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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새 북미관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아유경제=고상우 기자] 지난 12일 폐막한 북한의 제8차 당대회에서 눈에 띈 점은 두 가지였다. 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제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점, 그리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공개다.

북한은 지난해 국제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해피해라는 3중고에 처했다. 물질적 어려움이 너무나도 명백한 상황 속에서 대내적으로 ‘경제 정책이 성공했다’는 식의 자평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려는 일환으로 북한은 자신들을 지원해 줄 사실 유일한 협력국인 중국과 밀착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당 국제부장에 대표적인 중국통인 김성남이 임명됐다. 그러나 미중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미국을 자극하면서까지 북한을 돕기는 어려운 상태다.

결국 북한은 자력갱생으로 버티는 길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이 위기의 원인을 대외적 환경에서 찾지 않고 내부에서 찾겠다는 이례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 역시, 사상 무장을 강고히 하고 부패를 일소하겠다는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북한이 강조한 것은 군사적 성과다. 특히 당대회 마무리 행사로 개최된 열병식에서 공개한 SLBM은 국제적 긴장도를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다. 잠수함은 사전 탐지가 어려워서 언제 어디서 미사일을 쏘아 올릴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지닌다. 북한의 잠수함 개발 수준이 충분히 올라갔다면, SLBM이 미국 서부 해안을 핵무기로 직접 타격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미국을 움직여 국제 제재를 풀고자 하는 북한으로서는 강력한 외교 카드를 손에 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닷새 앞두고 북한은 향후 미국으로부터 가장 적은 양보와 가장 많은 지원을 얻어내려 할 것이다. 특히 2019년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이 결렬된 ‘하노이 노딜’을 만회하기 위해, 북한은 최대한 높은 수준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SLBM의 ‘미 본토 핵타격’과 같은 도발적 발언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여기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바이든 행정부와의 공조가 어긋나지 않도록 철저한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군사적 성과로 경제적 실패를 만회할 수 있다는 북한의 숨은 목표를 정확히 파악해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북미 대화의 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북한의 호전적인 군사 메시지는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원하는 외교적 표현인 경우가 많았다. 경제적으로는 더욱 절박해지고 군사적으로는 더욱 강한 무기를 쥔 북한은 이 같은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도발은 봉쇄하는 동시에 이들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면서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여야 할 것이다.

고상우 기자  gotengj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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