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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다수 상가 중 조합 설립 미동의 상가 ‘분할제척’ 적법

   
▲ 개포시영아파트 조합이 상가 부분 분할 소송에서 승소했다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재건축사업 추진 시 단지 내 상가는 한 동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단지 내 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상가만을 분할하기는 상당히 까다롭다는 게 유관 업계 종사자 다수 의견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제16조제2항에 명시된 ‘복리시설의 경우에는 주택단지 안의 복리시설 전체를 하나의 동으로 본다’는 규정에 따라 그동안 상가 전체는 하나의 동으로 인식돼 왔다. 이에 따라 상가 소유자 전체가 아닌 일부 상가 소유자만 반대하게 될 시 「민법」에 의거해 분할을 하든지, 시간이 지체되더라도 해당 상가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내는 수밖에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판도를 뒤집는 판결이 나왔다. 위 조항은 조합 설립에 필요한 것일 뿐 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는 상가를 배제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조항은 아니라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이었다. 무엇보다 단지 내 상가가 여러 개일 경우 사업에 반대하는 특정 상가를 ‘토지분할’ 청구 대상인 ‘일부 토지’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개포시영 재건축 추진위, 단지 내 일부 상가 대상으로 공유물 분할 소송 제기

상가 측 ‘상가는 하나의 동’ 조항 앞세워 반발하자 법원 “조합 설립을 위한 조항” 일축

단지 내에 상가가 여럿 있는 재건축 현장에서 조합 설립에 반대하는 일부 상가를 분할 제척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최초로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하 서울중앙지법) 제32민사부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이하 개포시영) 재건축 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재건축사업에 반대하는 주상가 소유자들에게 한 ‘공유물 분할’ 소송에서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지난 5일 밝혔다. ‘공유물 분할’이란 공유 관계를 종료하기 위해 공유물을 지분에 따라 나누는 절차를 뜻한다.

개포시영 추진위(현재는 조합)는 조합 설립을 위해 동의서를 징구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주상가 소유자 104명의 동의서를 받지 못해 조합설립동의율을 충족하지 못했다. 도정법 제16조제2항에 따르면 조합설립동의율(각 동별 구분소유자 2/3 이상 및 토지 면적의 1/2 이상, 전체 구분소유자 및 토지 면적의 3/4 이상)을 충족한 뒤 관할관청의 인가를 받아야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이에 추진위는 일부 주상가 소유자들의 반대가 지속되면, 향후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에서 진척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한 나머지, 근린상가 4개 동(▲주상가 ▲목욕탕 ▲어린이집 ▲쌀집) 중 ‘주상가 소유자들의 면적 2520㎡ 일대’를 ‘조합 설립에 찬성했던 아파트 구분소유자 및 나머지 근린상가 소유자 면적 11만482㎡ 일대’와 구분하기 위해 2013년 3월 서울중앙지법에 상가 분할 소송을 냈다.

그러나 주상가 소유자들은 원고 측의 소송에 대해, 도정법의 조합설립인가 관련 조항을 위반하는 부적법한 행태라며 반발했다. 이들이 근거로 삼은 도정법 제16조제2항에는 ‘동의율 산정에 있어 복리시설의 경우에 주택 단지 안의 복리시설 전체를 하나의 동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원고 측의 상가 분할 소송이 단지 내 복리시설 전체 소유자(근린상가 4개 동)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일부분인 주상가 소유자만을 대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법에 위배되는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또한 이들은 원고 측이 나머지 아파트 구분소유자들과 상가 소유자에게 토지 분할에 대한 동의를 묻지 않은 점은 공유물인 상가의 분할 요건에 위배되기 때문에 도정법 제41조제2항(사업시행자가 토지 분할을 청구할 때 토지 분할 대상의 주체인 토지등소유자와 협의해야 한다)에 위배될 뿐더러, 소권(법원에 소를 제기해 심판을 구하는 당사자의 권능)을 남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나섰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주상가 소유자들이 원고의 소에 대해 도정법을 내세워 조목조목 반박한 것에 대해 법원 또한 도정법에 의거해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우선 법원은 도정법 제16조제2항에 근거해 조합설립동의율을 산정할 때 ‘복리시설 전체’를 ‘하나의 동’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도정법 제41조제1항(사업시행자는 제16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조합 설립의 동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분할하고자 하는 토지 면적이 같은 법 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면적에 미달되더라도 토지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을 들어 반박했다. 법원은 도정법 제41조제1항에서 말하는 ‘분할하고자 하는 토지 면적’이 한 동으로서 ‘복리시설 전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 즉 ‘토지 분할을 골자로 다룬 도정법 제41조는 조합 설립을 원활하게 하도록 돕는 특례 규정’이라는 것을 명시한 셈이다. 연장선상에서 토지 분할 청구를 할 때 다른 토지등소유자와 협의하지 않아 도정법 제41조제2항을 위배했다는 논지에 대해서도 그것의 다음 항인 도정법 제41조제3항(사업시행자는 제2항에 의한 토지 분할 협의가 성립되지 않은 경우 법원에 토지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을 들어 원고의 토지 분할 청구는 적법하다고 봤다.

