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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계약된 주택 임차했어도 신탁 종료 즉시 임차인은 대항력 얻어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임대인이 신탁계약된 주택을 임차인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신탁이 종료돼 주택의 소유권을 재취득한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이 주택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즉시 임차권의 대항력을 얻어 이후에 이뤄진 근저당권에 대항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최근 대법원은 임차인은 임의경매절차 매수인을 상대로 임차보증금의 지급을 구하고, 임의경매절차 매수인은 임차인을 상대로 주택의 인도를 구하는 사건에서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의 A건설사는 2013년 12월 24일 부동산신탁사인 B사와 A건설사의 소유인 이 사건 주택에 관해 위탁자 A건설사, 수탁자 B사, 수익자 C신용협동조합과 A건설사로 된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날 B사에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사건 신탁계약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위탁자인 A건설사는 신탁부동산인 이 사건 주택을 사실상 계속 점유ㆍ사용하고, 이 사건 주택에 관한 보존ㆍ유지ㆍ수선 등 실질적인 관리행위와 이에 드는 일체의 비용을 부담한다(제9조제1항). 위탁자인 A건설사는 수탁자인 B사의 사전 승낙이 없는 경우에는 신탁부동산인 이 사건 주택에 관해 임대차 등 권리설정 또는 신탁부동산의 현상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가치를 저감하는 행위를 하지 못한다(제9조제2항).

이 사건 신탁계약 체결 후 신규임대차 또는 재임대차계약은 수탁자인 B사 명의로 체결하거나 수탁자인 B사의 사전 승낙을 조건으로 위탁자인 A건설사 명의로 체결한다(제10조제2항). 원고(반소피고ㆍ이하 원고)는 2014년 1월 27일 A건설사와 이 사건 주택에 관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날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쳤다. 그러나 A건설사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B사의 승낙을 받지 않았다. 

A건설사는 2014년 4월 8일 이 사건 주택에 관해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포항서부신협은 같은 날 이 사건 주택에 관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이후 C신용협동조합이 이 사건 주택에 관해 임의경매를 신청해 임의경매절차가 진행됐고, 피고(반소원고ㆍ이하 피고)는 2017년 2월 17일 위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주택을 매수해 대금을 내고 2017년 2월 20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대항력 등)제1항이 적용되는 임대차는 반드시 임차인과 주택의 소유자인 임대인 사이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에 한정되지는 않고, 주택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주택에 관해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적법한 임대권한)을 가진 임대인과 사이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경우도 포함된다”면서 “주택 부동산담보신탁계약 체결 시 임대권한은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수탁자에게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위탁자가 수탁자의 동의 없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을 회복한 때에는 위 임대차계약에 대해 위 조항이 적용될 수 있음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1항에서 주택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해 임차권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으로 주민등록이 어떤 임대차를 공시하는 효력이 있는지는 주민등록으로 제3자가 임차권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단순히 형식적으로 주민등록이 돼 있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주민등록에 따라 표상되는 점유관계가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제3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는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대법원은 “A건설사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수탁자인 B사의 승낙 없이는 이 사건 주택을 임대할 수 없었지만, 2014년 4월 8일 이 사건 주택 신탁재산의 귀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적법한 임대권한을 취득했다. 원고가 2014년 1월 27일 이 사건 주택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친 이후부터 이 사건 주택에 관한 주민등록에는 소유자 아닌 원고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어서 제3자가 보기에 원고의 주민등록이 소유권 아닌 임차권을 매개로 하는 점유임을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원고의 주민등록은 원고가 전입신고를 마친 2014년 1월 27일부터 임대차를 공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면서 “따라서 원고는 A건설사가 이 사건 주택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즉시 임차권의 대항력을 취득했고, C신용협동조합의 근저당권설정등기는 원고가 대항력을 취득한 다음에 이뤄졌으므로 원고는 임차권으로 이 사건 주택의 매수인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짚었다.

즉,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신탁법」상 신탁,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임차권의 대항력 취득 시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는 것으로 보고 원심 판단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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