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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고가 아파트 공시가격 급등에 보유세 폭탄?… 술렁이는 서울 부동산시장
▲ 올해 시세 9억 원이 넘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대폭 상승하면서 고가ㆍ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 역시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전경.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전국 공동주택 1383만 가구에 대한 ‘2020년 공시가격 인상안’이 공개됐다. 이번 인상안은 고가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각종 고강도 규제정책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가뜩이나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면서 집을 파는 고가ㆍ다주택자들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5.99% 인상… 서울은 14.74% ↑

공시가격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에서 매년 고시하는 가격으로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조세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국토부가 이달 18일 내놓은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안’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1383만 가구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5.99%로, 지난해 5.23%보다 0.76%p 높아졌다.

특히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75% 올랐다. 이는 2007년 전국 공시가격 상승률이 22.7%, 서울은 28.4%를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지난해 14.02% 오른 상승률을 1년 만에 경신한 것이기도 하다.

자치구별로 ▲강남구(25.57%) ▲서초구(22.57%) ▲송파구(18.45%) 등 강남 3구의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이어 ▲양천구(18.36%) ▲영등포구(16.81%) ▲성동구(16.25%) ▲용산구(14.51%) ▲광진구(13.19%) ▲마포구(12.31%)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대전은 규제지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56%에서 올해 14.06%로 3배 이상 공시가격이 급등했다. 대전의 9억 원 초과 공동주택은 지난해 151가구에 그쳤지만 올해는 729가구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밖에 시ㆍ도별로 ▲세종(5.78%) ▲경기(2.72%) ▲인천(0.88%) ▲전남(0.82%) ▲광주(0.8%) ▲부산(0.06%) 등은 상승했고, ▲강원(-7.01%) ▲경북(-4.42%) ▲충북(-4.4%) ▲제주(-3.98%) ▲경남(-3.79%) ▲전북(-3.65%) ▲울산(-1.51%) ▲충남(-0.55%) ▲대구(-0.01%) 등은 하락했다.

공시가격은 한국감정원에서 조사한 작년 말 시세에 시세 구간별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기준을 적용해 산정됐다. 특히 올해는 고가주택의 현실화율이 대폭 상향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부동산 가격 공시 및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고가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가격 구간별로 9억 원 미만 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7~68%대로 조정한 반면, 9억~12억 원은 68.8%, 12억~15억 원 69.7%, 15억~30억 원 74.6%, 30억 원 이상은 79.5%까지 끌어올렸다.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9억 원 이상 주택(66만3000가구ㆍ4.8%)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21.15%에 달했다. 시세 구간별 공시가격 상승률은 9억~12억 원 15.2%, 12억~15억 원은 17.27%, 15억~30억 원은 26.18%, 30억 원 이상은 27.39% 등으로 가격이 클수록 높게 나타났다.

반면 현실화율 제고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9억 원 미만(1317만 가구ㆍ95.2%)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1.97%로 지난해(2.87%)보다 줄었다. 3억 원 미만 주택은 작년(-2.48%)에 이어 올해도 공시가격이 1.9% 내렸다.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오른 공동주택은 약 58만2000가구로 전체 공동주택의 4%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전국 공동주택의 현실화율은 69%로, 작년 대비 0.9%p 올랐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대상이 되는 전국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주택은 총 30만9361가구로 지난해 21만8124가구 대비 41.8%(9만1237가구) 급증했다. 서울에서 20만3174가구에서 28만842가구로 38.2% 증가했고, 강남구에서 6만9441가구에서 8만8054가구로 26.8% 늘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는 전체의 95%에 해당하는 시세 9억 원 미만 주택은 시세 변동을 반영하는 수준으로 공시가격을 정하고, 상대적으로 현실화율이 낮았던 고가주택은 현실화율을 제고함으로써 중저가와 고가주택 간 현실화율 역전현상을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9억 원 초과 고가주택 ‘정조준’… 보유세 폭탄 예고?

공시가격 상승에 따라 보유세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부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올해 공시가격이 25억7400만 원으로 작년 대비 35.2% 상승한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면적 84.95㎡는 지난해 보유세가 1123만 원이었으나 올해 1652만5000원으로 47% 오른다.

