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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일단 진행부터, 수습은 나중에”… 현 정부 부동산 대책 특징?
▲ 최근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이 5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정부가 해명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박휴선 기자]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에 50조 원에 육박하는 토지 보상금이 풀린다는 업계의 전망에 대해 해명하며, 이번에는 대토 보상(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것)과 대토 보상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신탁) 등을 활용해 시중에 풀리는 토지 보상금을 흡수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일각에서는 대토 보상 등에 대해 꾸준히 거론된 문제들도 제대로 해결하지 않은 채 다른 부동산 대책들처럼 일단 진행부터 하고 보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 50조 원 논란에… 아직 미정”

지난 6월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5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금 이슈에 대해 “3기 신도시 보상금액은 산정된 바 없다”라며 “아직 보상계획 공고도 내지 않은 상황”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어서 LH는 “최근 대토 보상 비율 추이와 대토 보상 양도세 감면 확대, 대토 보상 활성화를 포함한 주민 보상 및 재정착 지원 방안 등을 고려하면, 3기 신도시에서는 대토 보상 수요가 많을 것이고, 현금 보상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LH는 대토 보상에 대한 유인책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토 보상 시 양도세 감면 비율을 15%에서 40%로 높였으며 대토 보상 활성화를 포함한 ‘주민 보상 및 재정착 지원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부동산정보업체 ‘지존’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전국에 토지 보상이 예정된 사업지구에서 풀리게 될 보상금 규모에 대해 약 45조712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여기에 매년 정부가 집행하는 SOC 토지 보상금 규모인 1조5000억 원과 민간공원 특례사업에서 2조 원이 넘는 토지 보상금이 풀리는 것을 감안한다면 내년 말까지 전국에서 풀리는 전체 보상금 규모는 49조2125억 원으로, 약 50조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을 발표한 지존 관계자는 “물론 전국의 부동산 개발 정보와 공시가격 등을 감안해 토지 보상금을 추정하기 때문에 원주민과 정부가 각각 추천한 감정평가업자가 최종으로 내놓는 보상금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토지 보상이 예정된 사업지구 면적(SOCㆍ민간공원 제외)은 117㎢로 여의도 면적(2.9㎢)의 40배가 넘는다. 사업지구별로는 ▲공공주택지구(45.87㎢) 30조3000억 원 ▲도시개발지구(10.65㎢) 8조1047억 원 ▲산업단지(45.19㎢) 5조8285억 원 ▲경제자유구역 6848억 원 등이다.

3기 신도시 중에는 가장 먼저 인천광역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가 이달 보상계획 열람공고를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지구에 대해서는 이후 올해 11월 토지 보상이 시작된다. 계양 테크노밸리는 귤현동, 동현동 일원 334만9214㎡에서 개발제한구역(324만4594㎡)을 해제하고 2026년까지 1만6547가구의 공공주택, 일반산업, 물류 및 지원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토지 보상이 예정돼 있다.

이어서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왕숙1ㆍ2지구(1133만7275㎡) ▲하남교산(649만1155㎡) ▲과천공공주택지구(155만5496㎡)에 대한 토지 보상이 계획 중에 있으며, 내년에도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812만6948㎡)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343만4660㎡) 등도 보상을 시작한다. 이 중 하남교산과 고양창릉 지구에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 보상금만 각각 6조 원 이상이다.

3기 신도시 ‘대토 보상’ 비율 50%… 전문가들 “결국 LH만 배불리는 꼴?”

올해 하반기 시작될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을 앞두고 정부는 대토 보상 비율을 50% 수준까지 높인다고 밝혔다. 정부는 과거에 현금으로 지급됐던 토지 보상금이 다시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집값을 올리는 주요 원인이 됐다며, 이번에는 현금보다 대토 보상이나 리츠 등을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뜻으로, 소액투자자들로부터 부동산이나 이와 관련된 대출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나눠주는 부동산 증권화 상품의 일종이다. 주로 부동산개발사업ㆍ임대ㆍ주택저당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

