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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보류지 입찰, 또 하나의 ‘로또’?
▲ 최근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에서 나오는 보류지 물량에 대해 도시정비업계 및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등 정부의 강한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재개발ㆍ재건축 투자에 대한 관심이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최근 ‘보류지 입찰’이 아는 사람만 안다는 로또로 지칭되며 주목받고 있다.

보류지란 일반적으로 재개발ㆍ재건축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에서 분양 이외에 조합원 물량이 누락되는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마련해둔 여분 물량을 일컫는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노출이 덜 된 투자처로 알려져 있다.

준공 기간 내 관련법이 개정으로 생기는 물량이나 계약을 포기한 조합원의 매물, 조합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입주권 경매 매물 등도 보류지 대상이다. 조합이 반드시 지켜야하는 의무이기 때문에 전체 가수 수의 1% 정도의 비율을 보류지로 책정하며 보통 일반분양 물량에서 10~20가구 정도 나온다. 

보류지가 매력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입찰에 제한이 없다. 일반분양의 경우, 1순위 청약통장이 있어야하고, 조합원 매물은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 매물이어야 하는데 반해 보류지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조합원이 아니어도 된다.

여기에 전매제한도 없다. 강남을 비롯한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분양권 전매제한이 있어 등기 전까지는 매도가 불가하지만 보류지는 조합원권이나 마찬가지로 낙찰 받은 후 곧바로 매도해도 된다. 설사 전매제한 대상인 보류지 매물이라도 입주 바로 전에 입찰이 진행되기 때문에 시기상 최소 6개월 안에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

또한 이른바 로열동ㆍ로열층 낙찰까지도 가능하다. 조합원들이 먼저 배정받은 후 나오는 일반분양 물량과 달리 보류지는 애초에 조합원 보유분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은 매물을 입찰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입장벽도 낮다. 최초 계약 시점에 낙찰가의 10%를 현금 일시납하고, 1개월 뒤 20~30% 중도금, 입주시점에 잔금을 치르면 된다. 40%만 내고 완공시점에 전세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내면 되기 때문에 ‘일종의 갭투자’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 행당6구역(‘서울숲리버뷰자이’) 재개발 조합의 경우 총 3가구를 보류지로 내놨는데 입찰 최저가는 전용 59㎡(8층) 9억 원, 전용 84㎡(18층) 11억 원, 전용 108㎡(20층) 16억 원이었다. 이들 보류지의 낙찰가는 각각 9억6260만 원, 12억 원, 16억5490만 원. 현재 해당 아파트의 시세는 전용 59㎡ 10억5000만~11억5000만 원, 전용 84㎡ 12억5000만~14억 원, 전용 108㎡ 16억5000만~18억 원에 형성돼 있어 낙찰자는 1억~2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서울 성동구 금호15구역(‘e편한세상금호’) 재개발 조합도 전용 84㎡ 1가구에 대한 보류지 입찰을 지난해 말 진행했는데 당시 입찰 최저가는 7억500만 원으로 9억1200만 원에 낙찰됐다. 2억 원이나 높은 가격에 입찰됐지만 현재 시세는 11억8000만~12억8000만 원으로 책정돼 낙찰가 대비 2억에서 많게는 3억 원 높게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두 사례만 봐도 조합에서 제시하는 ‘입찰 최저가’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된 것을 알 수 있다. 왜 보류지가 숨겨진 로또라고 불리는지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류지 입찰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동산시장이 흘러가는 분위기를 읽지 못한다면 원치 않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세 등과 같은 정부의 부동산시장 때리기 정책으로 인해 서울 아파트의 거래량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전까지 강세를 보이던 강남4구의 아파트들도 호가가 1억~2억 원씩 떨어진데 이어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6월)’, 반포동 ‘신반포래미안아이파크(8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12월)’ 등 강남 4구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도 줄줄이 대기 중이라 인근 아파트 전세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거나 혹은 향후 부동산 시세가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된다면 그 가격에 견줄만한 매물들은 충분히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싸게 보류지에 눈독 들일 필요가 없다. 즉, 투자자 처지에서 보류지의 조망권, 일조권, 입지, 개발호재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실거래가와 분양가, 보류지 입찰 최저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입찰 최저가와 시세가 큰 차이 없다면 굳이 입찰에 나설 필요가 없다.

서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보류지는 분양가보다 비싸지만 일반 매물보다 싼값에 매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라며 “그런데 가격적인 면에서 실거래가와 비슷한 경우에는 특별한 매력이 없다고 판단된다. 일반분양은 건설사가, 보류지는 조합이 내놓는 물건으로 주체의 차이만 있을 뿐 낙찰자에게 인센티브가 돌아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 누구나 자신이 입찰한 보류지의 추후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원한다. 보류지들의 낙찰가보다 1억~2억 원씩 시세가 높게 형성됐으면 할 것이다. 그렇다고 기대만을 안고 부동산시장이 흘러가는 분위기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현금 조달 등도 반드시 세심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9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대출은 사실상 어렵다. 은행 집단대출이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보류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계약자 스스로가 발품 팔면서 직접 대출 가능 여부를 인지한 후 입찰에 임해야 추후 낭패를 피할 수 있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전문가는 “보류지 입찰은 참여하기 최소 1주일 전에는 은행권 대출이 가능한지 알고 있어야 좋다”며 “최초 계약금인 낙찰가의 10%, 중도금인 낙찰가의 30%를 납부할 수 있는 경우에만 입찰에 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5000만 원에 상당하는 입찰보증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사업지마다 다르지만 보통 완공을 6개월 앞둔 시점에 조합은 신문 등 여러 경로를 통해 보류지 입찰 공고를 낸다. 입찰 방식은 부동산 경매 방식과 똑같으며 ▲참가신청서 ▲입찰서 ▲입찰보증금(통상 5000만 원) 입금증빙서류 ▲입찰도장 ▲인감증명서 ▲신분증 등을 구비해 지정된 입찰 장소에서 제출하면 된다.

이후 조합은 입찰을 마감하고 공고한 시간에 공개 개찰을 통해 낙찰자를 발표한다. 여기서 낙찰된 자는 지정된 날짜 안에 보증금을 제외한 계약금(낙찰가의 10%)를 지불하고 1개월 뒤 중도금 30%, 입주지정 기간 안에 나머지 잔금을 치르면 된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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