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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옥죄는 신DTI 본격 시행, 도시정비시장 여파는?
▲ 지난해 10월 정부는 10ㆍ24 가계부채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1월부터 신DTI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출처=기획재정부>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다주택자를 겨냥하는 신(新)DTI(총부채상환비율)가 지난 1월 31일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신DTI의 도입으로 다주택자는 사실상 추가 대출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다주택자 돈줄 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10ㆍ24 가계부채 대책’서 도입 예고
정부 “감당 못할 빚지지 않도록 대출통로 바짝 죌 것” 

DTI(Debt To Income)란 연 총소득에서 매년 갚아야 하는 원금 및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대출자의 채무상환 능력을 고려해 대출금액을 결정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 원이고 DTI가 70%라면 매년 갚아야 할 원금 및 이자가 연 3500만 원을 넘지 않도록 대출 규모를 제한한다. 그러므로 DTI가 낮을수록 대출 가능 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해 2005년 8월 도입한 이후 투기지역에서만 40%로 적용됐던 것이 2009년 9월 7일부터 확대 적용됐다. 이에 따라 은행권 담보대출 금액이 5000만 원을 넘는 경우 DTI는 강남 3구(강남구ㆍ서초구ㆍ송파구) 50%, 인천ㆍ경기 60%였다. 그러다 2014년 8월부터는 60%로 일괄 상향 조정했다. 이후에도 주택시장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규제 강화는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10ㆍ24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하고 올해 1월부터 신DTI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당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채무자의 상환능력과 구조적 증가 원인에 대한 종합적 접근을 통해 가계부채 문제해결의 큰 틀을 마련했다”며 “대책의 핵심은 가계가 감당 못할 빚을 지지 않도록 대출통로를 바짝 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DTI는 연간 상환할 대출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받을 때 기존 대출은 이자만 DTI에 반영했다. 반면 신DTI는 기존 대출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반영한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담보대출이 어려워지거나 대출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주택담보대출을 한 건 받으면 DTI가 평균 30%가 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 2건 이상인 다주택자의 경우 추가 대출을 받기가 사실상 어려워진다.

아울러 지난해 8ㆍ2 부동산대책에 따라 이미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도 강화됐다. 서울 모든 지역과 과천, 세종시 등 투기과열지구 및 투지기역은 LTV와 DTI가 각각 40%로, 조정대상지역은 LTV 60%, DTI 50%로 강화됐다.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한 건 보유한 차주의 경우 현재 비율에서 각각 10%씩 추가로 강화됐다. 쉽게 말해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서울 지역에서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DTI가 30%밖에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억 원을 금리 연3%, 2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빌린 연봉 6000만 원 차주가 서울에 두 번째 집 구매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DTI에서는 1억8000만 원이지만, 신DTI에서는 5500만 원으로 1/3가량 줄어든다.

현재는 기존 대출의 이자 연 600만 원만 부채로 잡혀 DTI가 10%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20%만큼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다. 8ㆍ2 부동산대책 시행으로 다주택자가 서울 지역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DTI 30%를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신DTI로 계산하면 기존 2억 원 대출과 신규대출의 원금상환액까지 부채에 반영된다. 결국 DTI는 20%가 넘어서게 되며 나머지 DTI 10% 미만의 대출만 받을 수 있어 총 대출한도는 줄어들게 된다. 

더욱이 다주택자의 두 번째(담보물건수 기준) 신규 주택담보대출부터 만기는 15년으로 제한해 DTI를 계산한다.

신DTI는 소득도 현행과 다르게 따진다. 소득기록을 산정하는 기간이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차주의 소득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착시효과를 제외하고 소득의 안정성이 높을수록 대출을 유리하게 한다는 목적이다. 

증빙 소득을 제출할 수 없는 경우 인정소득을 95%로, 신고소득을 90%로 차감 반영한다. 또 연금납부액, 카드사용액 등 인정소득과 신고소득은 소득산정 시 일정 비율 차감된다.

