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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수사 기법 발달’이 잡았다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1986년~1991년에 일어난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나 미제 사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용의자로 지목된 50대 이모 씨는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확정 받아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지난 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은 유력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반 수사본부장은 “경찰은 2006년 4월 2일 공소시효가 완성된 이후에도 진실규명 차원에서 당시 수사물과 증거물을 보관해 국내ㆍ외 다양한 제보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해왔다”며 “올해부터는 지방청 중심 수사체제 구축계획에 따라 경찰 수사 주요 미제 사건을 지방청 미제 사건 수사팀에서 총괄해 집중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수사본부장은 이어 “특히 DNA 분석 기술 발달로 사건 발생 당시에는 DNA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해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7월 15일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다”며 “감정 결과, 3건의 현장 증거물에서 검출된 DNA와 일치하는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고 수사 중이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를 진범으로 확인하기까지는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모방 범죄로 드러나 진범이 검거된 8차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9건 미제 사건 중 이모 씨가 몇 건에 관여했는지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모 씨는 수감생활 중 한 번이라도 규율을 어기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고 동료 수용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한 최근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고도 별다른 동요 없이 교도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달 20일 이정빈 가천대학교 법의학과 교수는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 인터뷰에서 저항 능력이 없는 여성 약자만을 노린 이모 씨의 성향 때문에 교도소에서 1급 모범수가 될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 아주 연약한 여성, 예컨대 10대 여자들이나 나이가 많으신 여성들이 피해자였다”며 “여성들에게만 포악한 습성을 드러내는 이런 욕구라면 교도소 안에는 대상자가 없다. 자기보다 체격이 큰 남자 수용자들, 교정직원들 사이에서는 폭력성을 드러낼 기회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소 후엔 이모 씨의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출소 후에는 범죄 대상이었던 여성 약자들이 많아 폭력성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진범이 여성 약자만 노린 연쇄살인ㆍ강간범일뿐, 용의주도하게 범죄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시 경찰의 수사환경이 열악했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에는 휴대전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 분석 기법이 부족해 현장에서 증거를 확보하고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발달된 수사 기법은 이번 유력 용의자를 지목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연쇄살인의 재발을 막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경기 서남부에서 부녀자 등 10명을 살해한 ‘강호순 사건’을 마지막 연쇄살인으로 보고 있다. 2009년 이후 10여 년 동안 한국에서 연쇄살인이 보고되고 있지 않은 셈이다. 

경찰은 연쇄살인의 성향을 가진 범죄자가 최초 살인 범죄를 저지른 후 추가 범행을 노리더라도 신속한 검거가 이뤄지기 때문에 연쇄살인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NA 분석 기법이 발달한 데다 폐쇄 회로(CCTV), 휴대폰 위치 추적 등 전반적인 치안 수준이 점점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살인사건(미수 등 제외) 검거율은 2015년 97.8%, 2016년 97.8%, 2017년 100%, 2018년 96.4% 등을 기록하는 등 거의 100%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처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여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진범이 확정되고 경찰의 수사 기법과 감시시스템이 더욱 발달하는 계기가 돼 강력범죄를 제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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