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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역설(2)… ‘기존’ 주택시장 침체될수록 ‘신규’ 분양시장은 활기?!

   
▲ 지난달 26일 제173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 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제공=기획재정부>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최근 ‘빚내서 집 사라’고 외치던 정부가 이를 철회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구입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탓에 수요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기존 주택시장은 ‘거래 빙하기’로 접어들고 있다. 반면 신규 분양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다수의 유관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7ㆍ22대책)’ 발표 이후 시장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기도 했으나 7ㆍ22대책이 본격 적용되는 내년 1월 이전까지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7ㆍ22대책의 영향을 피할 수 있는 집단대출(일정 기준 이상 조건을 충족하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이뤄지는 대출로, 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대표적)을 이용해 분양시장으로 뛰어드는 수요까지 더해질 경우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7ㆍ22대책 발표 후 매수ㆍ매도자들 ‘눈치작전’ 돌입
매물 숨바꼭질에 전세난 겹쳐 아파트 거래량 ‘감소’
“대출 받기 어려워지기 전에 받자”… 가계 대출 ‘급증’

지난 7월 22일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빚이 폭등하자 정부로서도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대외적인 위험 요인에 대비키 위해 가계 빚 총량 관리에 착수한 ‘신호탄’이다.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 관리 방안은 자신의 상환 능력 내에서 처음부터 빚을 갚아 나가는 방식으로, 크게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 대책을 내년 1월부터 은행 스스로 주택대출 지침을 만들어 적용토록 했다. 이렇게 되면 대출 받는 사람은 이자와 원금을 함께 갚아야 해 초기 부담이 커진다.

이 대책이 발표된 이후 기존 주택시장에서는 거래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여름 휴가철 비수기란 계절적 요인과 여전히 부담스러운 매매가격으로 수요자들은 관망세로 접어든 반면, 정부의 연이은 규제 완화로 기대감이 커진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반포주공1단지, 서초한양, 신반포15차 등이 위치한 서울 서초구 반포ㆍ잠원동 일대는 거래가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시장이 위축됐다. 반포주공1단지(전용 72ㆍ107㎡)는 지난 2월 11억원 후반대로 실거래 됐지만 현재는 13억원을 웃돈다. 삼호가든3차(전용 107㎡)의 경우 올해 초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후 최근 1억원 이상 오른 11억5000만~11억7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강남구 개포지구를 필두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로 가을 전세난이 예고되면서 세입자들은 전셋집을 구하기도 어렵고 이에 집을 사려는데 매물도 없고 매물이 있더라도 값이 비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7ㆍ22대책으로 자금난까지 더해지면 이러한 상황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세난이 가중될수록 세입자의 매매 수요 전환이 늘어날 것이므로 이러한 예측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초저금리 시대에 빠른 월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가을철 이사 수요에 강남 재건축 이주까지 더해져 ‘전세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강남3구와 강동구에서만 강남구 개포시영과 개포주공3단지,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 등 6개 단지 6800여 가구가 이주할 예정이다.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거래량은 줄겠지만 가격은 그대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책 시행이 다가올수록 투자자들은 추격 매수를 꺼리고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도 점차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아무리 매매가가 고공행진 한다 해도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넘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되레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9~12월 신규 분양 ‘골드러시’… 이달에만 6만6000여 가구 풀려
업계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늘고 내년 상반기 가격 조정 가능성 높아”

   
▲ 9월 주요 공급 예정 단지 [표]

매물은 줄고 전세난까지 겹친 가운데 7ㆍ22대책 시행 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들이 이동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신규 분양시장에선 상반기와 같은 분양ㆍ청약 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청약 1순위 시기 단축과 재당첨금지제의 폐지로 청약 문턱이 낮아진 데다 저금리로 아파트 중도금 대출 부담도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한편에선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식 신규 분양으로 올 9~12월 분양시장은 ‘골드러시’를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추석을 전후한 이달과 다음 달 수도권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질 예정이라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질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분양 예정 단지는 전체 6만6110가구로, 최근 3년 9월 평균 분양 물량(2만2696가구)보다 4만3414가구나 더 많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도 13곳이나 시장에 풀린다. 수도권에서만 4만6276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특히 서울에선 ▲서초구 반포동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삼호가든4차 재건축)’ 751가구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서초우성2차 재건축)’ 593가구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9510가구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답십리미드카운티(답십리18구역 재개발)’ 1009가구 ▲동대문구 전농동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전농11구역 재개발)’ 584가구 ▲성동구 금호동 ‘e편한세상신금호(금호15구역 재개발)’ 1330가구 ▲성동구 금호동 ‘힐스테이트금호(금호20구역 재개발)’ 606가구 등 인기가 높은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들이 대거 출시돼 시장 열기를 더욱 높일 전망이다.

