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재건축)가 정비계획과 관련해 단지 중앙 최고 층수 ‘50층’을 포기하고 ‘35층’으로 한 걸음 물러섰음에도 계속되는 인허가권자의 제동에 고배를 마시고 있다.

업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대선 전날인 지난 8일 오전 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는 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잠실5단지 정비계획 변경(안)을 심사했다. 하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으며 추가 논의를 위해 소위원회를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지난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 산하 현장 소위원회 현장실사를 한 차례 받은 바 있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은 원래 이번 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본 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이 같은 조합 측의 계획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조합에 요청한 보완 사안 이행 여부를 검토하고자 이날 소위원회를 개최한 도계위는 여전히 문제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부각된 문제는 조합이 층수 상향을 계획한 잠실역 주변 종상향 추진 지역의 공간 활용이다. 그동안 잠실5단지 조합은 잠실역 인근 4개 동을 35층 이상(50층 이하)으로 재건축할 수 있도록 해당 용지의 용도를 준주거로 종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소위원회 심사에서 잠실역 주변이 도시기본계획(2030서울플랜)에 지정된 ‘광역중심’ 지역이라는 점을 근거로 종상향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지난 심사에 이어 이번에도 MICE 산업(▲Meetingㆍ기업 회의 ▲Incentive tripㆍ포상 관광 ▲Conventionㆍ컨벤션 ▲Exhibitionㆍ전시회 등을 주축으로 한 서비스 산업) 관련 공간 등 잠실 ‘광역중심’ 기능을 강화할 시설ㆍ교통 체계를 보완해 종상향 지역에 적용해야 한다는 같은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도계위는 현재 계획된 공간 활용이 타당한지를 놓고 아직 소위원회에서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으며 이날 소위에서도 일반 판매시설이 많아 다른 주상복합과 차별화가 안 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소위원회 심의를 한 차례 더 거쳐야 하는 잠실5단지 정비계획의 행보는 더욱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달 첫째 주와 셋째 주에 도계위 전체회의가 열리는데 첫째 주 도계위에 상정하려면 규정상 회의 10일 전에는 요청해야 되기 때문에 이달 셋째 주 상정은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다.

이에 잠실5단지 정비계획은 후속 소위원회 심의를 완벽하게 통과한다는 전제하에 일러야 오는 6월 첫째 주 도계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계획 심의가 계속해서 늦춰지면서 조합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문제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적용이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초과이익환수법 대상이 돼 부담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피하려면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사업시행인가 단계에서 관리처분인가 신청까지 도달하는 데 일반적으로 8개월 정도는 소요되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임을 고려하면 잠실주공5단지는 이미 안정된 시간 궤도를 이탈했다.

이번 도계위 심사를 통과해 부분 층수 제고를 이룬다 해도 초과이익환수법 적용 대상이 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아지는 형국이어서 조합의 우려는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는 형국이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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