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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위축지역 지정 카드 꺼내든 정부… 실효성은 ‘글세’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좌)은 최근 청약위축지역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나서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출처=국토교통부>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정부가 청약위축지역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부동산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강남 재건축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 나선 취지에 어긋나 되레 지방 부동산만 피해를 입는 등 지역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지방 주택시장 변화 검토해 청약위축지역 검토할 것”

지난달(1월) 30일 김현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경기 침체지역 대책과 관련해서 “위축지역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지방 문제는 강남과 연계된 문제가 아니라 최근 몇 년 동안 지방 아파트를 비롯한 과다공급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를 열어 위축지역으로 삼을지 검토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토부는 주정심을 통해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곳은 과열지역, 침체된 곳은 위축지역으로 각각 지정하고서 과열지역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위축지역에는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주택법」을 개정한 바 있다.

위축지역은 직전 6개월간 월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이 1% 이상 하락한 것을 전제로 하고 다시 주택거래량이 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거나 직전 3개월 평균 미분양 주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이거나 시도별 주택보급률 또는 자가 주택비율이 전국 평균 이상일 때 정해진다.

김 장관은 “위축지역에 대해서는(부동산 가격이) 과도하게 폭락하지 않도록 세제지원과 금융지원을 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며 “주택가격이 내려가는 지역이 많다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아파트 공급이 2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한 달간 미분양 주택이 부산에서는 20.5%, 강원 13.8%, 제주 7.4%, 충남은 6.2% 증가하는 등 지방의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김 장관은 특히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기장군을 제외해달라는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의 요청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방 주택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조정 문제에 대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최근 재건축 연한이나 보유세 인상 등을 놓고 정부 내 다른 목소리가 나온 데에 대해서는 “정부 부처가 세심하게 조율하고 정제된 발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고위 공직자 중에서 다주택자가 많다는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의 지적에 “제 문제도 조만간 발표하겠다”면서 처분을 시사했다.

김 장관은 경기 고양시 아파트와 연천군 단독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다. 이어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자율형사립고ㆍ특목고 학생 우선선발권 폐지 등의 교육정책이 강남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교육 문제가 강남 부동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는 없다”고 답했다.

강남 겨냥한 화살에 되레 지방 부동산만 피해… 양극화 심화 우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강남권 투기차단 및 재건축 규제를 중심으로 대책을 내놓았으나 오히려 똘똘한 한 채를 가지려는 수요가 강남쏠림을 부추겼다. 정부가 쏟아낸 규제책에 맷집이 약한 지방 부동산만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미 공급물량이 많은 예정된 상태에서 각종 규제책이 더해져 주택가격은 하락하고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침체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작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년대비 1.48% 올랐으며, 서울은 3.6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남(-1.62%), 울산(-1.08%), 충남(-0.53%), 충북(-0.36), 경북(-0.90%) 등은 조선업종 구조조정과 입주물량 증가 영향으로 집값이 하락하며 양극화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미분양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7년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은 5만7330채로 4개월 연속 늘고 있으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한 달 사이 15.9% 증가했다. 특히 지방의 악성 미분양 주택은 전달보다 19.5% 증가했다. 2017년 1월부터 12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충남(60%), 전북(33.6%), 광주(18.8%), 경남(16.5%), 충북(12.7%) 순으로 악성미분양이 증가했다.

올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도 물량폭탄이 예고된 데다가 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대출 규제로 지방 부동산의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정부가 청약위축지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음에도 지방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약위축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에는 통장 가입 후 1개월만 지나면 1순위 자격을 얻어 청약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 금융지원 및 세제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금은 청약통장 가입 6개월 이후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1순위 자격 요건이 완화된다고 해서 실수요자가 늘어날지는 의문이다. 학군, 교통인프라, 업무 및 편의시설 등 환경적인 요소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약위축지역이라는 타이틀은 해당 지역의 주홍글씨가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번 정부 발표에 유관 업계의 반응도 차갑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약위축지역은 곧 투자위험지역이 아니냐”며 “부동산 투자는 기대감이 반영되는데 청약위축지역으로 지정되면 투자심리를 다 꺼려 지방 부동산 침체를 부추기는 꼴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시민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이달 6일 접수된 ‘김현미 장관님 사퇴하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는 이날 오후 기준 7666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이 청원 글에는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정책 발표로 인한 시장 왜곡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청원 글에는 “강남구와 분당구는 폭등시키고 그 외는 폭락해버린 초양극화 사태에 책임집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청약조정대상 지정 가능성 가장 높은 곳은 ‘경남’… 부동산 침체 예상

