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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트럼프 시대, 끝이 아닌 시작인가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그의 열성 지지자들은 이제부터가 싸움의 시작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을 확정 짓는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지지자 수백 명이 워싱턴 D.C.의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력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점거 사태에 불을 지핀 이는 다름 아닌 현직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다.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상ㆍ하원 합동회의가 예정된 때, 백악관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의회에 가서 항의하라’고 연설했다. 내내 대선 불복을 고수한 그는 오는 20일인 임기 종료를 2주 앞두고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이같은 정치적 극단주의는 SNS를 통해 증폭됐다. 대통령의 계정에 올라온 몇 마디의 슬로건이 실시간으로 미국 시민들에게 확산되면서, 위법 행위와 폭동의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최근 트위터 측이 자사 ‘시민 통합’ 정책 위반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한시적으로 차단한 일은 ‘SNS 민주주의’의 어두운 면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의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과오에서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트럼프를 만든 것도 결국 ‘트럼프주의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집단은 새로 출범할 행정부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던 해, 많은 이들이 ‘트럼프 현상’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을 사회ㆍ경제적으로 소외된 백인 하류층의 불만이 투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당시 이들을 결집시킨 미국우선주의가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것처럼 여겨졌다.

실제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이 실제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다만 이들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트럼프의 재선 실패는 미국 우선을 포기하는 것이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자를 잃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기존 정치 구도의 변칙을 만들어낸 트럼프 대통령이 떠나면서 정치적 공백이 생겼다. 그리고 백인 하류층의 입장을 누가 어떻게 대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커다란 의문이 남는다. 여기에 공화당의 딜레마가 있다. 공화당은 전통적인 보수정당으로 회귀할지 트럼프주의자들을 반영하는 대해 아직 확실한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물러나지만 트럼프주의자들은 남아있다. 인종과 민족, 계층과 젠더를 경계로 미국은 분열됐다. 이들의 불만을 외면할지, 아니면 통합으로 이끌지는 앞으로 4년간 바이든 정부가 짊어진 숙제가 될 것이다.

고상우 기자  goteng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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