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부동산 기획특집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부동산 정책 성과와 과제는?
▲ 지난해 5월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간 부동산시장에 굵직한 정책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제공=청와대>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로 당선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5월 10일 ‘장미대선’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전임 대통령 탄핵 사태의 격랑 속에서 인수위원회도 없이 바로 돛을 올렸다. 그럼에도 1년 동안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빠르게 국정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해 지난 1년간 정부는 부동산시장에 굵직한 정책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그 초점은 집값 안정화와 서민주거복지에 맞춰져 있었다. 특히 다주택자ㆍ강남ㆍ투기와의 전쟁을 통해 급등하던 집값을 안정시키는데 성공하며 고전 끝에 승기를 잡았다고 평가되고 있다. 허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미흡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후속 대책 포함 8번의 부동산 대책… ‘수요 억제’ 중심
대규모 개발 대신 ‘소규모 재생’에 초점

문재인 정부는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출범 한 달여 만에 ‘6ㆍ19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6ㆍ19 대책을 통해 정부는 전 정권의 11ㆍ3 부동산 대책에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을 추가로 선정하고 DTI(총부채상환비율)를 60%에서 50%로 LTV(담보인정비율)를 70%에서 60%로 각각 10% 강화했다.

또한 재건축 조합원이 받을 수 있는 주택 수를 규제(3주택→1주택)하고 기존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에서만 적용되던 분양권 전매금지를 서울 전역과 광명시로 확대했다.

투기억제에 초점을 맞춘 이 대책은 부동산을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방안이 아닌 꼭 필요한 부분만 규제하는 이른바 ‘핀셋규제’라 불렸다. 하지만 강력한 ‘한방’이 없어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잡으려는 의지가 없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한 달여 만에 더 강력한 ‘8ㆍ2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강남 4구 등 서울 11개구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해 각종 규제로 압박을 강화했다.

또한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를 재개발까지 확대하고 2주택 이상 양도세 중과세, 분양권 양도세 50% 세율 적용, 주택담보대출 제한, 청약 관련 규제, 분양가 상한제 적용요건 강화 등 세제, 금융, 청약, 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 대한 고강도 부동산 규제를 총망라했다.

8ㆍ2 대책은 예상했던 그 이상의 강력한 대책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역대 부동산 규제 정책의 ‘종합선물세트’라고 불렸다. 과열된 부동산시장 조절 실패가 참여정부의 대표적인 과오로 남은 만큼 당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정부의 투기 근절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후 정부는 ‘10ㆍ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투자 목적의 부동산 매매를 막기 위해 중도금 대출한도와 보증한도를 낮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신DTI와 DSR(총부재원리금상환비율)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지난해 11월 29일 정부는 몇 차례의 발표 연기 끝에 ‘주거복지로드맵’까지 공개했다. 이전에 내놓은 규제책들이 수요 억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중심인 정책으로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주택 100만 호를 공급하고 청년층, 신혼부부, 노령층 등 세대별 수요에 맞춰 주거 지원책을 달리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보름 정도 뒤인 12월 13일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이 추가 발표됐다. 임대주택 등록 시 지방세ㆍ양도세ㆍ임대등록세 등 감면을 확대하고 건강보험료 부담 완화, 임차인 보호 강화 등이 주요 내용으로 발표된 이후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이 크게 증가하는 등 즉각적인 성과를 보였다.

새해가 되자 올해 1월 1일 유예기간이 끝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이하 초과이익환수제)’도 부활했다. 2006년 참여정부 시절 처음 도입된 초과이익환수제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17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유예기간이 연장됐지만, 정부는 지나치게 과열된 재건축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더 이상 유예기간을 연장시키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강남의 집값 상승 원인이 재건축에 몰린 투기적 수요에 있다고 판단해 재건축시장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한다. 지난 2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재건축사업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해 재건축의 문턱을 대폭 높인 것이다.

지난 3월에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로드맵이 공개됐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전국의 낙후 지역 500곳에 매년 재정 2조 원, 주택도시기금 5조 원, 공기업 사업비 3조 원 등 5년 간 총 50조 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 사업이다. 사업 대상지 절반 이상이 1000가구 이하의 소규모 지역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요 부동산 정책. <제공=국토교통부>

각종 규제책에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둔화’
재건축 집값도 급격한 ‘위축’

이처럼 대책이 연이어 발표될 때마다 강남, 세종시 등 일부 지역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면서 실효성 논란은 계속됐지만 해가 바뀌면서 주택가격 상승률은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높은 상승률을 보여 왔던 재건축 아파트들은 올해 1월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한 뒤 매매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됐다.

