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부동산 기획특집
[아유경제_특집] 2021 공동주택 공시가격 공개… ‘갑론을박’ 계속되나?
▲ 전국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이 작년에 비해 19% 넘게 오르면서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됐다. 그런데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19% 이상 오른 것으로 나오며 후폭풍이 상당하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재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부담 역시 증가하는 만큼 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이전보다 급격하게 늘어난 공시가격을 두고 정부가 세금 걷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상당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면서 시장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인 가운데 본보는 공시가격 급등으로 인해 예상되는 추후 여파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국토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19.08% ↑”
9억 원 초과 공동주택 52만4620가구… 보유세 급증 ‘예상’

이달 15일 국토교통부(장관 변창흠ㆍ이하 국토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 전국 공동주택은 지난해(1383만 가구)보다 2.7% 증가한 1420만5075가구로 공시가격은 평균적으로 19.08%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잠시 실거래가에 대해 알아보자. 실거래가란 말 그대로 부동산이 실제로 거래되는 가격으로 부동산을 사고 팔았을 때 내는 세금인 양도세와 취득세의 부과 기준이 된다.

반면,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시세)와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거래 시점이 아닌 재산을 보유하고 있을 때 부과하는 세금의 기준으로 정부 등 세무당국이 과세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가격으로 정부가 조사해서 산정하는 가격이다. 즉, 부동산 공시가격은 정부가 매년 전국의 대표적인 토지(표준지)와 건물(표준주택) 등을 조사해서 산정하는 가격이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나 재산세 등 각종 보유세 같은 세제 부과 기준에 영향을 미치고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사회복지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친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이 부동산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개별 땅과 주택에 대해 공시가격을 산정한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앞서 알아본 부동산 공시가격이 현실(시세)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로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이번에 국토부가 발표한 공시가격 상승률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22.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상승한 것이다. 자연스레 이번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부세 납부 기준인 9억 원을 넘어선 공동주택도 급증했다. 국토부 발표를 보면, 올해 전국 아파트ㆍ다세대ㆍ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가운데 공시가격 9억 원 초과 주택은 52만4620가구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데, 이는 수치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임기말을 기준으로 6만4638가구였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9만2192가구(2017년), 14만807가구(2018년), 21만8163가구(2019년), 30만9642가구(2020년)로 9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매년 쉬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

증가율로 봐도 ▲2017년 42.6% ▲2018년 52.7% ▲2019년 54.9% ▲2020년 41.9% ▲2021년 69.4%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집값 상승으로 공시가격 역시 덩달아 크게 오르면서 종부세 부과대상인 9억 원 초과 주택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서 종부세가 더 이상 부자세가 아니라 중산층세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재산세를 많이 걷어 투기 수요를 억제함으로써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두고 ‘공시가격 폭탄’, ‘세금 폭탄’이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값 상승ㆍ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공시가격 ↑
비슷한 환경에도 ‘차이’… 전문가 “제대로 된 산정 기준 없어”

그렇다면 이처럼 공시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파트 매매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내세운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도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계획은 시세의 50∼70% 수준인 부동산 공시가격을 매년 연평균 3%p씩 점진적으로 올려 2030년까지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을 실거래가의 90%까지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공시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세 부담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주택자들의 경우 크게 부담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토부가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와 도곡동 ‘도곡렉슬’ 114㎡을 보유한 2주택자는 지난해 약 5000만 원에서 올해에는 2.4배나 늘어난 1억2089만 원의 보유세가 책정됐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 자산 중 핵심적이고도 고가인 아파트를 2가구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들에게 중과세를 부과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국민들의 보편적인 시각”이라면서도 “문제는 다주택자가 아닌 1주택자에게도 과세 부담을 주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의견들이 상당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기준도 ‘애매모호’하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인근 단지나 같은 동의 동일 면적임에도 공시가격에 차이가 나면서 경우에 따라 보유세에 종부세 과세 대상까지 포함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강서구 염창동 ‘e편한세상염창(10층)’ 전용면적 84㎡와 같은 동의 같은 크기의 ‘염창한화꿈에그린(13층)’은 지난해 공시가격이 각각 7억2800만 원과 6억9600만 원으로 3200만 원 차이를 보였지만 올해는 각각 9억6900만 원과 8억8900만 원으로 책정되며 8000만 원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성동구 옥수동에 위치한 ‘래미안옥수리버젠’과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도 전용면적 59㎡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은 각각 10억1500만 원, 9억4300만 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29.3%, 24.6% 상승했다.

