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14일 서울시의회 이석주 의원이 서울시의 획일적인 최고 층수 제한을 비판하며 은마아파트의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사진은 이석주 의원(위)과 박원순 시장. <출처=서울시>

‘최고 층수 49층’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재건축)에 대해 서울시와 시장에 층수 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잠실ㆍ반포 일대 일부 아파트 단지가 35층을 받아들여 사업이 진행되는 반면, 은마아파트는 ‘초고층’ 주장을 굽히지 않아 사업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이석주 의원(자유한국당ㆍ강남3)은 이달 14일 개최된 시의회 정례회의에서 획일적인 층수ㆍ높이 규제를 지적하며 박원순 시장에게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층수 제한을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 4월 28일 제273회 임시회에서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특정 이념에 경도되지 말고 밝은 도시 미래를 위해 은마아파트의 35층 규제 완화를 주장한바 있다.

지난 14일 이석주 의원은 “‘2025 도시 및 주거환경기본계획’과 ‘2030 서울시 도시기본계획(이하 2030서울플랜)’ 상에도 높이 계획을 보면 지역별ㆍ사업별ㆍ위계별에 따라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 심의를 통해 50층 이상까지도 가능하도록 되어있다”며 “2025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계획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토록 되어있어, 일부 49층 계획도 도계위를 거쳐 층수 완화가 가능하므로 서울시에 상정된 정비계획을 조속히 처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규제 근거인 2030서울플랜에 대한 문제로 당시 접수된 각종 의견 192건 중 층수 규제 관련 내용은 단 1건도 없다는 증거 제시와 시민참여단 100명은 3주란 짧은 기간에 무작위로 모집한 문외한 시민들이라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전면 재수정이나 폐기(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2030서울플랜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도시기본계획을 서울의 특성에 맞게 재구성해 시민과 함께 수립한 서울형 도시기본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제3종일반주거지역 최고 층수가 35층으로 제한되고 있다. 35층 제한의 근거로는 ▲초고층 건물에 의한 일조권ㆍ조망권 독점 방지 ▲초고층 건물과 저층 건물의 조화 ▲2013년 이후 높이 제한을 받아 재건축을 진행 중인 기존 단지와 형평성 고려 등이다.

이 의원은 “시장의 불통ㆍ규제로 시민들의 한숨만 커진다. 전문가들은 획일적 층수 규제에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도 입 다물고 있다”며 “이제는 이것이 시장의 득표 정책으로 의심되고 서울시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 의원은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주최로 실시한 전문가 설문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박사ㆍ교수ㆍ건축사 등 1102명의 도시계획ㆍ건축 전문가에게 서울 전 지역 아파트 최고 높이 규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95%가 반대했다”며 “이 설문에는 건축사ㆍ건축가 411명, 도시계획 전문가 267명, 연구원 143명, 교수 88명, 기타전문가 193명 등이 참여했다. 도시계획 전문가의 규제 찬성비율은 7.8%로 건축사ㆍ건축가 그룹(2.9%)보다 2.7배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그가 제시한 지난 4월 도시정책학회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 100명 중 73명이 ‘35층 규제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전체 응답자 중 59%는 ‘35층 규제가 한강변 경관 확보에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은 “현재 마련된 2030서울플랜은 시민들이 함께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만들어진 최상위 법정 개념의 도시계획이다. 법정이라는 말은 나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크고 확실한 법상 계획”이라며 “현재 다른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이 계획을 존중하면서 진행 중이다”고 기존의 서울시 높이 관리 원칙과 다른 단지와의 형평성에 대한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박 시장은 “도시 및 주거환경기본계획에 의거해 지역에 따라 조정 가능하며, 은마아파트 주변으로 서울무역전시장(SETEC)과 SK부지 등이 위치해 있어 해당 지역 발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의원은 서울시가 계속 은마아파트의 49층 건립 계획을 막는다면 법적 조치로 대응할 것이라고 응수해 층수 제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그는 “이제는 사법부까지 갈 수 밖에 없다”며 “성난 민심은 폭력과 소송으로 번져서 재산에 피해를 줄 것이다. 민심이 성이 나면 엎어버린다는 사실을 목격하지 않았나. 권불십년(權不十年ㆍ아무리 막강한 권력도 10년 못 간다)임을 잘 새기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사법부가면 정말 어려워진다”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열린 회의에는 강남 재건축 단지 일부 주민들이 참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가 도시 전문가들 의견을 적시에 반영하지 않으면 은마를 비롯한 강남 재건축 단지 수천 명이 집단 항의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은마아파트는 이미 기존 건물이 고층이고 용적률이 204%인 상황에서 재건축을 할 경우, 대지 6000평씩 공원과 도로를 채납하고, 임대주택 1000여 가구를 공급한다. 여기에 교통 유발 부담금 등의 세금을 낼 경우 용적률이 300%라도 수익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조현우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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