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5월 준공 예정인 성수트리마제. 지상 47층 아파트 4개동 688가구로 지어진다. <사진=아유경제 DB>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가 재조명받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를 비롯한 다수의 도시재정비사업이 ‘2030 서울플랜(도시기본계획)’에 의거,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층수가 35층 이하로 제한된 상황에서 성수재정비촉진지구(성수지구)는 적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2011년 2월, 서울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한강르네상스(한강공공성 회복선언)’ 구상에 따라 이 일대를 제1종지구단위계획을 적용한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확정한 뒤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 특별계획구역(1~4지구)인 성덕정5길(성수1가1동) 일대 53만399㎡에 허가된 층수는 ‘최고 50층 이하(평균 30층)’가 적용된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한강르네상스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전략정비구역은 대부분 해제됐다. 그동안 개발이 성사된 곳은 2015년 준공한 ‘이촌동래미안첼리투스’ 정도다. 그 이유는 공공에 무상으로 제공해야 하는 기부채납 비율이 일반 도시재정비사업의 2배인 약 25%에 달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성수지구는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다른 지역과 달리 재개발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설립됐고,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고 50층 높이까지 주거시설을 허용하는 내용의 정비구역 지정(안)이 통과돼 2011년 고시까지 마무리된 것이다.

일반주거지역의 최고 높이를 35층으로 규제하는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인 ‘2030서울플랜’은 그로부터 3년 뒤인 2014년 확정됐다. 성수지구가 35층 규제를 다행히 비껴갈 수 있던 이유다. 압구정동 일대와 반대의 경우다. 압구정동은 같은 시기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추진위조차 설립되지 못하면서 2013년 8월 전략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따라서 압구정동은 2030플랜에 따라 최고 35층 높이로 재건축하는 내용을 담은 지구단위계획 심의를 이르면 오는 5월께 받을 예정이다.

한강변에 초고층 주거시설을 건립하는 데 반대하는 서울시도 일단 기존 정비계획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현행 도시계획 기준에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의 50층 계획이 부합하지 않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제동을 걸 제도적 수단이 마땅치 않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성수지구의 50층 개발 계획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초고층 재건축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에 대한 규제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과 42~50층 재건축을 추진했다가 서울시의 ‘35층’ 고집에 백기를 들고 말았던 잠실주공5단지ㆍ반포주공1단지 등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성수지구가 사업시행인가까지 2030플랜을 피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건축심의 과정에서 일부 높이 계획이 수정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 도시재정비업계 관계자는 “건축심의가 완료돼야 높이 계획이 확정되는 것인데 서울시의 규제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일반적인 도시재정비사업의 약 2배에 이르는 25%의 기부채납 비율도 변수다. 압구정ㆍ여의도 등이 50층 재건축 기회를 놓친 것은 과도한 기부채납 비율도 큰 이유였다. 따라서 성수지구 조합들에서도 사업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어 이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예정된 성수4지구에 대한 건축심의가 ‘50층 개발’ 성사 여부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곳은 성수지구 내 4개 구역 가운데 가장 추진 속도가 빠른 곳으로, 조합은 올해 안에 건축심의를 받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성수지구와 관련된 사항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우선 건축심의가 들어오면 2030플랜에 의한 높이 계획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관계부서와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50층으로 진행될 경우 성수지구는 지하철 2ㆍ7호선ㆍ분당선 등 트리플역세권에다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점이 초고층 허가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유관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아울러 서울숲, 어린이대공원, 뚝섬한강공원 등 녹지도 풍부해 (예비) 투자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 형국이다.

성수지구 내 이미 개발이 진행 중인 다수의 사례는 이 같은 입지 호재를 입증하고 있다. 두산건설이 시공을 맡은 ▲성수트리마제가 대표적 사례다. 오는 5월 준공 예정인 ‘성수트리마제’는 지상 47층 아파트 4개동 688가구로 지어진다.

조현우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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