전세시장은 하락세가 확산됐다. 전국 기준으로 지난 3월과 4월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으며 대구, 광주 정도만이 꾸준한 플러스 변동률을 유지했다. 경기, 부산, 인천, 울산, 경남, 경북, 축남 등 지역은 3개월 이상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며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아파트 평균 거래량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온나라부동산정보 포털에 따르면 2016년 5월~2017년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거래량은 5만6743건이며 문 정부 출범 후 지난 3월 말까지 평균 거래량은 5만4208건으로 평균 2500여 건 감소했다.

다만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정보광장의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2016년 5월~2017년 4월까지 평균 9608건인데 반해 문 정부 출범 이후 지난 4월 말까지 평균 거래량은 1만156건으로 평균 약 500건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올해 3월 고점을 찍은 후 4월 들어 전달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줄어드는 등 급감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여파로 풀이된다.

다양한 정책들은 집값 급등세를 막는데도 기여했다. 이달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기준 강남 4구 집값은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지역 11개 구의 아파트값도 지난해 9월 첫째 주 이후 약 8개월 만에 보합 전환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추세의 영향이 컸지만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한 공급물량 증가도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즉, 공공주택의 분양이 늘어 수요자들 사이에서 굳이 서둘러 집을 살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 양극화에 대한 우려는 아직 그대로다.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년 동안(2017년 5월 5일~2018년 5월 5일) 서울 아파트값은 18.6% 상승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8.3%)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경남 지역은 2.5%, 경북과 울산은 1.4%, 충북과 충남은 0.7%씩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공급되는 임대주택들이 서울보다 수도권 외곽과 지방으로 집중됐기 때문에 양극화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이미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부 지역들의 경우 미분양 증가ㆍ집값 하락 등의 리스크를 겪을 전망이다.

지난 10일 문 정부 1년 부동산 정책 평가 토론회
전문가 “문 정부 부동산 정책,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

한편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 1년 부동산 정책평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시민모임, 주거권 네트워크가 공동주관하고 민주평화당 정책위원회, 정의당 정책위원회, 불평등 사회ㆍ경제조사연구포럼이 공동주최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주거공약은 절반 이상이 부분 시행되고 있었다”면서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전월세 상한제 및 갱신청구권 보장, 임대사업자 등록 의무화 등 핵심공약이 모두 빠져있다”고 평가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제시한 주거안정분야 공약 이행률을 보면 32개 중 완전이행 3.1%, 부분이행 62.5%, 미이행 31.3%, 판단불가 3.1%로 조사됐다.

저소득층 주거지원, 도시재생공약은 대부분 부분이행 됐지만 공적임대주택 매년 17만 호 공급, 청년임대주택 30만 실 공급에서 미이행 공약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지난 1년간 시행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고 평가했다.

최 소장은 “문 정부가 8ㆍ2 대책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3법 개정 이후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주택가격에 대해 응급조치를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8ㆍ2 대책은 법 개정이 아닌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지정으로 부동산 3법을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킨 응급조치로 주거정책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서는 법을 재개정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이 해제될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개정된 부동산 3법이 적용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문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대해서 “이른바 ‘주거사다리론’은 인권으로서의 주거권 실현이라는 국제사회의 목표와 동떨어졌다”며 “국제사회의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정책이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외에는 거의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제 부문 발제를 맡은 이태경 헨리조지포럼 사무처장은 “부동산 소유의 극심한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으로 이어져 한국은 ‘지대(地代)추구 사회’이자 ‘부동산 불로소득의 천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선진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0.15% 남짓에 불과하다”며 “보유세 강화는 단순히 하나의 세금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정신이고 정의”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뉴스테이를 공공성 강화라는 미명하에 이름만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바꿔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박근혜 정부 시기 뉴스테이를 입안하고 추진한 토건 관료들의 바다 위에 떠있는 대표적인 개혁 포기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뉴스테이 정책은 주거가 불안한 최저소득계층을 위한 공공임대 주택(영구임대주택ㆍ국민임대주택 등) 건설과 공급을 위해 투입돼야 할 예산 감소를 초래한 바 있다”며 “재벌 건설사들의 수익을 위해 정부가 토지 수용권 발동, 그린벨트 해제, 기금출자 및 저리융자, 용적률 상향 등 각종 특혜를 집중하면서도, 무주택 서민 등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임대료 규제 등 최소한의 장치도 마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문 정부가 주거정책에서 박근혜 정부의 계승자가 아니라면 뉴스테이 정책은 즉각 폐기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문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 1년 부동산 정책평가 토론회’가 열렸다. <제공=경실련>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