㆍ아래)’와 듀얼비스트 ‘설빙의 울프(늑대ㆍ위))’. <출처=각 제품 판매사이트 캡처>

[아유경제=김학형 기자] ‘헬로카봇’, ‘탑블레이드’, ‘터닝메카드’ 등 애니메이션과 장난감으로 유명한 ‘손오공’이 최근 타사 영업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양 측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법정 소송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오공은 인기 제품에 비인기 품목을 묶어 파는 ‘끼워 팔기’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밸류앤밸류 “손오공 방해에 20억 원 손해”

지난 11일 YTN 보도에 따르면 완구 스타트업 밸류앤밸류는 1년 넘는 연구 끝에 변신 장난감 ‘듀얼비스트카’를 출시했으나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웠다. 

밸류앤밸류는 손오공이 업계 영향력 등을 앞세워 관련 유통사와 방송사 등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밸류앤밸류는 손오공이 대형마트에 본사 완구가 특허법을 위반한 제품이니 입점시키지 말라고 방해했고, 어린이 방송국에 애니메이션 ‘듀얼비스트카’를 방영하지 못하도록 (손오공) 광고 철회 등으로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오공이 완구를 유통하는 총판에 듀얼비스트카의 유통 자제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YTN은 밸류앤밸류 측이 손오공의 ‘영업 방해’로 20억 원 가까이 손실을 입었으며,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공정위는 현재 관련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손오공 “터닝메카드가 원조… 갑질 없어” 

의혹이 커지자 손오공의 창업주 최신규 전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이를 반박했다. 최 전 회장은 2014년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2016년 손오공 지분 11.99%(약 140억 원)를 미국 장난감 기업 마텔에 매각, 현재 손오공 지분 4.93%를 보유한 대주주다.

지난 14일 최 전 회장은 경기 부천 손오공 본사에서 “콘텐츠사업이 아무리 커도 1000억 원 안팎이고 어린이 방송사만 해도 손오공보다 큰 회사들인데 갑질이 먹힐지 의문”이라면서, “갑질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했다고 밝힌 듀얼비스트카는 중국 기업이 한국의 터닝메카드를 카피해 만든 장난감”이라며 “밸류앤밸류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소형 장난감 유통 기업”이라고 일축했다.

김종완 손오공 대표 또한 “(밸류앤밸류) 듀얼비스트카는 중국 SUNBOYTOY(선보이토이) 제품으로, 개발한 제품이 아니다”라며 “손오공은 대형마트 유통을 방해한 적도 없고, 광고를 뺀다고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6년 당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것은 듀얼비스트카에 상품성,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두 제품, 공통점ㆍ차이점 모두 가져 

실제로 장난감을 살펴보면 누가 보더라도 밸류앤밸류 ‘듀얼비스트카’의 맞상대는 손오공의 ‘터닝메카드’다.

손오공 측에 따르면, 터닝메카드는 국내 순수 창작 애니메이션이자 완구로 2014년 국내에 첫 출시됐다. ‘변신자동차 완구 및 이를 이용한 놀이장치’로 ‘2015년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두 제품은 어린이가 한 손으로 잡을 만한 크기이며 특정 행위를 통해 자동으로 변신하는 공통점을 가졌으나, 모양과 변신 방식 등은 다른 차이점을 보였다.

이와 관련 밸류앤밸류는 특허권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밸류앤밸류 측은 “듀얼비스트카는 자동차가 2개고, 터닝메카드는 1개로, 구조와 변신 과정이 다르다”면서 “제품을 수입하든 특허권을 사서 판매하든 핵심은 손오공의 영업 방해”라고 밝혔다.

반면, 김종안 대표는 “듀얼비스트카는 중국의 SUNBOYTOY가 개발ㆍ생산한 중국산 완구(를 밸류앤밸류에서 수입한 제품으)로 터닝메카드의 특허 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밸류앤밸류에 이를 통지했었다”면서 “적지 않은 자본이 투입돼 어렵게 성공한 콘텐츠에 대해 해외에서 저가 모방 제품을 만들어 한국 완구산업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으며 본건(밸류앤밸류 ‘듀얼비스트카’)도 그 중 하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저작권 침해를 인지ㆍ통보하면서도 즉각 대응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당시 밸류앤밸류가 작은 회사였기 때문에 특허 관련 소송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밸류앤밸류 측이 공정위 신고와 형사고발을 한 만큼 손오공 역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끼워 팔기’로 소비자 기만은?

한편, 이번 사안과 별개로 손오공이 비인기 제품을 인기 제품과 함께 구매하도록 이른바 ‘끼워 팔기’한 것 아니냐는 여론도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기준 헬로카봇 ‘티라이오’의 가격은 12만4800원으로, 해당 제품에는 ‘크라이언’과 ‘티라투스’, ‘코어’ 등 3개 로봇 캐릭터 완구로 구성되며, 이들 3개 로봇은 티라이오 로봇으로 합체된다.

특이하게도 티라이오에 포함된 로봇 캐릭터 완구 3개 중 단일 제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건 크라이언 1개뿐이다. 크라이언은 현재 4만9900원에 단일제품으로 판매 중인데, 등장한 지 오래돼 아이들로부터 인기가 한 풀 꺾인 캐릭터로 꼽힌다.

두 남자아이를 키우는 한 아버지는 “아이가 장난감 하나를 잃어버려 합체가 안 된다기에 따로 구매할 수 있나 보러 왔다”면서 “찾는 캐릭터는 단일 제품이 없는데 인기가 좀 떨어진 제품은 따로 살 수 있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형 기자  keith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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