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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다각적 대안 마련 동반돼야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정부가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 26일 법무부는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1세 낮추는 내용을 담은 「소년법」 및 「형법」 개정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TF’를 운영했다. 이번 법 개정 절차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다.

현재까지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지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뜻한다. 이들은 살인, 강도 등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 대신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을 받는다. 가장 무거운 처분을 받아도 2년간 소년원에 다녀올 뿐 전과 기록은 남지 않는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앞으로는 13세에 해당하는 중학교 1ㆍ2학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정부가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낮춘 이유는 최근 5년간 소년 인구(10세~18세)가 감소하고 촉법소년 범죄가 매년 증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당시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여야 모두 관련 법 개정안을 공개한 바 있다.

이달 26일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촉법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2017년 7897건에서 지난해 1만2502건으로 늘었다. 그중 강력 범죄는 2005년 2.3%에서 2020년 4.86%로 급증했다. 지난해 범죄를 저질러 보호처분을 받은 건수는 12세 749건, 13세 2995건, 14세 3344건으로 집계됐다. 살인ㆍ성폭력 등 흉악 범죄도 매년 400건 안팎으로 발생했다. 촉법소년임을 과시하며 파출소를 찾아가 난동을 부리거나 점주를 폭행한 사례도 있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부정적인 낙인 효과 확대 등을 이유로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관련 법 개정안이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아동 권리에 관한 협약’ 등이 요구하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법무부는 소년 범죄 전과 조회 제한, 검찰 전담 부서 설치 등 여러 보완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범죄를 일으킨 13세가 취학ㆍ취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전과 조회가 되지 않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관련 법 개정 이후에도 형사처벌 대상은 계획적 살인범이나 반복적 흉악범 등에 한정된다.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소년의 신체ㆍ정신 성숙이 빨라지면서 형사처벌 의식이 가능한 연령도 낮아져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 필요성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또 함께 생각해야 할 점은 이 같은 처벌 강화가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처벌을 강화해도 소년 범죄가 줄지 않았던 해외 사례 등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 더불어 소년 범죄 발생 원인에 대한 세밀한 분석, 수용시설의 환경 개선, 재범 방지 프로그램 등 손질돼야 할 정책이 한둘 아니다.

정부는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해 단순하게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낮추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관련 부처와 긴밀히 머리를 맞대고 다각적 대응 방안을 내놔야 한다. 이번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을 마침표가 아닌 시작이라고 여겨 더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는 건 어떨까. 정부가 촉법소년에 대해 계속 관심을 기울여 촉법소년 범죄 증가를 잠재우고 재범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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