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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미관지구’ 개편… 경제 활력 될까?
▲ 압구정로 역사문화미관지구 현황사진. <출처=서울시>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서울시가 주요 간선도로변 가로환경의 미관 유지를 위해 지정ㆍ운영해온 대표적인 토지이용규제(용도지구)이자 서울에서 가장 오랫동안 유지돼온 도시관리수단인 미관지구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1965년 종로, 세종로 등에 최초 지정한 이후 53년 만이다.

미관지구 330개소 ‘폐지’… 경관지구 17개소 ‘신설’

지난 4일 서울시가 밝힌 도시관리계획(용도지구 : 미관직ㆍ경관지구) 변경 결정(안)에 따르면 지정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지정 목적이 모호해졌거나 시대적 여건 변화에 따라 기능이 대폭 축소돼 불합리한 토지이용규제로 지적받아온 미관지구 330곳이 일괄 폐지된다.

다만 기존 미관지구 총 336개소 가운데 지역별로 특화경관이나 높이관리가 꼭 필요한 17개소는 경관지구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용도지구를 재정비해 지속해서 관리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번 미관지구 폐지 및 경관지구 통합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 개정(2017년 4월 18일 개정, 2018년 4월 19일 시행)에 따른 용도지구 재정비의 하나다. 개정된 국토계획법은 복잡하고 세분화된 용도지구 체계를 통ㆍ폐합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서울시는 이에 앞서 2018년 12월 타 법령과 유사ㆍ중복돼 이중규제를 받아온 김포공항 주변 고도지구, 지정 취지가 약해져 실효성이 사라진 시계경관지구 등 4개 용도지구(86.8㎢, 서울시 전체 용도지구 면적의 43%) 폐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관지구가 폐지되면 주요 간선도로 주변으로 지식산업센터와 인쇄업체, 컴퓨터 관련 전자제품 조립업체, 창고 등이 입지가 마련되기 때문에 일대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관지구 안에서 건축물을 지을 때 자동차 관련 시설, 창고 등 일부 용도가 제한됐다. 도시의 급속한 개발에 따른 간선도로변 미관저해를 막기 위한 취지였지만 이후 지구단위계획구역, 재개발ㆍ재건축 정비구역, 재정비촉진지구 같은 별도의 도시관리수단으로 지역별 용도 제한이 가능해지면서 효력이 많이 상실됐다.

또 층수 규제를 받았던 역사문화미관지구(4층 이하)와 조망가로미관지구(6층 이하)의 경우 일부 폐지되거나 조망가로특화지구로 전환돼 층수 규제가 폐지되거나 완화(4층 이하→6층 이하)돼 해당 용도지역 용적률 범위 안에서 다양한 높이계획 수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관ㆍ높이관리 필요한 곳 경관지구 통합… 건축선은 ‘유지’ 

다만 시는 미관지구 내 건축규제 가운데 건축선(3m 후퇴)의 경우 가로변 개방감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미관지구 폐지 이전까지 각 자치구별로 건축선 변경(도로명 기준) 지정 고시를 완료해 현재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미관지구에서는 도로 경계로부터 3m까지 건축한계선이 지정돼 있기 때문에 3m를 벗어나 건물을 배치해야 한다. 시는 미관지구 내 건축선 관리(건축선 기준 후퇴부에 대해 공작물, 담장, 계단, 화단, 주차장, 영업 관련 시설물에 대한 행위 제한)는 규제를 통해 부족한 보행공간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보행환경을 개선해 온 만큼 미관지구가 폐지되더라도 상위 법령 개정 등 다른 관리방안 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건축선 변경은 현재 ‘미관지구 내 도로변으로부터 3m 후퇴’로 명시하고 있는 것을 ‘○○구간 도로명으로부터 3m 후퇴’로 각 자치구청장이 변경ㆍ지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이런 내용으로 건축선 관리방안을 마련해 각 자치구에 전달했으며 행정예고 등을 거쳐 미관지구 경과조치일 전까지 변경 고시를 완료할 계획이다.

도시계획법에 의해 본격 도입
서울시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한다”

미관지구는 서울 전역의 주요 간선도로 변 양측(폭 12m)에 총 336개소, 21.35㎢(서울시 시가지 면적의 5.75%)가 지정돼 있다. 지구특성에 따라 4개 유형(중심지, 역사문화, 조망가로, 일반)으로 세분화된다.

미관지구는 1939년 ‘조선시가지계획령’에서 최초로 법제화돼 1962년 도시계획법 제정 이후 제도가 본격 도입됐다. 서울시에서는 1965년 도심 주요 간선도로에 1종미관지구 4개 노선(남대문, 세종로, 서소문로, 종로) 및 2종미관지구 2개 노선(한강로, 신초로)을 최초로 지정했다.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거치면서 무질서한 시가지 확산을 막기 위해 제1종~제5종으로 세분화(1975년 건축조례 제정)됐고 2007년 7월 도시계획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중심지, 역사문화 일반 미관지구로 체계가 변경됐다. 2006년 조망가로미관지구가 신설(도시계획조례 개정)된 이후 현재까지 이 4개 유형 체계가 유지되온 바 있다.