법원은 이러한 결론에 다다른 배경에 대해 ▲주상가 소유자들이 2012년 12월 협의 주체로서 ‘상가소유주협의회’를 발족한 점 ▲원고는 2013년 1월부터 2월까지 주상가의 재건축사업 참여를 논하기 위한 실무 회의를 10여 차례를 개최한 점 ▲위 실무 회의에서 개포시영 재건축사업에 대한 설명이 이뤄지고 동의할 것을 촉구한 점 ▲주상가 소유자들 중 일부는 회의에 참석치 않았고, 원고 측이 제시한 주상가의 대지지분당 권리가액 등에 대해 주상가 소유자들이 동의하지 않은 점 ▲주상가 소유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토지등소유자들의 조합 설립에 대한 동의가 거의 이뤄짐에 따라 주상가 소유자들에게 토지 분할 청구를 하겠다고 의사를 피력한 점 ▲원고의 소 제기 이후에도 원고와 주상가 소유자 사이에 토지 분할의 대상ㆍ면적ㆍ방식 등에 관한 견해가 일치하지 않아 사실상 협의의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보여진 점 ▲원고 측이 협의를 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계속해서 항변(「민사소송법」상 방어방법 중 하나로 상대편 주장을 배척하는 일)을 한 점을 들었으며 이러한 이유로 협의가 성립되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합 “이번 승소는 지연되던 사업 진행에 활력을 가져올 것"

이번 ‘주상가 분할 판결’은 개포시영 재건축에 중대한 의미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관리처분 단계에 돌입한 개포시영이지만 이제껏 상가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 사업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앞만 보고 갈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개포시영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조합 설립 이전 주상가 소유자들은 상가의 잠정적인 평가를 통해 이뤄진 평가 금액보다 훨씬 더 높은 보상금(가구당 추가부담금 2000만 원)을 요구하면서 이들과의 관계는 틀어졌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합설립동의서를 징구할 시점에도 조합-상가 간 상가 보상금이 합의되지 않음에 따라 조합설립동의율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들이 요구한 상가 보상 금액에 그대로 응하면 기존 아파트 조합원들의 추가부담금이 늘어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상가 분할 소송을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어진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주상가 측이 적극적으로 소송에 응하지 않아 소송이 길어졌으며, 이에 따라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그로 인한 조합 측 손실도 크다는 전언이다. 개포시영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개포지구 내 주요 저층 단지(개포주공1~4단지, 개포시영)는 2014년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달려온 단지들이다. 물론 이번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적용이 또다시 유예되면서 한숨 돌렸지만 적용 유무를 떠나서 상가 문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 추진 속도에서 밀리면 사업 시기 조정 대상이 되거나, 매매가격 하락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다분히 존재했다”며 “비록 1심 소송이 지연됐고 항소심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개포시영 조합 측은 이번 승소를 통해 얻은 것은 크다고 생각한다. 대다수 조합들은 보상금을 얻기 위한 상가 측의 의도적인 소송 지연 등에 노출돼 있는데 이번 판결은 이 같은 행태에 제동을 거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각계 반응은…

