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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재건축 부담금 기준에 위헌 소송 각하까지 논란 ‘증폭’
▲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가 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가운데, 그 기준이 애매해 ‘깜깜이 재건축 부담금’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그동안 재건축시장의 최대 이슈이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가 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업계가 크게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그 기준을 놓고 ‘깜깜이 재건축 부담금’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여전히 논란이 적지 않다. 특히 부담금을 피하지 못한 강남 조합들은 위헌 소송을 진행했지만, 헌법재판소의 각하 결정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에 본보는 현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애매모호한 부담금 계산법 놓고 조합과 국토부 ‘신경전’
전문가 “분양가 수익의 크기와 개발비용 인정 범위 등에 따라 부담액 크게 달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이하 초과이익환수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자 부담금 기준을 놓고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와 조합, 조합과 헌법재판소와의 미묘한 신경전이 본격화된 분위기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추진위 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준공 때까지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즉, 주변 시세보다 이익이 많이 발생할 때 부과되는 금액으로 결국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막고 재건축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부담금 계산법이다. 재건축 부담금은 아파트를 준공할 때 가격(종료시점)에서 재건축 추진위가 설립된 때(개시시점)의 가격과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빼서 계산한다. 이 계산을 적용해 초과이익이 많을수록 부담하는 금액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국토부와 조합의 입장 차는 뚜렷하다.

오는 5월 초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초과이익환수제로 인한 부담금 예정액이 통지된다. 대상 단지는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 반포주공1단지 3주구, 강남구 대치쌍용2차, 송파구 문정동 136 일대 등 4곳으로 이곳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못했다. 그런데 각 조합에 따르면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의 경우 조합원 1인당 평균 850만 원의 부담금이 자체적인 추산 결과로 나왔고, 대치쌍용2차 조합도 8000만 원 정도로 국토부가 올 1월 공개한 예정액과 큰 차이를 보인다. 앞서 국토부는 강남권 단지 15곳 부담금을 추산한 결과 조합원 1인당 부담액이 최저 1억6000만 원에서 최고 8억4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국토부와 조합의 차이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양측의 초과이익 계산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얘기하면 부담금 산정과 조합원 간 분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했듯이 재건축 부담금은 아파트를 준공할 때 가격(종료시점)에서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때(개시시점)의 가격과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뺀다. 이때 개시시점의 가격 외 나머지 항목은 모두 추정치다.

조합 입장에서는 개발비용을 더 높게 잡아 초과이익을 낮추려 하지만, 국토부는 분양가 등을 높게 잡아 초과이익을 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분양가에 따른 수익의 크기와 개발비용 인정 범위 등에 따라 부담액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서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명확한 기준이 없는 ‘깜깜이 재건축 부담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이대로라면 부담금 부과 이후 분쟁의 소지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재건축 부담금은 사실상 미실현 이익인 데다 개인이 집을 산 시기와 가격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씨가 서울의 한 아파트를 재건축 추진위 설립 직전인 2014년 3월 11억6250만 원에 산 후 3년 후 16억5000만 원에 팔았다. 총액을 가구 총수로 나눠 부담금을 매기면 2017년에 해당 아파트를 산 구매자 B는 억울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각자 아파트 매수 시점이 달라서 논란이 예상된다”며 “정부나 구청이 명확하게 정해주지 않으면 조합원 간 분쟁으로 이어져 최악의 경우 재건축사업 추진이 무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 “부담금의 객관성ㆍ정확성에 문제없어”
헌법재판소, 전국 11곳의 재건축 조합이 제기한 위헌 소송 ‘각하’… “실제 부과되면 소송 제기해라”

하지만 국토부는 ‘깜깜이 재건축 부담금’이라는 시각에 대해 객관성ㆍ정확성에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재건축 부담금은 부과 시점의 명확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부과처분이 이뤄지므로 부담금의 객관성ㆍ정확성에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국토부는 “조합원 보호차원에서 실제 부과처분이 이뤄지는 준공시점 이전에 예정액을 통지하는 제도를 두고 있으며, 예정액 산정이라는 특성상 일부 가정은 불가피하다”면서 “조합원은 이를 토대로 자신이 부담할 추가 부담금 수준 등을 가늠할 수 있고 분양신청 등 여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예정액 부과 단계에 있어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산정 방식을 담은 매뉴얼을 지자체에 배포했고, 지자체 담당공무원 교육도 수차례 실시한 바 있다”며 “일선 지자체의 업무처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예정액 산정에 대해 한국감정원의 업무지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토부는 “재건축 부담금은 재건축사업의 주체인 조합에 부과하는 구조이며, 부과받은 조합이 개별 조합원에게 어떻게 부과할지는 개별 조합원 및 조합의 특성을 고려해 조합이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부담금의 조합원에 대한 배분은 관리처분계획에 포함해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치게 돼 있어 조합원의 합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말 전국 11곳의 재건축 조합들이 제기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관련 위헌 소송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각하 결정을 내린 것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3월) 26일 법무법인 인본은 서울, 경기, 부산 지역 11개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을 대리해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이하 초과이익환수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구하는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제출했다.

소송에 참여한 곳은 ▲강남구 대치동 대치쌍용1ㆍ2차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강동구 천호3구역 ▲금천구 무지개아파트 ▲강서구 신안빌라 ▲안양 뉴타운맨션삼호 ▲과천주공4단지 ▲부산 대연4구역 ▲서초구 신반포21차 등 재건축 조합들과 강남구 압구정5구역 추진위 등 총 11단지다.

