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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공업, 하도급법 위반 ‘과잉’에 업계 ‘외면’
▲ 한일중공업 부과 벌점 현황. <제공=공정거래위원회>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상의 기술과 훌륭한 서비스’를 강조하며 산업용 플랜트 설비 등을 제조하는 중견 제조업체로 성장해온 한일중공업에 대한 뭇매가 이어지고 있다. 하도급 관련 법령을 몇 년간 계속해서 어겼기 때문이다.

3년간 누산점수 기준 ‘2배’ 초과… 업계 “잇따른 적발에 신뢰 금이 갈 수밖에 없을 것”

지난 6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위반 누산 점수가 10점이 넘는 한일중공업에 영업정지ㆍ공공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내리고, 누산 점수 5점이 넘는 화산건설 등 4개 사업자의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관계 행정 기관의 장에게 요청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행 하도급법은 공정위가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에게 제재 조치 유형별로 일정한 벌점을 부과하고 누산점수(특정기업에게 최근 3년간 부과된 별점 총계에서 경감 기준에 따라 벌점을 공제한 후 남은 점수)가 10점이 넘으면 영업정지 조치를, 5점이 넘으면 공공 입찰 참가 제한을 각 행정기관의 장에게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벌점은 제재조치 유형별로 차등적으로 부과되는데 ▲경고 0.5점 ▲시정명령 2점 ▲과징금 3.5점 ▲고발 3점 등이며 하도급 대금 부당 결정, 감액ㆍ보복 행위의 경우 ▲과징금 2.6점 ▲고발 5.1점이다.

특히 한일중공업은 최근 3년간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누산 점수가 11.25점으로 하도급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영업정지 요청 기준인 10점과 공공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요청 기준인 10점,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요청 기준인 5점을 넘어섰다.

한일중공업은 공정위의 심결 절차가 진행되던 중 폐업했으나 당초 그 대표자가 한일중공업 뿐만 아니라 그 법인과 이름은 같지만 법인 번호가 다른 회사인 한일중공업(경남 창원 소재)를 함께 운영하며 그 법인의 대표도 맡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및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에 따르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등이 요청된 사업자뿐 아니라 대표자, 그 대표자를 대표자로 사용하는 자도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국가계약법 등을 고려해 관계 행정기관에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요청 시, 한일중공업(부산광역시 소재)의 대표자가 별도 법인(창원 소재)의 대표자로 있어 함께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한일중공업은 폐업으로 인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 요청의 효과가 미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폐업한 회사와 동일한 대표자와 명칭의 한일중공업은 관계 행정 기관에서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벌점 부과를 통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을 요청하는 두 번째 사례로, 향후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한 억지효과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되도록 요청한 사업자가 폐업하고 그 대표자가 별도 법인ㆍ단체에도 제재의 효력이 미치도록 통보해 공공 입찰 참가 제한 제도의 실효성을 높였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위법이 적발된 만큼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것 아니냐”며 “잇따라 위법이 적발됨에 따라 회사에 대한 신뢰도 금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갑질’ 처음이 아니다?!… 사 측 입장 표명 ‘無’

하지만 한일중공업의 이 같은 갑질은 처음이 아니라 수차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업계의 눈총이 더욱 쏟아지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2018년 7월 25일에도 하도급대금을 법정기한보다 늦게 지급하면서 지연이자 약 40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한일중공업에 시정명령과 과징금(13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한일중공업이 2013년 7월 A사에 산업용 보일러 부품의 제조를 위탁하고 2014년 4월 28일 목적물을 수령해 하도급대금 법정기한이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까지였음에도 한일중공업은 A사에 하도급대금 4억2350만 원을 법정기한이 지난 이후 약 3년 동안 분할해 지급했다. 게다가 법률에 따라 지급해야 할 지연이자 3969만 원을 주지 않았다.

당시 공정위는 한일중공업에게 시정명령(지급명령ㆍ재발방지명령)과 과징금 1300만 원을 부과하고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했으나, 공정위 심의가 끝날 때까지 한일중공업은 지연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지급명령을 부과했다. 특히 한일중공업은 과거 3년간 같은 법 3회 반복 위반으로 공정위의 조치를 받은 상습 법 위반 사업자로 공정위는 이를 감안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한일중공업 측에 공정위의 이번 조치 등에 대해 지난 11일 공문을 발송했지만 한일중공업은 침묵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해당 공문에는 공정위 조치를 비롯해 하도급법 위반 재발 방지 등에 대한 계획을 질의했지만 사 측의 입장은 공백으로 남겨졌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뚜렷하게 입장을 표명하기 힘든 회사 측의 태도도 이해는 가지만 입장 표명을 아예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재발방지 등 앞으로의 계획이 없다는 뜻의 오해로 번질 가능성이 커 위험하다”며 “사 측의 적극적인 대처가 요원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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