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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파트 후분양제 ‘확대’… 임기 내 공공물량 70% 계획
▲ 정부가 올해부터 주택을 지은 뒤 입주자를 구하는 이른바 ‘후분양’ 방식 활성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부동산ㆍ분양시장의 터줏대감 ‘선분양제’ 시대가 저물고 후분양제 방식이 본격적으로 힘을 키우는 모습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분양’ 방식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에 정부가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보는 정부의 후분양 방식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국토부, ‘2019년 주거종합계획’ 발표… ‘후분양’ 방식 확대 추진
자금 조달 위한 금융 지원도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이달 23일 ‘2019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함과 동시에 올해부터 ‘후분양’ 방식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이에 따르면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흥장현(614가구), 춘천우두(979가구) 등 2개 단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고덕강일(642가구) 1개 단지를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해 공공부문 후분양 활성화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2022년까지 신혼희망타운,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제외한 공공분양 물량의 70%까지 단계적으로 후분양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4필지서 2.5배 많은 총 10개 공공택지를 후분양 조건으로 우선 공급한다. 우선 공급 대상 지역으로는 이달 안성아양을 시작으로 파주운정, 양주회천, 화성태안, 화성동탄, 인천검단, 평택고덕 등에 올해 11월까지 차례로 공급을 마칠 예정이다.

무엇보다 ‘후분양’ 방식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자금 조달 문제 해결을 위해 후분양 기금대출(한도 8000만 원∼1억1000만 원), 후분양 대출보증(분양가의 70%까지 보증) 등 금융 인센티브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국토부는 내년 말 분양하는 ‘의정부 고산지구’처럼 처음으로 100% 완공 후 분양하는 시범사업도 벌이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착공에 들어간 의정부 고산지구 전용면적 60㎡ 이하 1331가구에 대해 100% 준공 후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의 경우 오는 2020년 12월께 입주자 모집이 이뤄진다. 

이외에도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골조분양’ 개념을 도입, 평면ㆍ인테리어를 소비자 기호에 따라 고를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2018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공공 부문의 단계적 후분양제 시행과 함께 민간 부문의 후분양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공공주택 일부에 대해 공정률이 60%를 넘어선 상태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도록 하는 ‘후분양’ 제도를 시행 중이다. 

그동안 압도적으로 시행돼왔던 선분양제는 주택을 착공하기 전 분양하는 것으로 건설사 등 사업 주체가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해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에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한마디로 자금 확보를 통한 주택 공급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공사 시작 전에 분양을 받게 되면 건설사들은 수요자들로부터 분양가의 70%에 이르는 계약금과 중도금을 미리 받을 수 있어 사업 진행에 있어 자금 조달이 수월해진다. 이 같은 이유로 건설업계에서는 선분양제가 압도적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선분양제가 부실시공이나 분양 당시와 준공 당시의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또한, 정해진 비용으로 이윤을 남기려다 보니 공기 단축, 인건비 절감 등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공사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여기에 하도급 업체가 자재 바꿔치기를 해도 일일이 시공 전 과정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에 반해 후분양제는 건설 사업자가 아파트 등 주택의 공정을 거의 마무리한 단계에서 분양하는 제도로 준공을 한 후 분양에 들어가 아파트의 품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건설사 측에서는 많은 자본이 들어가게 돼 중소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 참여가 힘들고 주택 공급 물량은 감소하게 된다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도 부실시공ㆍ품질저하 등도 선분양제의 대표적인 병폐들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지어진 아파트를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 후 공급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2017년 3월 준공한 이후 입주민들 사이에서 하자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일대 아파트들이 큰 이슈였다. 이 단지는 1300여 가구 규모였으나 당시 접수된 입주민의 하자 민원만 8만1999건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면 부실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간접비를 줄이기 위해 날림 공사를 하는 등 경제적 유인을 차단하기 위해 후분양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 역시 “벌점을 선분양 제한에 적용한다면 부실시공을 방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한 바 있다.

신반포3차 등 후분양 도입 재건축 사업지 ↑
전문가 “정부의 금융 지원 실효성 두고 봐야”

이 같은 추세 속에 서울 서초구 등 인기가 높은 지역까지 후분양에 눈길을 돌리는 재건축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수요자의 선호도가 분명해 후분양에 따른 미분양 위험이 적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통제만 없다면 높은 분양가로 충분한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서초구 신반포3차 통합재건축(신반포3차-반포경남-경남상가-신반포23차-우정에쉐르) 조합은 일반분양 물량 509가구를 후분양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시공자인 삼성물산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서초구 방배13구역,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와 3주구, 신반포4지구 등 재건축 조합들이 후분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서는 대표적으로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이 지난 1월 27일 정기총회를 개최해 후분양 방식을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체 조합원 1049명 중 841명(서면결의 포함)이 참석한 가운데 665명이 후분양 방식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선분양 방식을 택한 조합원은 153명에 그쳤다.

당초 조합은 선분양에 나섰으나 HUG가 대우건설이 제시한 3.3㎡당 3313만 원의 분양가를 고분양가로 판단해 분양보증을 거부해 사업이 지연된 바 있다. 

분양보증이란 주택 분양 사업자가 사업 도중 도산해도 HUG에서 시공 및 분양 대금 환급을 책임지는 제도로 사업 부담을 낮춰 주택 공급을 늘리고, 사업자 도산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반면 후분양은 분양보증 심사를 받지 않아도 돼 조합은 입주 시점에 주변 시세에 맞춰 분양가격을 정할 수 있어 수익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후분양제 도입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정부의 금융 인센티브 지원이 후분양제 단점의 근본적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금융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해 상대적으로 중소ㆍ중견 건설사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당장의 정부 지원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정부의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후분양제가 부동산업계의 큰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일각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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