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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공식화에… 부동산시장 ‘설왕설래’ 분위기로
▲ 이달 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차단 조직을 강화한 가칭 ‘부동산거래분석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이달 초 정부가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 설치를 공식화했다. 내년부터 부동산 실거래 전반을 상시로 감시하는 것은 물론 시장 내 이뤄지고 있는 각종 불법 행위를 적발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불법 행위 기준에 대한 불명확함과 개인정보 침해 및 개인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약 등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시장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본보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정부, ‘부동산거래분석원’ 내년 출범 의지
홍남기 부총리 “부동산거래 불법 행위 적발 및 처벌 위한 것”

이달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그리고 이날 회의에서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 차단조직 강화 방안을 안건으로 상정함과 동시에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과 관련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홍 부총리는 “시장 교란 행위 대응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시스템적으로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현재 불법 행위 대응반 인력만으로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불법 행위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의 기능ㆍ권한 등은 정부 내에 설치하는 정부조직으로 정보분석원(FIU), 자본시장조사단 사례를 적극 참고했다”며 “금융정보 등 이상 거래 분석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가 참고했다고 언급한 FIU는 자금세탁 등을 막기 위해 2001년 출범한 금융위원회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현재 검찰, 경찰, 국세청, 관세청 파견인원 69명에 사무보조 등 인력을 더한 약 80명으로 채워져 있다.

해당 기관은 금융회사에서 고액의 금융거래가 발생할 경우, 자금세탁이나 외화 불법 유ㆍ출입이 의심되는 경우 이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확보한 정보를 통해 내부 조사를 하기도 하고, 검찰과 경찰, 국세청, 관세청 등에도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이때 개인의 계좌 내역 등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에는 ‘부동산시장 불법 행위 대응반’이 있다. 이에 대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토교통부 대응반이 민간에서 파견된 인원까지 포함해 15명 수준에 불과해 각종 정보 공유하고 활용하는데 제약이 많았다”며 “이번에 분석원을 만들면서 50명 정도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부동산거래분석원이 전체 부동산거래를 관리하고 정책을 총괄하는 부동산 정책 전체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1년 주택 매매거래가 100만 건, 전ㆍ월세는 200만 건으로 300만 건 거래 전체를 다 보는 건 아니고, 이상 거래를 집중적이고 신속하게 보려 하기 위한 기구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권한과 인력이 강화되는 만큼 조사 대상 역시 더 광범위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응반의 경우 9억 원 이상의 고가주택을 거래하거나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이상 과열 지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했지만, 상시 감시 조직이 생기면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거래 전반이 조사 대상에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도한 규제, 개인 기본권과 재산권 침해 비판도
야당 “정부, 잘못한 부동산 정책 호도 위한 기구 만들어”

이에 상당수의 전문가는 과도한 거래 규제라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투명성을 위해서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한 노력을 계속돼야 하지만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거래 주체 모두를 과도하게 억제한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불법 행위 기준 자체도 모호하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이 불법이고 이상 거래인지 그리고 위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객관적 잣대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기준에 대한 명확한 합의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조직을 만들고 모든 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정상적인 거래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효율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부동산거래를 감시하는 기관들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기구가 추가되면 업무들이 중복될 수 있고 업무 분담으로 인한 충돌 역시 야기될 수 있는 만큼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개인의 기본권과 재산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금융ㆍ과세정보 조회는 위법 행위 조사에 한해 진행될 것이라는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주택은 금융과 달리 거주 이전의 자유 등 각 개인의 기본권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역시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불법 행위 대응반 활동현황’에 대응반이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내사에 착수해 완료한 110건 중 ‘증거 불충분’, ‘혐의 없음’ 등으로 종결된 사건이 55건에 달해 정확히 반을 차지했다. 나머지 55건도 그나마 18건만이 입건, 검찰 기소까지 이어진 건은 6건에 불과했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은 “위법 사례가 적발되더라도 사실상 대응이 어렵고 검찰, 국세청, 지자체 등으로 이관을 하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잘못한 부동산 정책을 감추기 위해 이 같은 감시원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23번에 달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실패하자 시장을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통제하기 위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부동산시장의 불법 행위가 무엇인지, 정부가 어디까지를 이상 거래로 보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분석원 설립 등으로 과도하게 감시, 규제한다면 거래 주체의 반감만 사게 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국민의 모든 경제 행위를 감시하려는 것 자체가 독재적인 정부로 인식될 수 있다”면서 “자기 자산으로 자기 집을 사는 경우가 많은데 억지스러운 규제를 멈추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정부가 개인정보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분석원이 추출한 이상 거래만 정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권한을 제한할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실거래 조사 시 어떤 기준으로 이상 거래를 추출하는지 등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집을 마련하기 위한 정상적인 거래라도 관련 법을 정확히 모르면 자칫 처벌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불법 행위ㆍ탈세 예방 및 투기적 거래 해소 ‘기대감’도
여당, 부동산감독기구 권한 강화 법안 검토

반면,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불법행위ㆍ탈세 예방은 정당한 것으로 결국 해당 기구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뿐 정책 자체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비실거주 목적의 투기적 거래 역시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부동산을 거래하는 개개인이 자신의 자금거래가 온전히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부동산 매입 전 자금출처가 문제되지 않도록 주의를 하게 되고 결국 신경을 써 거래가 투명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논리다. 즉, 정부가 기관 운영을 얼마나 세밀하고 정확하게 가져가느냐에 문제지 기구 자체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을 재편하고 거래를 투명하게 만드는 데 필요하다는 풀이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현재 거래위축은 부동산거래분석원 출범 때문이 아닌 이전부터 있었던 부동산 규제 대책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이 크다”면서 “증여세포탈 등 세금회피 거래가 분석원 설립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상적인 거래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임대차 3법의 전월세신고제 도입 등으로 부동산거래분석원이 맡는 업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무 처리 과정에서의 신뢰는 필수라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역시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여진다”면서 “부동산 투기 세력을 막고 적정한 세금 부과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확보하는 의미도 있다”고 봤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방안이 나온 지 하루만인 이달 3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석원에 강제조사권이 부여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전체 자산의 25%인 금융도 자금의 흐름과 출처를 조사하는 금융감독원이 있는데 국민 자산의 70%가 넘는 부동산은 금융감독원 같은 강제조사 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우려를 표한 부동산 ‘빅브라더’는 다른 분야의 감독기구인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도 빅브라더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분석원이 단순히 분석ㆍ통계 업무만 하게 되면 한국감정원과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언급된 빅브라더란 정보를 독점해 사회를 통제하는 거대 권력자 또는 그런 사회 체제로 유력 기관이 국민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들여다보고, 과도한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를 뜻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예 부동산거래분석원의 역할이 정부의 대책보다 훨씬 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자료를 조회하는 권한만으로는 부동산 불법 행위를 제대로 찾아낼 수 없기 때문에 부동산거래분석원은 영장을 받아 강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진 의원은 “정부의 대책은 기존의 단속대응반을 확대 개편하겠다는 것에 불과해 보인다”면서 “과연 이 정도 권한을 가진 기구로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시장을 조성하고 상시 관리ㆍ감독할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석원의 과도한 수사,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합리적이지 않은 오해이자 억측”이라고 주장하며 “시장을 상시로 관리하고 감독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을 둘러싸고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이미 부동산감독기구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거래 감시기구인 부동산거래분석원이 시장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끌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부동산시장 내에서는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를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여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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