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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고 맞이한 건설사들 ‘휘청’에 도시정비사업 수주전도 ‘싸늘’
▲ 정부가 잇따라 규제책을 내놓는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환율까지 하락세에 돌아서는 등 건설사들의 시름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편집=박진아 기자>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섬에 따라 건설업계의 주름살도 늘어나고 있다. 발주가 늘어나야 하는 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지난 3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가 전월보다 대동소이한 수준에 그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환율 리스크, 후분양제 등 정책 변수, 지배구조 개선 등 악재들이 더욱 번져갈 예정으로 건설사들의 시름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본보는 건설사들의 주름살을 깊게 만드는 요소들을 짚어보고 이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지 짚어봤다.

가파른 환율에 건설사들 ‘울상’

지난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3월) 원ㆍ달러 평균 환율은 1071.89원으로 전월 대비 0.7% 하락했다. 지난해 3월 평균보다도 60원 이상 떨어졌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초만 해도 1200원 선이었으나 한국 경제 회복과 트럼프 미국 정부의 경제정책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이같이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일부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 선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어 연초 사업계획 수립 시 환율을 1050~1100원 대로 가정한 국내 건설사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수주경쟁력 약화와 사업의 대금을 달러화에서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차손 리스크 확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건설업계에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 달러 결제가 일반적인 수출 및 해외수주 시장에서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는 지난해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한 점에 대해 해외 수주 부진만이 아니라 환차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증명하듯 업계 1위인 현대건설의 4분기 환차손은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했고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대형사 역시 평가액 손실이 많았다. 게다가 원화 강세로 가격경쟁력이 악화될 경우 해외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원화 강세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가 최근 환율보고서를 발간해 환율조작국 지정과 관련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 한국 외환당국은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규제를 이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동산 경기를 덩달아 위축세로 몰아세우고 있어 건설사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계기업들이 주로 부동산과 건설업에 집중해 향후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시장 침체 등이 맞물리면 악영향이 더욱 짙어질 수 있어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3월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전 상황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계기업은 3126곳으로 이중 부동산ㆍ건설업 비중은 26.7%에 달해 2년 이상 연속 한계기업 가운데 7년 연속 한계기업 비중도 부동산ㆍ건설업이 28.9%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2016년 신규 대상에는 한계기업 25.1%, 폐업기업 28.2%도 모두 부동산ㆍ건설업이었다.

다주택자ㆍ후분양제 정책 변수에 지배구조 개선까지… 건설사들 ‘벌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및 청약ㆍ대출 규제 등 정부의 빈번한 시장 개입으로 인한 시장 위축도 건설사들에게 적신호가 될 전망이다.

올 한해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0만 가구 이상이다. 건설사들이 상반기에 핵심 물량을 쏟아내고 있지만 신규 분양시장이 위축세로 돌아서면서 거래 절벽과 대규모 미분양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사 손실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부 주도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후분양제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후분양제란 아파트가 어느 정도 지어지면 분양에 돌입하는 것으로 현 제도는 분양 이후의 하자 문제에 취약하고 분양권 전매 등 투기를 조장한다고 보고 공정률 80% 이상 시점에서 분양에 돌입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장기 주거종합계획 수정(안)을 이르면 내달 발표한다는 구상으로 건설사들의 하락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자금과 신용도가 떨어지는 중견 규모 이하의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금융비용을 많이 감당하게 될 중소 건설사들의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존립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이 같은 점을 뒷받침하듯 지난 7일 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한 ‘주택금융리서치’는 현행 선분양에서 후분양으로 전환될 경우 PF대출이 증가해 매출액 기준 LTV, 총 사업비 대비 차입금 비율, 금융 비중이 상승하고 건설사의 이익 및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PF대출 증가라는 주택 개발사업 자금조달 구조의 변화가 나타나 PF대출 상환위험 증가와 그에 따른 금융기관 대출공급 축소, 주택 공급시장 위축 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후분양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자금력이 약한 중소 건설사들은 사업 부지 매입과 공사비 조달 등을 위한 금융비용 급증, 낮은 인지도 등에 따른 미분양 부담으로 적극적인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게 힘들어져 대형 건설사들 위주로 재편돼 중소 건설사들은 존폐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진다.

대기업 건설 부문 계열사들의 합병 이슈도 건설사들에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경기 침체나 건설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업계는 현금 마련을 위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으로 이전해, 이후 양측의 합병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합병설이 나오는 이유에는 극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건설 부문 계열사들을 교통정리해 중복사업을 효율화하고 시너지 창출을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 지방 수주전 ‘눈길’… 중소 건설사들 ‘시름’

또한 중소 건설사들이 주로 수주전에 뛰어들었던 지방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 참여하게 됨에 따라 대형 건설사에 비해 브랜드 파워나 자금력이 밀리는 중소 건설사들이 설 곳을 잃고 있다.

지난 21일 대전광역시 도마변동3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해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앞서 입찰마감일에는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과 금성백조주택이 참여해 지방 건설업계와 도시정비업계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GS건설-현대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대전 서구 중반4길 68(변동) 일대 19만2861㎡를 대상으로 이곳에 용적률 249.98%를 적용한 지하 2층~지상 30층 규모의 아파트 25개동 3694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공사를 도맡게 됐다.

지난 2월 대전 복수동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도 한양과 다우건설이 출사표를 던져 경쟁을 벌인 결과, 한양이 시공자로 선정됐다. 다우건설이 지역업체로서의 장점인 용적률 인센티브를 앞세웠지만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한 결과 규모나 실적 측면에서 한양이 우수해 조합원들의 지지를 얻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아울러 대구에선 최근 GS건설이 대현2동 강변주택 재건축 시공권을 품에 안으며 지방 도시정비사업의 입성을 알렸고, SK건설은 지난 3월 현대백조타운 재건축사업의 시공자로 선정됐다. SK건설은 앞서 지난 1월에도 중촌동1구역 재건축사업 시공자로 선정된 바 있어, 지방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지난달(3월) 부산 온천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가져가 지방 수주전 참여를 이어갔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며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도 지방 수주전에 눈을 돌리게 됨에 따라 브랜드 파워나 자금 안정성 등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생겼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잇따른 정부의 규제책 시행으로 인해 건설사들, 특히 중소 건설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 같은 맥을 짚어 건설사들의 시름을 덜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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