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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실패는 없다?”… 똑 닮은 현 정부와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노무현 정부에서 시행했던 정책과 흡사한 점이 많다는 분석이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출처=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세가 정부의 잦은 정책 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아울러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분위기가 노무현 정부 때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주장도 나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 “정책이 너무 빨리 바뀌니 시민 혼란 가중”… 하락세 ‘지속’

우선 부동산업계는 하락세의 이유로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2일 개최된 헤럴드부동산포럼 2019에 참여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정부 정책이 너무 빨리 바뀌어 혼란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포럼에 참석한 한 시민은 “시장 상황이 계속해서 변하고 있어 주택 동향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서 참석했다”라며 “시장이 계속해서 변하고 부동산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말도 다 달라 어렵다. 시민들은 정책이 나와 빨리 바뀌는 것에 대한 혼란을 겪는 상태에서 시장도 그만큼 변동돼 결국 관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업계의 견해차가 여전히 크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전문가들이 보는 부동산시장은 시각차가 크고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정책을 주관하는 국토교통부 말고도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의 입장도 전문가들과 함께 들어 그 간격을 좁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꺾일 줄 모르는 규제 정책들 덕에 시장의 한파는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서울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35% 하락했다. 이는 서울 25개구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특히 마포구의 경우 서울 자치구 전체 25개구 중에서도 거래절벽 현상이 심각한 곳으로 손꼽힌다. 현재까지 마포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0건으로 중구(19건), 종로구(17건), 용산구(39건), 성동구(46건), 금천구(43건), 광진구(43건), 강북구(34건) 등을 제외하고 서울에서 8번째로 거래량이 낮은 지역이다.

그동안 서울 집값 하락에도 꿈쩍 않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호가도 5000만 원가량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거래절벽이 장기화되고 매물이 쌓이면서 호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해 9ㆍ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강남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수억 원씩 떨어지는 와중에 실거래 없이 꿋꿋하게 호가를 유지해 온 단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전체 3885가구 중 가장 많은 세대수를 차지하는 전용면적 59A㎡ 타입(572가구)만 지난달(4월) 1층 매물이 9억78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약 반년 만에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지난해 8월 2층 매물이 9억9700만 원에 거래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집값 하락에 따른 가격 하락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520가구 규모의 전용면적 84B㎡는 지난해 9월 3건, 10월 1건에 이어 11월부터 이달까지 매매거래가 전혀 없는 상태다. 지역 내 다른 아파트 단지를 살펴봐도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났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파크자이’ 역시 전용면적 84C㎡ 타입이 지난해 8월 이후 거래가 아예 없는 상태가 지속됐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장기간 끊기면서 그동안 잘 버티던 랜드마크 단지도 매물이 잘 나가지 않아 쌓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와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1주일 사이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호가는 약 5000만 원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2~4월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월별 최저치를 석 달 연속 경신했다. 이달 20일 기준 1812건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매매거래량(5455건)을 월말까지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현재 추세라면 2000~3000건 사이가 될 전망이다.

줄 잇는 규제에 시장 혼란까지 ‘흡사’

그런데 이처럼 부동산 정책으로 빚어진 하락세가 노무현 정부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분석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노무현 정부는 임기 내내 부동산시장을 흔들었다는 평가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30여 차례나 발표했지만, 부동산시장은 쉽사리 안정세를 못 찾았고 서울 아파트 값은 57%까지 치솟았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부동산가격 폭등은 곧 서민생활의 가장 큰 적이라고 지칭해 부동산 정책에 많은 공을 기울였다. 당시 참여정부는 부동산 과세 형평과 시장 투명화를 위해 금융실명제에 버금가는 사건으로 평가받는 실거래가 신고ㆍ등기부 기재 의무화를 도입했다. 부동산시장 투명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에는 실거래가와 신고가가 달랐고 이른바 다운계약서가 기본이었다. 실거래가 파악이 어려워 보유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지나치게 낮았고, 정책 수립에 필요한 통계의 신뢰도도 미흡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무현 정부는 실거래가 신고 및 등기부 기재를 통해 실거래가 파악 체계를 구축해 부동산 관련 과세의 형평성을 지켰다.

