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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산정 놓고 국토부-지자체 ‘갈등’… 제도 개선 목소리 ↑
▲ 공시가격 산정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깜깜이’ 공시가격 산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공시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부동산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발표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이를 바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산정한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상승률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 주된 이유다.

국토부는 지자체에 시정을 요구함과 동시에 공시가격 산정ㆍ검증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고, 지자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공시가격 산정 절차와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 공시가격 ‘적정성’ 논란 조사 착수

이달 1일 국토부는 올해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적정성 논란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전국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국토부 산하 한국감정원(이하 감정원)이 전체 단독주택의 5%가량인 표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산정해 발표하면,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를 바탕으로 나머지 개별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결정한다.

하지만 서울 일부 지역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표준 단독주택에 비해 낮아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부는 “김현미 장관이 언론 등에서 제기한 개별 단독주택 공시가격의 적정성 논란에 대해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즉시 점검에 착수해 명백한 오류를 지자체에 시정 요구하고 산정 및 검증 과정 등에 문제가 있는지도 감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지자체가 산정한 공시가격에서 비교 표준주택 선정에 명백한 오류 등 가격 결정 과정에 부적절한 점이 발견될 경우 이달 30일 최종 공시 전까지 시정되도록 지자체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시ㆍ군ㆍ구의 개별주택가격(안) 산정 결과에 대한 감정원의 검증 내용 및 절차 등이 적절했는지 여부와 관련해 검증업무 전반에 걸쳐 감사 및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한정희 국토부 부동산평가과장은 “과세와 복지 수급 등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 산정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공시가격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시업무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지자체 “지침대로 산정… 문제 없다” vs 국토부 “표준ㆍ개별 공시가 균형 맞출 것”

국토부가 감사에 나서기로 하자 지자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부가 공시가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을 내세워 입맛대로 표준주택 공시가격 산정한 것이 문제라는 반응이다. 국토부 지침대로 공시가격을 산정하고 감정원의 검증까지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표준주택 공시가격 자체가 들쑥날쑥해 인근 주택인데도 어떤 곳은 상승률이 5%, 다른 곳은 100%에 달했다”며 “개별주택은 저렴한 가격대가 많다 보니 당연히 공시가격의 평균값이 내려간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 지침대로 산정했고 정부의 승인까지 받아서 발표했는데 조사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용산구 관계자는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지자체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권한이 없다”며 “면밀하게 산정했고 감정원의 검증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지자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2~3주 동안 용산ㆍ강남구 등 표준ㆍ개별주택 간 공시가 상승률 격차가 심한 자치구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련 법규상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은 표준주택과 균형성을 맞추게 돼 있고 이를 어기면 바로잡을 수 있다”며 “지자체가 산정한 개별주택 공시가격의 명백한 오류를 확인하고 시정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깜깜이’ 공시가격 산정 시스템 개선 요구 ↑

매년 발표되는 주택ㆍ토지 공시가격은 관련 법률에 따라 조세, 개발부담금, 복지 등 60여 개의 다양한 행정 목적에 활용된다. 이로 인해 주택 보유자들은 가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처럼 공시가격이 급등할 경우 재산세가 오를 가능성이 크고, 종합부동산세 대상자가 되기도 한다.

공시가격 산정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가 충돌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깜깜이’ 공시가격 산정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의 공시가격은 조사자의 주관성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지금보다 공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이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등 정책을 이해하려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야 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장기 로드맵을 제시하거나 공시가격 산정 시스템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부동산가격 공시는 정부의 철학이나 정책적 결정에 따라 자의적, 재량적으로 운영돼서는 안 되며 제도화를 통해 운영돼야 한다”며 “공시가격을 단계별로 현실화하고 균등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정부는 로드맵을 수립하고서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한 다음 공시가격을 정책적으로보다 제도적 틀 안에서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공시가격 산정기준 문제에 관한 법 개정이 논의될 전망이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의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실거래가 반영비율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발의 이유에 대해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은 주택별로 40∼90%까지 차이가 있지만, 산정 방법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이 없어 불신이 만연한 상태”라며 “실거래가 반영률 목표치를 설정해 주택별 차등 없이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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