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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홈오피스’ 아직도 없나요? 코로나19로 인테리어 관심 ↑
▲ 옷장을 개조해 홈오피스를 조성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사진작가 재클린 마퀴(Jacqueline Marque) 공식 홈페이지>

[아유경제=조은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집의 의미가 단순한 주거용에서 벗어나 일,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의 학업이나 취미생활 등이 반영된 인테리어 테마로 ‘홈오피스, 홈스터디, 홈카페’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 본보는 각국 인테리어 업계에서 공통으로 추천하는 요소들을 모아 정리해봤다.

공간의 다양화 및 공간 개혁 욕구 증가

올해 초부터 성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지구촌 사람들의 삶의 모습 중 많은 부분을 바꿔놨다. 그 중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은 집 안에 있는 시간을 늘렸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활동으로 소비하는 ‘홈코노미’ 소비를 촉진시켰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올해 초반에 사람이 많이 몰려 대규모 감염지의 온상이 될 수 있는 직장ㆍ학교 등이 빠르게 비대면 체제로 전환된 바 있다. 일상 속에서 거리낌 없이 진행되던 등교는 바라보지 못할 나무가 됐고, 당장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출근도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해야 하는 긴장감이 유지됐다.

어쩔 수 없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사람들은 주거공간의 활용도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에서 적잖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기존 ‘학교-집’이나 ‘직장-집’의 공간으로 기능했던 주거공간에 모든 가족 구성원들이 개인적인 취미를 즐기러 갈 수도 없이, 감금되다시피 주택에 거주하게 된 시간은 사람들에게 공간의 다양화 및 공간 개혁을 꿈꾸게 했다.

학생은 기존보다 더 나은 공부환경이 필요했고, 아이와 함께 있는 가정들은 육아와 분리된 업무공간이 필요했다. 즐거움을 위해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 극히 제한되자 주거공간의 기능을 여러 방면으로 확대하려는 욕구도 커졌다. 부엌을 홈카페 식으로 개조해 취미를 즐기거나 빔프로젝터를 가져다 놓고 홈시네마 형식으로 조성하는 등 장시간 있어야 하는 공간에서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려는 시도와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에서 사람들의 주거공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소는 단연 재택근무의 활성화라고 짚어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됐던 당시 국내에서도 디자인ㆍIT 업계뿐만 아니라 보안을 중시해야 하는 은행 업무 등에서도 가능한 업무를 가정에서 하도록 변환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처럼 재택근무가 활발하게 도입되자 업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공간을 주택 내에 마련하려는 ‘홈오피스’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인테리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들썩이는 ‘홈오피스’
공간활용도 甲은 옷장 개조

먼저 홈오피스는 대부분 1년 이상을 써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공간 설정에 신중해야 한다. 휴식을 취하는 공간인 침실은 되도록 피하고, 주택 내에서 가장 조용하고 외부와 단절된 공간을 택하는 것이 좋다. 그런 곳이 없다면, 스크린이나 책장, 커튼, 임시 벽 등을 세워 최대한 주변과 단절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재택근무자들이 흔히 겪는 어려움 중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소음’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문 시공자들은 홈오피스를 마련할 때 필요한 요소 중 하나로 ‘채광’을 강조했다. 되도록 창문 근처에 작업 공간을 조성하고, 햇살이 닿지 않는 곳이라면 반대편 벽에 거울을 걸어 방을 빛으로 채우는 것이 업무 효율성에 도움을 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편안한 의자’도 자주 언급되는 요소였다. 집에 있는 의자는 대부분 사무실 의자와 비교하면 빈약한 경우가 많은데, 장시간 앉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로 유발될 수 있는 신체적 부상을 대비하기 위해 꼭 마련돼야 하는 장치로 언급됐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해 펼치고 있는 홈오피스 조성 모습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올해 재택근무 비율이 전체 인력의 5%에서 42%로 급증했다. 재택근무가 도입됐을 당시 미국에서는 ‘Coffice(소파 사무실)’, ‘Boffice(침대 사무실)’이라는 단어가 유행했는데, 이는 갑작스러운 근무환경 변화에 대비하지 못한 다수의 근로자가 주택 내 일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소파, 침실 등에서 근무를 보면서 생겨난 단어다.

하지만 내 집처럼 편한 ‘내 집’의 소파와 침대에서 어떻게 평소 사무실에서 근무를 보던 것처럼 근무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서서히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고, 업무 효율성ㆍ생산성을 위해 정식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함을 느끼게 됐다.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 소재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하얀 화살(White Arrow)’ 대표 케렌 리히터(Keren Richter)는 “몇 달 동안 집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상황이 곧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이 홈오피스 개선 방법에 대해 문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히터는 홈오피스를 마련하기 위한 여분의 공간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이 같은 공간이 부족한 환경이기 때문에 적은 공간에서도 업무를 보기에 안성맞춤인 홈오피스 조성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옷장, 벽장을 비우고 나무판자 등을 활용해 만든 틈새 사무실이 거주자들의 만족감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벽에 걸어두고 잡다한 물건을 넣어둘 수 있는 소형 캐비닛도 필요할 때만 펼쳐 책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공간활용도 점수를 줬다.