앞으로 청약위축지역 지정이 이뤄질 경우, 청약위축지역은 6개월간 월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이 1% 이상 하락한 곳을 대상으로 지정한다. 주택가격이 1% 이상 하락한 지역 가운데, 주택거래량이 20% 이상 감소하거나 미분양 주택수가 2배 이상 또는 시도별 주택과 자가주택비율이 전국 평균 이상이 되면 대상지로 선정된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국토부 장관이 주택 분양이 과열 또는 위축되면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 세종시와 부산시 7개 구군이 청약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됐다. 주택 분양이 과열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위축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한 청약 위축지역이 선정된 사례는 없다.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되면 분양권 전매를 아파트에 입주할 때까지 할 수 없으며 청약은 2주택자 이상 청약통장 가입 2년 이상 등으로 까다로워진다.

반면 위축지역으로 지정되면 비수도권의 경우 청약 1순위 자격이 청약통장 가입 6개월 이후에서 1개월로 단축되고 지역 우선 청약 요건이 사라져 전국 모든 지역의 거주자가 1순위 청약 접수를 할 수 있다.

주택가격 하락 기준으로만 살펴볼 때 위축지역에 선정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경남이다.지난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월간 주택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평균 주택매매가격이 1% 안팎으로 하락한 곳은 창원 성산구와 의창구로 집계됐다. 성산구는 6개월 동안 평균 1.15% 하락했다. 의창구도 0.76% 떨어졌다. 2017년 8월 대비 3%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7년 1월과 비교하면 6.72%나 하락했다. 인근 거제시도 마찬가지다. 거제시는 같은 기간 주택매매가격이 -0.515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집값이 떨어졌다. 창원시와 거제시 모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돼있다.

오는 6월 선거 대비하는 정치 공세?… 업계 “부동산시장 ‘부작용’ 우려”

이처럼 정부가 부동산에 악영향을 끼치는데다가 지역시장 침체를 알리는 일종의 낙인효과가 될 수 있는 청약위축지역 지정 카드를 꺼낸 이유에 대해 업계는 오는 6월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대비해 표심을 살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약위축지역 지정 카드를 꺼내는 시점이 최근보다는 2017년 8ㆍ2 대책 발표 당시가 훨씬 적절했기 때문이다. 

지방 부동산은 2016년부터 청약위축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곳이 다수 있었던 이유로 서울, 세종, 경기 일부, 부산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위축지역으로 지정할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이미 조정기를 겪고 회복 중인 곳도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단순히 과열지역 지정만으로는 부동산시장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유도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같은 이유로 현재 대부분 조정을 보이고 있는 지방 주택시장의 경우 위축지역 지정만으로 시장의 정상화를 유도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된다”며 “눈앞에 보이는 시장만 집중해 단기 대책만 세우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6개월의 변화로 지역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최소 10년 이상의 변화로 지역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펼쳐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다. 지방은 지난 10년 내내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였고 서울은 지난 10년 중에 불과 3년 정도 오름세를 나타냈으며 시세도 천차만별인 시장이란 설명이 이어진다.

이처럼 같은 잣대로 조정할수록 서울과 지방의 왜곡 현상은 심화될 수 있어 정부가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해 맞춤 전략을 발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표]조정대상지역 지정 현황(지난 8일 기준). <출처=국토교통부>
▲ [표]조정대상지역 선정 기준. <출처=국토교통부>

 

서승아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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