하지만 ‘도미노’ 식 분양으로 공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엔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프리미엄을 노린 단기 투자자가 많아 분양권 처분 물건이 늘어나면서 공급과잉 지역을 중심으로 일정 기간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이 추세가 2016년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뚜렷한 근거는 없다”며 “다만 지금처럼 가계 부채는 터지기 직전의 ‘뇌관’이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정부가 내놓을 대책은 한계가 분명해 뇌관이 터지게 되면 호황인 분양시장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니 인터뷰]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대표

   
 
현재 부동산시장은 7ㆍ22대책으로 인해 기존 주택시장과 및 신규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대책이 본격 시행되는 내년 1월, 내 집 마련을 꿈꾸던 무주택자들이 전세시장으로 다시 발길을 돌리진 않을지, 올해 과잉 공급으로 인해 미분양이 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정부의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본보는 부동산 전문가인 부동산부테크연구소의 김부성 대표로부터 가계 부채 종합 관리 방안이 시행됨으로써 향후 전개될 부동산시장의 전망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시장 양극화 심화… ‘돌발’ 대책인 7ㆍ22대책으로 시장 혼란 가중”
“무주택자, ‘내 집 마련이냐 전월세 난민이냐’ 기로에… 관망세 지속”
“매매시장 정상화ㆍ전세시장 안정 도모해야… 추가 규제 완화는 필요”

부동산부테크연구소의 김부성 대표는 “7ㆍ22대책으로 인해 시장의 양극화는 한동안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분양시장은 청약 제도 개편, 전셋값 급등, 초저금리 기조,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등으로 앞서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7ㆍ22대책이 시행될 내년 1월 전까진 대출 규제 강화를 피한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릴 것이나 기존 주택시장은 매물이 없어지고 전세난까지 겹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한 이 대책으로 인해 주택 매수 수요자들의 심리적 위축 및 가용 자금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매매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통해 급매물을 매수하면서 시세 차익을 얻는 부작용 등도 발생할 것이며, 주택 거래량이 감소될 것”이라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완연한 상태에서 대출을 갑자기 조이는 돌발 대책으로 인한 매수자들의 관망세와 무주택자들의 혼란이 급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되면서 미국 금리 인상 여부와 국내 경기 회복세 여부 등을 관망하고 지켜보겠다는 수요자들이 증가해 추석 전후에서 내년 초 7ㆍ22대책이 본격 시행되는 시점까지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편으론 여전히 초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상가, 오피스텔 등의 거래는 활기를 띨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내년 이후 주택 거래가 줄어들면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전세 수요로 돌아설 경우 전세가는 내년부터 다시 폭등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심화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어 7ㆍ22대책의 수정ㆍ보완이나 이에 대한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 정부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가적으로 완화해야 할 규제에 대해 김 대표는 “다주택자들을 옥죄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수정ㆍ보완해야 한다. 종부세 과세 기준을 1주택자와 2주택 이상자 간 차별(1주택자 공시가격 9억원 이상, 2주택 이상자 공시가격 6억원 이상)을 없애고 동시에 과세표준을 10억원 이상으로 상향해 (예비)다주택자들로 하여금 주택 매수를 통한 임대 물량 공급을 늘려 매매시장 정상화와 전세시장 안정화를 동시에 도모해야 한다”며 “장기보유특별공제 경우에도 다주택자들의 차별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한 “특히 예정된 규제 강화에 대한 범위에서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규제 완화는 저금리를 통한 20~30대 내 집 마련 수요자들에게 즉각적인 원금 상환의 부담을 주지 않으며, 분할 상환이나 거치기간을 둬 수요자들이 전세에서 내 집 마련으로의 전환을 망설이지 않게끔 유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수진 기자  vkdnejekd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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