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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규제 여파… 재건축 ‘포기’ 속출하나?
▲ 최근 서울 압구정3구역에서 재건축사업의 잠정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재건축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완화될 조짐이 없는 가운데 현 상황에 지친 사업지가 늘어나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에 따른 부담금, 층수 규제 등 여러 제한에 사업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사업 중단을 고려하는 구역들마저 점차 증가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곳으로 압구정3구역, 대치쌍용2차 등이 꼽힌다.

압구정3구역, 사업 중단 놓고 설문조사 진행
일몰제에 ‘도시ㆍ건축 혁신안’까지… 업계, 사업 ‘암초’

최근 도시정비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이하 압구정3구역) 입주자대표회의’는 소유주들을 대상으로 압구정3구역 재건축 추진위원회 운영을 두고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당초 압구3구역은 사업 추진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최고 49층 재건축을 추진할 것으로 보였다. 강남의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지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압구정3구역은 압구정 구현대1~7차를 필두로 10ㆍ13ㆍ14차 등 4065가구로 구성됐다.

특히 추진위는 ‘1대 1 재건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지난 1월 26일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지상 최고 49층 재건축 계획안까지 내놓았다. 동시에 한강 주변으로 갈수록 주동 높이를 지상 15층까지 낮춰 한강 조망권을 최대한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구체적인 구상까지 마친 상태였다.

윤광언 추진위원장은 “기존 단지가 대부분 중ㆍ대형 아파트로 구성돼 주민들의 소형주택 선호도가 낮다”며 “중ㆍ대형 중심의 고품격 단지로 재건축해 자산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1대 1 재건축’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재건축사업 진척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사업을 추진하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게 돼 지구단위계획 확정 전까지 사업을 보류하는 편이 낫다는 태도다.

이와 더불어 재건축 일몰제 역시 재건축 중단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일몰제’란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일정 기간에 진행되지 않고 지연되고 있을 때, 정비구역 및 사업 자체가 자동 해제ㆍ폐지 또는 추진위나 조합이 해산되는 제도를 말한다. 보통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안에 추진위를 구성하지 못하거나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2년 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일몰제가 적용된다.

그런데 서울시가 이 같은 일몰제 적용 대상 지역을 내년 3월에 시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적용 대상지에 압구정3구역 역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압구정3구역은 2018년 9월 추진위구성승인 이후 현재까지 사업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재건축 정비구역 해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 역시 “올해 추진위원회의 운용 예산이 400억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일몰제가 적용되면 막대한 예산을 날리게 된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서울시가 지난 3월 12일 발표한 ‘도시ㆍ건축 혁신방안’ 정책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서울시가 성냥갑 같은 ‘아파트 공화국’을 탈피하고 새로운 아파트 경관을 창출하기 위해 도시정비사업 전 과정을 관리ㆍ조정ㆍ지원하고 이를 위해 사업 초기단계 ‘사전 공공기획’을 신설해 전문ㆍ선제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플랜이다. 서울시가 공공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서울시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도시계획을 설정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층수 디자인 등에 있어 49층을 계획하고 있던 압구정3구역의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다만 압구정3구역 추진위가 입주자대표회의 사업 중단 추진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즉각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여 당분간 사업을 둘러싼 내홍이 예상된다.

대치쌍용2차, 재건축 부담금 부담에 결국 사업 ‘중단’
박원순 시장 “부동산시장 충분히 안정되지 않아”

아예 사업을 중단한 곳도 있다. 강남구 대치쌍용2차(재건축)가 대표적인 곳으로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던 재건축 부담금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대치쌍용2차는 재건축 부담금이 가구당 최대 4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재건축 부담금 추정치가 조합의 예상보다 클 경우 사업 연기나 포기, 또는 계약 해지 등이 있을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대치쌍용2차 재건축 조합 측은 “명백한 오보”라며 “지난해 6월 시공권을 가져간 현대건설과 계약을 놓고 조율 중으로 사업 연기는 물론 포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으나 지난달(3월)께 사업 중단을 선언하며 사업을 둘러싼 우려는 현실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쌍용2차 바로 옆에 자리한 대치쌍용1차(재건축) 역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사업시행인가를 얻은 후 재건축 부담금 여파로 인해 시공자 선정 보류 결정을 내리는 등 사업 진척에 어려움을 겪은 조합은 사업 부진 여파로 최근 기존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진을 전면 교체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속되는 정부의 규제 기조 속에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자체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규제는 사업 지연을 낳고 이는 비용적인 부담까지 안기게 될 수 있어 사업을 잠정 중단하는 사업장이 계속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7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출석해 “아직 부동산시장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았다”며 압구정 등 강남 재건축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 당장 강남 재건축 인가가 요원해진 가운데 당분간 재건축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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