이번 판결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아직 1심 판결일 뿐이라 향후 추이도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은 상가 측의 ‘반대를 위한 반대’ 혹은 ‘더 큰 보상을 바라며 행하는 반대’ 등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수단을 ‘처음’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이번 소송을 승리로 이끈 법무법인 산하의 김래현 변호사는 “상가 측의 공정하지 못한 요구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조합과 상가 양측이 서로 대등한 조건에서 상호 정당한 권리행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상가 측 불공정 요구에 대한 대처 방안… 합리적이고 실질적 강구책 마련하는 계기 되었으면”

김래현 법무법인 산하 수석변호사

   

▲ 법무법인 산하 수석변호사 (도시정비사업팀장)/아유경제 편집인

재건축사업에서 상가 측과 아파트 주민 간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분쟁은 끊임없이 발생한다. 그런데 상가 측이 지위를 남용해 재건축을 원하는 조합과의 협상에 의도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든지, 턱없이 높은 상가 보상금을 요구할 때 그동안 이에 대처할 방법이 매우 부족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쳐 상가의 공정하지 못한 요구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의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조합과 상가 양측이 대등한 조건에서 서로에게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원천이 됐으면 좋겠다.

물론 곳곳에서 항소를 예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현재 개포시영 상가 측에서 항소를 했던 인원의 절반 정도가 소를 취하한 상태다. 자신들이 옳다고 여기는 법리적인 쟁점이 더 이상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 인식한 것이다. 추후에 이뤄질 양측의 협상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조합 측에서는 상가 소유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요구할 시 다시 통합 재건축에 대한 의사도 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상가 소유자들은 이전과는 달리 보다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강구책을 구하도록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분할하는 것은 잘한 일”

개포주공3단지 장영수 조합장

“개포시영과 우리 3단지 둘 다 상가를 가진 단지이지만, 개포시영의 경우 조합 설립 자체를 상가 측이 반대함에 따라 조합설립동의율을 충족하지 못해 분할을 택했다. 반면에 우리 3단지는 조합 설립에 기존 상가 소유주들이 100% 동의를 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감정평가금액에서 2.5배가 넘는 금액을 요구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는 최대한 분할을 하지 않도록 하는 쪽을 택할 것이며 상가 소유주들과 상가 보상 금액에 대한 협의를 계속 이뤄 나갈 방침이다.

“아직은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할 때”

반면 이번 판결에 대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입장도 나온다. 이후 항소심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상가 측이 소송을 통해 발목을 잡을 경우 사업 지연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A공인중개사

이번 판결 결과를 섣불리 판단ㆍ해석해서는 안 된다. 상가가 이에 불응할 경우 항소심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상가 조합원들의 경우 감정평가 금액이 낮게 나오고 영업 부분에 대한 권리도 과소평가되는 게 불만이기 때문에 그들 스스로 감정평가를 받는 부분에 있어서 영업에 대한 권리를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원래 개포시영의 경우 작년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상가 문제 해결을 위해 집중해온 것으로 안다. 그 결과 이번 판결을 승소로 이끌었지만 상가 문제가 완전하게 처리됐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아직은 좀 더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B정비사업 전문가

분할만이 상가 문제의 ‘묘안’라고는 볼 수 없다. 이번 판결의 경우 실제로 조합원들이 승소를 이뤄 냈지만 이후 상가 측에서 항소할 수 있는 여지도 남아 있기 때문에 2심, 3심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항소의 경우 주상가 소유자 중 한 명만 소를 제기해도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년간 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사업 지연으로 인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합은 조합대로, 상가는 상가대로 피해를 입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외려 조합 측은 이 시점에서 상가 측을 상대로 현실적인 협상을 이끌어 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번 경우와 달리 소규모 재건축 단지의 경우에는 승소를 얻어내기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면이 많다. 개포시영의 경우 2000가구 가까이 되는 대형 단지이기 때문에, 상가 비율이 10%를 넘지 않아 조합 측이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소규모 아파트 단지들에서의 상가 문제는 상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소송을 제기해도 분할을 이루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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