올해 1월 서울시는 폐지를 추진하는 미관지구를 전체 336개소 가운데 313개소로 밝혔다. 미관지구 전체 면적의 82.3%를 차지하며 나머지 23개소(역사문화 12개소, 조망가로 11개소)는 지역별 특화경관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들로 경관지구로 전환ㆍ통합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통해 4개 미관지구 가운데 중심지ㆍ일반ㆍ조망가로미관지구는 모두 폐지되며 역사문화미관지구는 44개소(50개소 중)가 폐지된다. 경관지구로 통합되는 23개소는 조망가로특화경과지구 16개소, 시가지경관지구 1개소,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 6개소다.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는 기존 역사문화ㆍ조망가로 미관지구 가운데 주변 경관의 조망보호를 유지하고 가로공간의 개방감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16개 지구(10개 자치구)에 대해 전환지정을 추진하는 것을 뜻한다.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로 지정되면 건축물 건립 시 6층 이하(완화 시 8층 이하)의 층수 제한과 미관저해 용도 입지 제한을 적용받는다. 역사문화미관지구에서 전환되는 곳의 경우 층수 규제가 다소 완화(4층 이하→6층 이하)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시는 국토계획법 개정사항을 반영해 선형으로 지정된 당초 미관지구의 지정효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존 12m의 구역계 폭을 필지가 작은 강북지역은 15m, 필지가 큰 강남지역은 18m 확대 지정할 계획이다.

시가지경관지구는 기존 지정 목적(문화재주변지역경관보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던 압구정로 역사문화미관지구를 시가지경관지구로 전환해 중심지 시가지 높이관리를 지속한다. 당초 4층 이하에서 6층 이하로 층수 제한이 다소 완화된다. 시가지경관지구는 고층 일변도로인 도시경관을 다양화하기 위해 저층 상업건축물 중심 시가지를 대상으로 하며 서울시 내에 실제 지정되는 것은 압구정로 시가지경관지구가 처음이다. 시는 압구정로 시가지경관 지구를 현재 수립 중인 압구정로 지구단위계획과 구역계를 같이해 지역의 특성에 부합하는 높이관리는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는 역사문화미관지구 중 한강변을 따라 넓게 지정됐던 6개소는 우선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로 명칭을 변경하고, 향후 수변 특성에 부합하는 별도의 관리 방법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미관지구는 1930년대에 만들어지고 서울시의 경우 1960년대부터 운영돼 온 가장 오래된 도시관리수단으로 그간 서울의 도시골격을 이루는 근간이 돼왔다”며 “다만, 시대적 변화와 도시계획제도 변천에 따라 미관지구 대대적 정비는 불가피한 사항으로 불합리한 토지이용규제 해소를 통해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층수 규제 희비 엇갈려… 오금로 일대 ‘울고’ 압구정 일대 ‘웃고’ 

한편, 서울시가 미관지구 관련 계획을 발표하자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송파구 오금로 일대 주민들은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로 지정될 경우 층수 제한을 받아 지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달(3월) 15일 이정인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은 오금로 일대 주민 일부와 그달 12일 시 도시계획과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열고 송파구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 지정(안)에 대해 의논한 바 있다.

해당 주민 등은 서울시가 지난 1월 공고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안)에 대해 먼저 반발하고 나섰지만 지난 4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원안가결된 계획(안)에도 오금로 일대가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 지정이 추진되는 방안이 담겨 계속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가 오금로 일대에 지정된 미관지구를 폐지하면서 오금로 일부 구간 일대를 기존 역사문화미관지구에서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로 변경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방이동고분군에서 개롱역 교차로까지 1.5㎢ 구간 일대 약 5만1110㎡다. 기존 규제 폭원(12m)는 18m로 강화될 예정이다.

오금로 인근엔 노후화된 단지가 여럿 있어 일대 재건축사업에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층수 제한ㆍ규제 범위가 확대되면서 일부 단지는 정비계획을 아예 다시 세워야 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로 지정되면 건축물 건립 시 6층 이하(기준 완화적용 시엔 8층 이하)로 지어야 한다는 층수 및 높이 제한을 받는다. 이 의원 등에 따르면 일대엔 입주 30년을 넘긴 단지가 이미 7곳 있다. 먼저 오금현대(1316가구)는 입주한 지 36년이 지났고 2016년 정밀안전진단 D등급을 받아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있다. 가락현대5차(210가구)는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단지의 경우 51~52동(144가구)은 1986년, 53동(66가구)은 1989년에 각각 준공됐다. 51~52동은 소규모재건축 대상으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적용을 받아 추진위구성승인 등을 거치지 않고 재건축사업을 보다 간소한 절차로 진행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주민들은 오금로 일대는 특화경관지구로 등록할 이유가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의원도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는 자연이나 유적지 등의 조망을 위해 지정하는데, 오금로는 인근에 산이 없고 길이 휘어진 경사로 형태라 가까운 유적지 조망도 불가능하다”며 “기존 도로도 7차선으로 폭이 넓어 개방감이 충분한 만큼 조망가로특화경관지구 등록 실익이 적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내 336곳에 지정된 미관지구가 폐지될 경우 강남구 압구정로 등 일부 지역의 층수 규제가 완화돼 기존 중소형 빌딩을 재건축하는 사업들은 탄력이 더해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압구정로는 시가지경관지구로 바뀌면 층수 제한이 기존 4층 이하에서 6층 이하로 소폭 완화된다.

이처럼 서울시가 53년 만에 미관지구 손질에 나선 가운데, 적용 대상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 서울시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도시관리계획을 시행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미관지구 폐지 및 경관지구 신설 현황도(기정 및 변경). <출처=서울시>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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