법무법인 인본은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으로 「대한민국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자기 의사결정권) ▲제11조 평등권 ▲제23조 재산권 ▲제35조 환경권(쾌적한 주거생활권) 등 여러 기본권이 침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본은 초과이익환수제가 위헌인 이유를 크게 세 가지 들었다. 먼저 재건축 부담금을 규정하는 방법의 위헌성을 꼽았다. 재건축 부담금은 국가가 받아 주거환경 개선 등의 사업에 사용하기 때문에 흔히 ‘세금’이라고 생각한다. 재건축 부담금은 이처럼 실질 조세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부담금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헌법이 정하는 조세법률주의에 어긋나며, 헌재도 실질 조세를 명목상 달리 규정하는 것을 조세법률주의에 반하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실현 이득에 대한 과세요건 불비를 이유로 들었다. 헌재의 결정례를 참고하면 과세 자체는 위헌이 아니지만 미실현 이득 과세는 ▲공정하고 정확한 계측의 문제 ▲납세자의 현실 담세력 문제 ▲주택가격하락에 대비한 적절한 보충 규정 설정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초과이익환수제는 부과 기준이 불명확하고 부과의 기준 시점인 개시 시점을 ‘추진위 승인 시점’으로 규정해 지나치게 불확실하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주택가격을 실거래가가 아닌 공시가격을 반영해 불합리하며, 종료 시점의 주택가격은 분양가를 기준으로 하는 등 사실상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해 초과이득이 과도하게 계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인본 측은 무엇보다 미실현 이득 과세는 1가구 1주택자나 현금자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납세자가 현실 담세력이 없어 사실상 주택을 강제로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건축 부담금은 재건축 이득에 부과하는 것으로, 경제적인 가치 상승에 대해 매기는 양도소득세와 목적이 같아 부동산의 경제적인 가치 상승에 대한 이중과세는 위헌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7일 헌법재판소 제1지정재판부는 이들이 제기한 위헌 확인에 대해 모두 각하를 결정했다. ‘각하’는 위헌성 검토 필요성이 없다고 봐 본안 검토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위헌소송을 제기한 조합들이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 내지 현재성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헌재는 “청구인이 장차 특정 법률의 규정으로 인해 기본권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기본권 침해의 우려는 단순히 장래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에 불과해 기본권 침해의 현재성을 갖췄다고 할 수 없다”며 “재건축부담금은 재건축사업의 준공인가가 이뤄진 후 결정된다”고 밝혔다.

이를 해당 단지에 적용하면 청구인들은 아직 초과이익환수법상 관리처분인가도 신청하지 않았으므로 심판 대상 조항으로 인해 현재 자기의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볼 수 없으니 실제 재건축 부담금이 부과된 후 위헌 소송을 제기하라는 의미다.

해당 조합 “초과이익환수제 위헌 소송 각하, 재심 청구할 것”
전문가 “부담금 부가 사례, 한남연립 조합 소송 결과 나오는 올해 5~6월 대략적 가닥”

이에 법무법인 인본은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즉각적인 입장이다.

인본은 “헌재의 결정에 대해 조합은 최소한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시점부터 초과이익환수법상의 의무를 지고 그에 따라 기본권을 침해당하게 된다”며 “이번 헌재의 결정은 법률조항조차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준공인가 이후 기본권침해에 대해 소송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헌재가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법 해석의 최고기관에서 그동안 선례로 만들어 온 ‘현재성’ 법리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인본 김종규 대표 변호사는 “제대로 된 심리조차 하지 않고 법조문조차 살펴보지 않은 심리미진의 점에 대해 ‘재심청구’를 통해 이번 결정의 잘못을 다툴 계획”이라며 “향후 예정금액을 고지받는 조합 등과 함께 초과이익환수법의 위헌성을 계속 다투는 위헌 소송을 청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치쌍용2차 조합의 한 관계자 역시 “부담금 예정액이 나오면 다시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며 “아파트를 실제 거주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이들을 모두 투기꾼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고 아파트 매입 시기가 모두 달라 사들인 비용이 천차만별인데 일괄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반포현대아파트의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이 최종 통지되고, 한남동 연립주택 초과이익환수제 위헌 소송 결과가 나오는 5~6월부터 조금씩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데 중지를 모으고 있다.

오는 5월에 부담금 부가 사례가 나오면 가격 수준에 대한 대략적인 판단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한남동 연립주택의 경우 헌재가 부담금을 받은 다음 안건을 판단할 수 있다며 위헌소송을 각하한 상황에서 부담금 부과 후 제기한 위헌 소송에 대한 첫 판결 사례이기에 그 결과에 대해 강남권 재건축 조합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남연립 조합은 2012년 용산구청으로부터 조합원 1인당 5544만 원의 재건축 부담금 통지서를 받자 2014년 서울행정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이 진행되는 가운데 헌법소원을 낸 상황으로 조합은 새 아파트를 팔기도 전에 집값이 오른 것에 대한 세금을 내는 것은 재산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초과이익환수제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헌법재판소가 잠실주공5단지ㆍ대치쌍용2차 등 11개 재건축 조합이 제기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위헌 소송을 각하하자 이 단지들이 재심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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