이 밖에도 복층 구조이거나 주택일 경우 계단 아래 공간을 활용하면 주변의 환경과 차단돼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업무공간을 만들 수 있고, 현관이나 틈새 공간에 접이식 책상을 만들어 업무 시에만 사용하고 평소에는 접어두는 방안도 인기를 얻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올해 3월 11일부터 전국적인 봉쇄조치가 내려지면서 경찰, 의료 인력 등을 제외한 공무원, 사기업 근무자 등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고, 덴마크 수도 지역 기준 근로자의 40%를 넘어서는 13만8000여 명이 재택근무에 종사하게 됐다. 사회적 거리 유지를 추진한 덕분에 올해 5월 초부터 코로나19가 진정되는 추세를 보였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초반에는 덴마크 근로자들도 한 주택 안에서 자녀, 반려동물, 배우자 등과 함께 지내면서 근무를 봐야 하는 환경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저렴한 비용으로 구매해 봉쇄조치가 마무리됐을 때 처분하기가 용이한 판지 소재의 사무용 책상이 인기를 얻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홈오피스 마련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덴마크 공과대학교(DTU)에 따르면 덴마크 재택근무 근로자들의 근무 만족도 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55%가량의 응답자들이 재택근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로 ‘코로나19 이혼’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가족들과의 마찰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생활공간과 개인 업무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근로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일본 여성 미디어 립팝(Lip Pop)이 10~50대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 4월 27일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약 38%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코로나19 이혼을 생각해봤다’라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식품기술회사 쿡패드에서 350여 명의 일본 직원에게 홈오피스에 필요한 가구 및 기기를 대여ㆍ제공한 결과 대부분의 직원이 업무 효율성이 향상됐다는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전 세계에 유행한 코로나19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 업무공간과 생활공간을 분리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홈오피스 수요를 증가시켰다.

재택근무의 생활화… 나만 없다 ‘홈오피스’
코로나19로 인한 인테리어 방향 전환

재택근무는 빠르게 사람들의 삶에 적용됐다. 세계적인 IT기업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영된 이후에도 직원 만족도와 업무 효율성을 위해 재택근무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에서도 재택근무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유사무실 임대 전문업체 데스캐오(Deskeo)는 프랑스 정부의 이동제한령에 따라 재택근무가 도입됐던 코로나19 확산 초기 시기인 지난 3월 26일 약 3000명의 프랑스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6%가 재택근무에 불만을 표하며 사무실로의 복귀를 원한다고 답했지만,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88%에 해당하는 응답자가 재택근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홈오피스 등의 마련으로 재택근무가 근로자들에게 생활화ㆍ일상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홈오피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19는 전 세계 인테리어 흐름을 바꿔놨다. 우리 정부에서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주거ㆍ생활공간의 형태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지난 5월 김기훈 국토교통부 서기관은 국토교통부가 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도시와 집, 이동의 새로운 미래 심포지엄’에서 “삶의 공간인 국토와 도시는 코로나19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흐름에 맞춰 주거 공간의 다양성을 반영한 다목적 복합주택이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가구업체 이케아는 상품을 게재하는 홈페이지에서 ‘홈오피스’ 카테고리를 만들었고, 최근 발표한 ‘라이프 앳 홈’ 보고서에서도 코로나19의 확산 및 장기화로 인해 인테리어 방식이 변화될 것이라고 짐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케아는 앞으로 주택에는 여분의 공간이 서재로 사용되고, 넓은 거실 공간에서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등 한 공간을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공간 재배치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등 오염 물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소재가 인테리어 부품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짚었다.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에 따르면 구리ㆍ황동 소재도 바이러스 방역 효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대장균 등과 같은 바이러스는 일반 물품에서 최대 4~5일 동안 생존할 수 있지만, 구리ㆍ황동과 같은 구리합금 등에 떨어질 경우 몇 분 안에 사라진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연구팀은 2015년 3개의 병원에서 구리합금을 사용했을 때 감염률이 58% 감소했으며, 2016년 소아 중환자실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비슷한 수치로 감염률이 감소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HPL(High Pressure Laminate) 소재도 눈길을 끌고 있다. HPL은 여러 층의 종이에 멜라닌 레진 등을 넣고 고압ㆍ고열로 압축해 만든 소재로, 표면에 묻은 오염물질을 제거하기에 용이하고 알코올로 소독해도 마모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 가구업체 이케아에서 ‘홈오피스’ 카테고리에 선보인 현관용 접이식 책상. <출처=이케아 홈페이지 캡처>

조은비 기자  qlvkb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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