3기 신도시 보상에서는 이러한 대토 보상 ‘리츠’가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토지소유자가 보상으로 받을 대토 보상권을 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이후 개발업체가 지원받은 토지로 개발사업을 진행해 발생한 수익을 출자자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토지 보상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생각이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3기 신도시에서는 토지 보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신 대토 보상과 대토 보상 리츠를 적극 확대해 현물로 보상하는 비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방침에 대해 유관 업계에서는 시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LH나 국토부는 대토 보상 비율이 수서지구는 66%, 성남 복정1은 44%였다는 점을 들어 관심이 높다고 말하지만, 당시 대토 보상 비율이 높았던 이유는 사실 건설사들이 대토 보상권을 10~20% 정도 웃돈을 주고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토 보상을 선호하는 지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과천지구에서 아파트 용지 인센티브 등으로 인해 원주민들이 원하는 대토의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 등 대토 선호도가 높아졌다”라며 “하지만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대토 보상 방식 역시 결국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은 현금 보상보다는 리츠, 대토 보상, 채권 등으로 가는 쪽이 바람직해 보일 수 있지만, 일정 금액의 자금은 결국 시중에 풀릴 것이고, 이는 집값을 상승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대토 보상 리츠가 결국 LH만 배불리는 꼴이라는 지적도 눈에 띈다. 대토 보상 리츠 방식을 선택하면 지주는 토지 보상금 대신 채권을 받고, 일정 기간 훨씬 적은 양의 이자만 받게 돼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생업인 ‘농업’을 지속하기 위해 땅이 필요한 주민의 경우 졸지에 업종 전환을 해야 할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오로지 금융 업무만 하는 금융당국에서도 수조 원 대의 대형 실수가 나오는 마당에 정부에서 일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개정안 등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대토 보상과 대토 보상 리츠에 대한 보다 촘촘한 규제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수십조 원 규모의 대토 보상을 진행하겠다는 것에 대해 위험성을 지적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1조7000억 원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에 대해 「민법」 제109조에 따라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와 관련된 분쟁 조정 신청 4건을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로 시인하며, 해당 펀드에 대해 원금 전액 반환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지금까지 대토 보상에서 손실은 거의 없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과 관련해 올해 초에도 공공개발 사업지구에서 대토 보상권 전매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토지보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 한 법안으로 앞으로 시행사들이 신도시에서 신탁 방식의 대토 보상권 거래를 할 수 없게 하고, 대토 보상권에 대한 전매 제한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정부는 국내에서 지금까지 이뤄진 대토 보상에서 손실을 본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대토 보상으로 손실을 본 경우는 다행히 없었다”면서도 “다만, 대출을 떠안은 개발업체에 문제가 생긴다면 사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토지주들이 직접 나서면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라며 “토지주들이 대토 보상의 사업내용을 이해하고 자체적인 위원회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개발업체들은 수수료를 주고 AMC(자산관리 및 업무위탁사) 등에 업무위탁을 맡기는 등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해 남양주 진접2지구에서는 실제로 대토보상리츠협의회가 만들어지고 사업설명회까지 성황리에 종료됐다. 최광대 진접2지구 대토보상협의회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남양주 진접 농협 본점 2층 대회의실에서 해당 지역의 대토 보상자 약 180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토 보상 제도와 대토 보상권리 및 풍양역 주상복합용지 대토 보상 개발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설명회를 진행하기 이전에 최 위원장은 “대토 보상을 앞두고 소위 개발업체들을 10군데 정도 만나보고 설명을 들어봤다”라며 “뚜렷한 근거 없이 수익을 보장해 준다는 얘기만 늘어놓고만 있었다. 땅값도 변하고 대토 보상을 어떤 부지로 받을지도 확실하지 않은데, 업체들이 얼마의 돈을 벌 수 있다고얘기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이후 LH를 자산관리회사로 선정하고 업무대행을 도와줄 업체도 어느 정도 합의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LH에 따르면 남양주 진접2지구를 비롯해 성남 복정, 이천 중리 등지에서의 대토 보상협의체들이 LH에 AMC를 맡아달라는 의향서를 접수했다. 이후 지난 6월 16일 최 위원장은 하춘성 구리갈매역세권 대책 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LH 진주본사를 방문해 갈매 공공주택지구의 대토사업의 진행사항과 업무대행사들의 행태에 대한 질의서를 전달하고 심도 있는 토의를 진행했다.

특히 위원회는 갈매공공주택지구에서의 대토사업 업무대행(PM) 회사들의 대토 보상 참여자(현물투자자)모집에 있어서의 과장광고, 약정서 비공개 등에 대한 질의서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대책위의 질의 내용과 토의 내용을 적극 검토하고, 토지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들은 국토부 공공택지총괄과도 방문해 LH에 전달한 것과 같은 내용의 질의서를 전하고 대토 보상 등의 업무와 관련해 “토지주의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특히, 요즘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상황으로 대토 보상에 대해 인지할 여력이 부족하고 토지주들이 확인해야 할 중요한 약정서 등 서류를 검토할 시간 또한 부족하다. LH가 대토 보상에 대한 본 계약을 한 달 이상 늦춰야 한다”라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휴선 기자  au.hspark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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