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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환경 훼손 최소화로 논란 잠재워야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강원 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이 조건부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사실상 추진이 확정됐다. 그러나 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27일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동의했다.

이 사업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 본격화됐다. 2015년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위원회는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환경부가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을 요구하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에는 양양군이 보완을 거쳐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했고 환경부는 부동의 결정을 통보했다. 그러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 이 사업의 정상 추진을 약속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오늘에 이르렀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설악산 주봉인 대청봉의 왼쪽 봉우리인 끝 청(해발 1408m) 사이 3.5km 구간에 설치될 예정이다. 오색케이블카 설치 예정지는 국내에서 가장 생태계가 우수해 산양, 삵, 담비, 하늘다람쥐 등 법정보호종의 서식지다.

이곳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백두대간 보호지역 핵심구역, 천연보호구역 등에 여러 자연 보호구역으로 지정됐을 만큼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강원과 양양군이 1980년대 초부터 숙원사업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좌절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설악산 케이블카 조건부 결정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이 환경 훼손을 이유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주무 부처가 허가했다.

국내에서 가장 생태 경관이 뛰어난 지역인 설악산에서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허용됨에 따라 다른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우후죽순 설치될 위험성도 커졌다. 이번 설악산 사례를 계기로 지리산 등 국내 명산에서 유사한 요구가 밀려들 텐데 이를 막을 명분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고 있거나 논의된 적이 있는 국립공원은 지리산, 북한산 등 5곳이나 된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명분 중 하나인 지역경제 활성화의 효과도 미지수다. 강원은 설악산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관광객 174만 명 유치가 가능하고 1287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1989년 케이블카 설치가 허가돼 1997년 운영을 시작한 전북 덕유산의 사례를 보면 경제적 효과는 크게 없었다. 통계청의 국립공원 기본 통계를 보면 케이블카 운영을 시작한 1997년 이후 덕유산 탐방객 수는 대체로 케이블카 설치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어떤 형태로든 자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환경부의 설립 이유는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이지 자연을 개발시키기 위해서는 아니다. 국립공원은 정부가 최우선으로 보전해야 할 생태계의 보고이자 후세에 물려줘야 할 자원이다. 정부는 국립공원의 가치와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정부는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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