2006년엔 토지소유현황을 공개하고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노무현 정부는 관련 통계를 잘 발표하지 않던 기존 기조에서 벗어나 2006년 토지소유현황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땅부자 상위 1%가 전체 개인소유 토지의 57%를 갖고 있으며, 한 평이라도 땅을 소유한 개인이 인구 100명 기준으로 27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또한 2000년 이후 글로벌 자본시장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과잉유동성이다. 2000년 이후 거의 전 세계 주요국이 경험한 부동산가격 대폭등의 근저에 바로 과잉유동성이 있었다. 당시 대한민국도 과잉유동성의 쓰나미가 눈앞에 있었다. 노무현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LTV와 DTI를 도입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과잉유동성을 관리했다. 노무현 정부 이후 LTVㆍDTI를 통한 부동산 대출 관리는 기본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얻는 천문학적 불로소득을 기반시설부담금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통해 환수하려고 했다. 이 불로소득은 전적으로 공공이 만든 인프라에 기인한 것이므로 노무현 정부는 개발이익환수 정책은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강남, 그중에서도 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항상 부동산가격 폭등의 중심 역할을 했고, 노무현 정부는 우선 기반시설부담금제를 도입해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누리는 불로소득을 환수하고자 했다. 기반시설부담금은 도시별로 수용인구 등을 감안해 도시에 필요한 도로와 공원 등 기반시설의 총량을 정한 뒤 건축행위로 인해 유발되는 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을 개발행위자에게 부담시키는 제도로, 2006년 1월에 제정된 「기반시설부담금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부과되기 시작했다. 기반시설부담금은 간접적이고 강도가 약한 개발이익환수 장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 시행에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폭등세가 진정되지 못하자 노무현 정부는 2006년 3ㆍ30 대책을 통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도입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 원을 넘었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부활시킨 것이 현재 문재인 정부다. 주택시장을 침체시킨다는 지적에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유예됐지만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재건축시장 안정화를 이유로 유예기간 연장을 하지 않고 2018년 1월 1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에 돌입했다.

이 같은 문재인 정부의 규제 기조는 지난해 초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과열 양상을 보이자 재건축시장을 더욱 옥죄었다. 그해 2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재건축 가능 연한을 준공 후 30년에서 안전진단 기준에 따라 안전에 문제가 있을 때만 재건축을 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아울러 안전진단 평가항목 가운데 구조안전성 평가의 가중치를 기존 20%에서 50%로 2.5배나 높였다. 반대로 층간소음 등 주관적 지표를 따지는 주거환경평가 가중치는 기존 40%에서 15%로 낮췄다. 사실상 주민들이 불편을 겪더라도 정부가 세운 잣대에 어긋나면 재건축을 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어 발표한 ‘8ㆍ27 부동산 대책’에서 정부는 종로구와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를 투기지역으로, 광명시와 하남시는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하고 이미 발표한 14곳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외에 수도권 내 약 30만 가구의 주택 공급이 가능한 30여 곳의 공공택지 추가 개발 계획을 밝혔다. 

작년 9월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강력한 방안으로 평가받는 ‘9ㆍ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적용 최고 세율 3.2% 중과, 세부담 상한 150%에서 300%(이후 200%로 하향 조정)로 상향, 과세표준 3억∼6억 원 구간을 신설 및 세율 0.2%p 인상과 다주택자의 대출 규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9ㆍ13 대책의 후속 조치로 ‘9ㆍ21 주택 공급 대책’도 나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1차로 공공택지 17곳을 선정, 3만5000가구를 공급하고, 신도시 4~5곳을 추가로 조성하는 등 총 30만 가구를 공급하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이 외에도 문재인 정부는 집값 상승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초과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신규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산한 기준금액 이하로 제한됐다.

재건축사업 ‘포기’ 속출… “공급 부족 우려 vs 안정세 유지”

현재 노무현 정부와 다른 점은 정부가 계속해서 규제를 내놓자 재건축사업을 늦추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남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재건축 규제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 정권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자는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다”며 “길게 봤을 때 저조한 사업성으로 진행하느니 불편을 겪는 게 낫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 공급 부족으로 나타나 되레 집값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늘고 있다.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데 반해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안심할 수 없다”며 “투기세력을 잡기 위한 정책 덕에 사업을 중단한 재건축 단지가 늘면 4~5년 뒤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다. 가격의 상승을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안정을 위해선 정부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9ㆍ13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안정됐고 심리적 과열 양상이 진정됐다”라며 “주택시장의 하향 안정세를 지속하기 위해 수요 관리와 공급 정책을 계속 병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정부가 규제를 잇따라 내놓자 부동산시장이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어떤 대안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아유경제 DB>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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