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가 반포ㆍ서초ㆍ여의도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 대상지로 선정해 이곳에 속한 재건축 사업지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곳은 ‘여의도 아파트지구’다.

한 도시재정비사업 전문가는 “대부분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사업 진행이 후반부에 접어든 반포ㆍ서초와는 달리 여의도의 경우 갓 걸음마를 뗀 사업장이 많다보니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으로 인한 서업 지연 등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특히 부동산신탁 방식을 도입해 신속한 사업 추진을 기대했던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실망이 큰 모양새다. 지난 17일 한 추진위 관계자는 “우리가 신탁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2018년 시행될 예정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피하기 위해서였다”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는 조합원에게 부담을 지우는 만큼 추진위는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한 방법을 도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지난 1월 21일 사업시행자 지정을 위한 동의서 접수를 개시했으며, 지난 2월 10일 기준 50.4%를 넘긴 뒤 지난달(3월) 11일 마침내 주민 동의율 75%를 달성한바 있다. 게다가 안전진단 심사 이후 사업자 지정 신청해 본격적으로 재건축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던 터라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 대상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에 추진위 및 주민들, 업계 이해관계자 등의 실망이 컸을 것이란 전언이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한 토지등소유자는 “앞서 서울시에서 압구정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에 포함시킬 당시 여의도 아파트지구를 지구단위계획 대상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귀띔을 해줘 그다지 충격은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추후 지구단위계획(안) 수립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이제 막 활기차게 시작하려던 사업에 김이 빠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토지등소유자는 “서울시가 여의도 아파트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꼭 열었으면 좋겠다”며 “도시재정비사업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전체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이 많다. 또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시의 빠른 대처가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안)의 수립 과정은 최소 12~18개월가량 시간이 필요해 사업 지연 등의 문제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전 단계인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비롯한 여의도 아파트지구 11개 단지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피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전반의 중론이다.

이처럼 재건축시장에 또 한 번의 폭풍을 몰고 온 서울시는 “업계 및 재건축 사업지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해 만든 지구단위계획이 아니다. 사업 진행은 막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아직까지 기본적인 지구단위계획이 나온 바 없고, 이른바 ‘재건축 가이드라인’이다보니 지구단위계획 연구와 자료 조사, 주민의견 수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따라서 여의도 시범아파트 포함, 초기 단계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대거 분포된 여의도 아파트지구의 앞날에 시의 지구단위계획이 득(得)이 될 것인지, 실(實)이 될 것인지 업계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민수진 기자  vkdnejekd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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