▲ 기존 DTI와 신DTI의 차이점 비교표. <사진=아유경제 DB>

장래소득 증가 예상되면 대출한도 증액
금융당국 “소득과 부채 최대한 정확하게 포괄적으로 반영” 

대출한도가 모두 다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장래소득 증가가 예상될 경우 증가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청년층과 신혼부부에게 유리할 수 있으나 장래 소득 부분에서 연령 제한은 없다. 장래소득이 증가할 것을 은행에 증빙하면 DTI보다 신DTI로 계산했을 때 대출한도가 더 늘어난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신DTI를 적용한 구체적 사례를 보면, 주택담보대출 1건을 보유하고 있는 연소득 1억 원의 A씨가 만기 30년 투기지역 소재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으면 2년 이내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는 조건으로 대출한도는 기존 4억1100만 원에서 3억2000만 원으로 감소한다.

2년간 3500만 원, 4000만 원의 증빙소득이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처음 받는 30세의 무주택자 B씨는 만기 20년 조정대상 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을 때 청년층으로 장래예상소득을 인정받아 대출한도가 2억9400만 원에서 3억8500만 원으로 늘어난다.

금융위원회는 당초 증액되는 한도 폭을 10%로 제한할 예정이었지만 은행이 스스로 증액한도를 정하도록 했다. 

또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금액 또는 은행 변경 없이 단순 만기연장을 할 경우에는 신DTI적용을 배제한다. 이사와 입주 시가가 달라 일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2건 보유하게 되는 차주도 신DTI적용 제외 대상이다. 

아울러 신규 대출을 받을 때 은행에 즉시 처분 사실을 알리면 부채 산정 시 기존 주택담보대출 이자상환액만 반영하게 되며 2년 내 처분을 약속하면 두 번째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제한(15년)을 적용받지 않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차주별 상환능력이 과대ㆍ과소평가 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여신심사 때 차주의 소득과 부채를 최대한 정확하게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DSR(Debt Service Ratioㆍ총체적상환능력비율)도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DSR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소득과 비교한 수치다. 

DSR이 도입되면 카드사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차주의 모든 대출이 부채로 잡히며 전세대출의 경우 이자상환액만 반영된다. 또한 신용대출 및 마이너스 통장은 만기가 1년이나 통상 연장하는 것을 고려해 10년 간 분할상환 하는 것으로 산정해 계산된다.

예를 들어 연봉이 5000만 원인 사람은 1년 동안 갚아야 할 빚이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2500만 원이면 DSR은 50%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자체적으로 DSR을 300%로 설정하고 대출을 집행해왔다. DSR 300%는 차주의 연간 소득 대비 모든 금융사 대출금이 3배를 넘어설 수 없다는 뜻이다.

신한, 하나, 우리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자율적으로 DSR비율을 설정하고 이를 준수할 방침이다. 다만 DSR은 DTI처럼 은행이 의무적으로 규제를 지켜야 하는 감독규정은 아니다. 감독당국이 은행 건전성 등을 평가할 때 참고지표로 삼는 기준이다.

신DTI 시행과 함께 금감원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신DTI 이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 1월 30일 임원회의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과도한 금융회사 영업점을 점검해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엄정히 제재하겠다”며 “신DTI 제도가 금융시장과 소비자 혼란 없이 원활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시행 후 10일, 시장 분위기는 ‘차분’
업계 “기존 주택시장보다 신규 분양시장 여파 클 것”

시행 첫 날 시중 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에서 큰 혼란은 보이지 않았다. 되레 이날 은행 영업점에는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다주택자보다 장래소득을 반영으로 대출한도가 커지는 실수요자들이 더 북적거렸다.

깐깐해진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일주일여가 지났지만 시장 분위기는 차분한 모습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신DTI 도입을 예고하고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실수요자들이 규제 전 대출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월 아파트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신DTI가 시행되기 전 대출 수요가 몰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모두 감소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까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신DTI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면 주택담보대축이 필요 없기 때문에 대출한도 축소보다 전세가율 상승이 더 큰 상황에서는 무의미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신규 분양시장은 기존 주택시장에 비해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DTI가 대출을 억제하는 만큼 신규 분양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분양시장이 침체되면 무주택자들이 주택구입을 당장 꺼릴 순 있겠지만 입지여건이나 시장상황이 좋은 곳은 수요가 몰리는 시장 양극화 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1월 31일 신DTI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신규 분양시장에 여파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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