올해 공시가격이 21억1800만 원으로 작년 대비 40% 넘게 상승한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99㎡도 보유세가 지난해 695만3000원에서 올해는 1017만7000원으로 46% 인상된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전용면적 84.39㎡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9억 원 이하로 종부세 없이 재산세만 246만 원가량 납부했으나 올해는 10억 원을 초과하면서 354만2000원의 보유세가 부과된다.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더욱 커진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99㎡와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보유세 610만3000원)를 함께 소유한 경우, 올해 보유세는 5366만 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2318만 원가량 오른 것이다.

또한 올해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내년에 보유세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종부세 과세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 90%에서 내년 95%, 2022년에 100%로 상향되며 세부담 상한에 걸려 당해 연도에 반영되지 못한 보유세가 이듬해로 이연되기 때문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은 “올해 공시가격 급등으로 세부담 상한에 걸린 경우 세액 증가분은 내년에 마저 반영된다”며 “서울 고가주택의 경우 실질적인 세금 부담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올해 공시가격 급등으로 세부담 상한에 걸린 경우 세액 증가분은 내년에 마저 반영된다. <사진=아유경제 DB>

확 꺾인 매수 심리에… 서울 아파트 ‘매수자 우위 시장’ 전환
전문가 “다주택자 급매물ㆍ부담부 증여 늘어날 것”

지난 2월 정부의 2ㆍ20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의 본격 확산으로 거래량과 매수세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서울 부동산시장이 술렁거리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매도자 우위’에서 ‘매수자 우위’로 재편되며 호가가 아닌 급매물이 시세가 되는 상황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24일 KB국민은행 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1.8을 기록하며 전주(101.7) 대비 9.9p 하락했다. 지수가 100을 밑돈 것은 작년 9월 30일 이후 23주 만에 처음이다.

매수우위지수는 공인중개사사무소 9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중 어느 쪽이 많은지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이내이며 지수가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11개구) 지역의 낙폭이 컸다. 작년 12월 초 124.6로 고점을 찍었던 강남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1월 말 90선으로 하락한 뒤 지난주 11.9p 급락해 82.8까지 밀렸다. 강북(14개구) 지역도 지난주 100대 초반(102)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 고점(133.8) 대비 30p 이상 하락한 것이다.

지난 19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서도 3월 셋째 주(이달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여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돌아섰다. 특히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에서 최고가 대비 10% 이상 하락한 급매물이 거래되며 하락폭을 키웠다.

업계에서는 보유세 부담에 따른 매도 압박이 1주택자보다 다주택자에게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한시적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기한인 오는 6월 말 이전에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했기 때문에 보유세 부담에 따른 급매물이 좀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고정소득이 여의치 않아 보유세에 대한 부담이 더 큰 고령자나 은퇴자의 경우, 주택을 급매물로 싸게 팔기가 마땅치 않으면 자녀에서 전세를 끼고 소유권을 넘기는 부담부(負擔附) 증여를 검토하는 사례도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9억 원 초과의 고가주택일수록 현실화율이 높아져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 가중이 예상된다”며 “주택시장 위축기에 보유세 부담까지 높아져 은퇴한 고령자나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 또는 처분을 놓고 고민 깊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매각이 여의치 않다면 자녀에게 부담부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어 절세 매물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 부담이 줄어들어 시장을 경색시킬 만큼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오는 10월 발표

한편, 국토부는 오는 10월 부동산 공시가격에 시세 반영률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내용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말 공시가격 신뢰성 제고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지난 2월 국토연구원, 보건사회연구원, 지방세연구원과 공동으로 ‘공시가격 로드맵’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목표 현실화율과 제고 방법, 도달 시기 및 이에 따른 조세ㆍ복지제도 등에 대한 영향 등을 검토하게 된다.

국토부는 오는 7월 전문가 토론회 및 8월 공청회 등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올해 10월까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수립해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부동산 공시부터 이 로드맵에 따라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적용하게 된다.

이는 이달 6일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른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개정안엔 ‘시세’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들어갔다. 그간 ‘정상적인 시장에서 거래되는 적정 가격’을 공시가격으로 규정했으나 ‘유형ㆍ지역에 따라 시세 반영률을 목표치로 설정’하도록 명확히 한 것이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공시가격이 적정 시세를 반영하도록 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달 6일 국회를 통과한 만큼, 적기에 로드맵을 수립해 공시가격의 근본적인 현실화 및 균형성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시세 구간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공=국토교통부>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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