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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안전진단 더 엄격해진다… 도시정비업계에 미칠 영향은?
▲ 안전진단 개정 전ㆍ후 절차 비교도. <제공=국토교통부>

[아유경제=정진영 기자] 정부가 재건축사업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할 전망이다. 도시정비업계에선 사업이 무분별하게 추진되지 않도록 한 안전장치가 될 것이란 의견과 도시정비사업이 되레 지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재건축사업의 구조안전성 확보, 주거환경 개선 등의 제도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안전진단 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서 국토부는 오늘(21일)부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및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을 입법예고와 행정예고한다.

안전진단 개선안, 깐깐한 관문 통과해야 재건축 가능하다!

정부의 안전진단 개선안에 따르면 시장ㆍ군수가 안전진단 실시여부를 결정하는 첫 단계인 현지조사 단계부터 전문성 있는 공공기관(한국시설안전공단ㆍ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시장ㆍ군수가 현지조사를 통해 안전진단 실시여부를 결정해 왔으나, 구조체 노후화ㆍ균열상태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구조안전성 분야에 대한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시장ㆍ군수가 현지조사를 공공기관에 의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현지조사의 전문성ㆍ객관성이 담보되도록 했다.

또한 구조안전성 확보라는 재건축사업 본래 취지대로 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구조안전성 비중을 50%까지 상향조정(주거환경 15%ㆍ시설노후도 25%ㆍ비용분석 10%)한다. 이는 구조적으로 안전한데도 재건축사업이 추진되는 사회적 낭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재건축사업의 추진을 결정하는 첫 단추인 안전진단의 절차와 기준이 지속 완화되어 왔다”며 “이로 인해 현재 안전진단은 사업 추진 필요성을 결정하는 본래의 기능이 훼손되고, 형식적인 절차로서만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개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지속된 규제완화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고 안전진단 제도가 본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그간 과도하게 완화된 규정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조건부 재건축 ‘판정’시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포항시 지진 피해 복구 위해 안전진단 생략 ‘가능’

이번 개선안은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한 경우 구조안전성 등 다른 평가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현 규정을 유지한다. 따라서 주거환경 평가결과 E 등급을 받으면, 바로 재건축으로 판정된다.

현재 구조적 안전보다는 주거의 편리성과 쾌적성에 중점을 둔 주거환경중심평가(구조안전성 20%ㆍ주거환경 40%ㆍ시설노후도 30%ㆍ비용분석 10%)를 통해 재건축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전진단 종합판정 결과,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으면 안전진단 결과보고서에 대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 재건축사업 추진여부를 결정토록 했다.

지금까지 업계에서 ‘조건부 재건축’이란 안전진단 결과 구조 안전성에 큰 결함이 없는 경우 재건축 시기를 조정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왔다. 치명적인 구조적 결함이 없다면 시장ㆍ군수가 주택시장ㆍ지역여건 등을 고려해 재건축 시기를 조정할 수 있었다.

안전진단 결과 유지보수는 총 100점 중 55점 초과, 조건부 재건축은 55∼30점, 재건축은 30점 이하일 경우 판정이 이뤄졌으나, 실제로 대부분의 단지가 시기조정 없이 바로 재건축사업이 추진되는 등 사실상 ‘재건축’ 판정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안전진단 결과 ‘조건부 재건축’ 판정의 경우,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의무적으로 거친 후 재건축을 추진하도록 했다. 이는 민간의 진단결과에 대한 검증을 강화한 것이다.

다만 공공기관이 안전진단을 실시해 이미 공적 판단을 받은 경우에는 추가적인 적정성 검토 없이 재건축사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포항 지진 발생 등 재해로 인해 안전상의 문제가 확인된 건축물의 경우, 안전진단을 생략하는 예외 규정을 뒀다.

기존에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시특법)」에 따른 안전진단 결과 D등급 이하로 분류돼 안전상 문제가 지적된 경우에도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도시정비법상 안전진단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시특법에 따른 안전진단 결과 D등급 이하로 분류될 경우에는 도시정비법상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사업의 추진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지진 등 재난에 취약한 건축물을 재건축하는 경우 개별 법률의 요구에 따른 중복절차를 거치지 않고 재건축이 추진될 수 있게 된다.

개정 안전진단 기준은 개정안 시행일 이후 최초로 안전진단 기관에 안전진단을 의뢰하는 사례부터 적용한다. 현지조사를 통해 안전진단 실시가 결정된 경우라 하더라도, 새 기준 시행일에 실제로 안전진단 기관에 안전진단 의뢰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개정 기준이 적용된다.

목동 등 재건축 초기 단지들 ‘비상’

한편 이번 대책으로 안전진단을 앞둔 재건축 초기 단지들은 비상이 걸렸다. 현재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웠지만 안전진단을 진행하지 않은 아파트는 서울에만 10만3822가구에 달한다. 특히 1986~1988년도에 준공한 목동신시가지1~14단지가 몰려있는 양천구의 경우 2만4358가구가 이번 안전진단 강화 기준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조만간 개정안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진단인 현지조사만 해도 거의 1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강화되는 안전진단 기준 적용을 피하고 싶어도 약 한 달여 만에 안전진단 의뢰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유관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양천구뿐만 아니라 노원ㆍ송파ㆍ영등포구 등도 영향권에 들어간다. 이들 지역 모두 재건축 연한이 도래했지만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아파트가 각각 8000가구를 넘어섰다.

노원구의 경우 상계동 주공아파트 단지가 대부분 1988년 준공해 올해 재건축 연한 30년을 지나고, 송파구는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4494가구)이 1988년,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5540가구)가 1989년 입주한바 있다.

정진영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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