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 11일 교육부ㆍ법무부ㆍ국방부ㆍ환경부ㆍ고용노동부 등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이 대거 기용됐다. 각 분야에서 문 대통령 기조에 맞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이 중에는 신상과 관련해 청와대 재검증 절차를 거쳤던 후보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에서는 “면면으로 볼 때 개인 신상과 ‘코드’ 문제 등 논란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날로 17개 부처 중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가 발표됐다. 이 중 김동연 기재부 장관만 청문회를 마치고 정식 임명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교육감 시절 무상 급식 정책을 추진했고,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냈다. 검찰 개혁과 관련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는 문 대통령 ‘멘토’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명됐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법무부 ‘탈(脫)검찰화’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문재인 캠프 국방안보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국방 기득권 개혁을 위해 ‘비(非)육사’ 국방장관 방침을 밝혀 왔다.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은경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명됐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비서관 등을 지낸 김 후보자는 문재인 캠프 통합추진위원회 자문위원 출신이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는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지명됐다. 조 후보자는 문재인 캠프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부소장을 맡았었다.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민주당 의원 4명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2일 만에야 추가로 장관 인사를 발표했다. 그만큼 내부 검증 과정이 오래 걸렸다. 청와대는 이날 조대엽 후보자의 음주 운전, 송영무 후보자의 위장 전입 사실을 먼저 공개하면서 “청문회에서 다뤄질 문제”라고 했다. 김상곤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청와대 내부 기준으로는 철저히 봤다”고 했다. 표절 논란이 생길 논문이 있다는 얘기다.

여당인 민주당 일각에서도 “민주당이 야당 시절 비판했던 음주 운전이나 문 대통령이 강조한 ‘공직 배제 5대 비리’에 해당되는 흠결을 청문회에서 어떻게 방어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장관 인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보고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청문회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발표된 장관 후보자 가운데 이날 지명된 5명의 후보자와 4명의 현역 민주당 의원 출신 장관 후보자 등 9명이 현 정권 창출 ‘공신(功臣) 그룹’이라 할 수 있다.

청와대는 이날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차관급이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국세청장 후보자에는 한승희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명했다. 환경부 차관에는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장이,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이성기 한국기술교육대 특임교수가 임명됐다.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에는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가 임명됐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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