또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대림벽산아파트 전용면적 114㎡의 경우, 104동 14층에 있는 6가구 중 5가구의 올해 공시가격은 9억1000만 원으로 책정된 반면, 나머지 1가구는 8억9100만 원으로 공시가격이 나와 종부세 대상에서 피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 동일면적임에도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에 전문가를 중심으로 급등한 공시가격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 근거가 불분명한 만큼 전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야당 “보유세 폭탄” vs 여당 “가짜뉴스”
정부, 오는 4월 말 ‘공시가격 산정근거’ 공개할 듯

상황이 이러자 정치권 역시 공시가격 인상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며 강한 이견차를 보이는 모습이다.

먼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종부세를 비롯한 재산세 등 ‘보유세 폭탄’이 우려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마디로 25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집값 폭등은 막지 못했고 되레 세금 걷기에 혈안이 돼 애꿎은 서민들만 부담이 늘게 생겼다는 비판이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정부가 시장 안정화의 필수적인 주택 공급은 제대로 하지도 않고 공시가격 상승으로 인한 증세에 몰두하고 있다”며 “6억 원 이하 공동주택 대부분이 특례세율 적용으로 재산세 부담이 준다고 주장하지만 서울 강북구나 도봉구 등 집값이 싼 지역들도 재산세에 보유세까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조해진 의원도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을 올려놓은 것도 모자라 공시가격까지 올려 국민들에게 증세의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면서 “공시가격 산정 기준이나 근거, 방법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세금폭탄’은 ‘가짜뉴스’라며 반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경협 의원은 “팩트체크를 해보면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작년 69%에서 올해 70.2%로 단 1.2%p 상승한 것일 뿐 공시가격을 대폭 올려 세금폭탄을 맞았다는 보도는 명백히 가짜뉴스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체 주택의 92.1%를 차지하는 공시가 6억 원 이하의 경우 재산세 부담이 지난해 보다 감소하고,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는 재산세 20∼40%가 세액 공제된다는 점은 왜 언급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웅래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실제 가격과 공시가격 일치화 작업은 결국에는 해야 하지만 현재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 공시지가 현실화율 마저 급격하게 인상된다면 과도한 보유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적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고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공시지가 현실화를 일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진 의원 역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가격이 3.01%p 상승한 반면, 공시가격은 19% 상승한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이 좀 더 형평성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법안도 발의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현지의 실정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는 지방자지단체에 가격공시 업무 및 권한을 위임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지난 8일 대표발의 했다.

홍 의원은 “최근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의 가격산정업무와 관련해 정당한 사유 없이 공시가격을 산정하지 않거나 필수검증 대상 토지를 가격검증에서 누락하는 사례를 지적하면서 국토부가 지도ㆍ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주의요구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시가격은 조세ㆍ부담금의 근거가 돼 국민의 재산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실제 시세간의 괴리가 발생해 국민의 신뢰도가 저하되고 있다”며 “조사ㆍ산정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등의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의 사정을 비교적 잘 파악할 수 있는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국토부 장관의 지도ㆍ감독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국민의 부담과 조세형평의 측면에서 오류 없이 정확한 조사가 기반 되도록 현장조사를 강화해 부동산 공시가격상의 오류와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공시가격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다음 달(4월) 29일 ‘공시가격 산정근거’를 공개한다. 이달 21일 국토부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대한 주택 소유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가 끝나면, 공시가격을 결정ㆍ공시함과 동시에 전국 공동주택 1420만5075가구에 대한 공시가격 산정근거 역시 함께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19.08%로 14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며 이에 대한 주택 소유자들의 반발이 상당한 가운데 산정근거 공개로 계속되는 논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업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 여야가 최근 발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과 관련해 첨예한 공방을 벌이는 등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