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상수지 흑자가 통화 가치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늘었고 원화가 고평가됐던 기간에 도리어 흑자 폭이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막대한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는 미국 측 주장을 반박할 근거로 주목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2002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의 원화가치와 경상수지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도출됐다.

이에 따르면 보고서는 생산성과 교역 조건, 실질금리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실질균형환율’을 추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원화가치 변동을 분석했다. 실례로 원화의 실질가치를 나타내는 실질환율이 실질균형환율보다 높으면 원화가 저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통화가치와 경상수지 관계를 분석한 결과, 경상수지 흑자는 2011년 이후 통화가치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념과 달리 원화가 고평가됐던 2012년 4분기~2015년 2분기에는 경상수지 흑자율이 오히려 더 상승세를 탔다. 

경상수지 구성 항목에서 ‘상품 수입’이 원화가치보다는 국내 내수의 구조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는 한국이 인위적인 원화가치 약세를 통해 막대한 경상흑자를 냈을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미국 재무부의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미국 재무부는 이 같은 주장을 근거로 지난해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바 있다.

민수진 기자  vkdnejekd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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