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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기획] 까다로운 도시정비사업 ‘집단대출’… 실수요자 피해 ‘우려’된다!
▲ 금융당국의 집단대출 규제로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의 무분별한 대출 규제로 2018년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시장이 타격을 입으며 직ㆍ간접적으로 조합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까다로워진 집단대출로 점철된 현 시장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짚어보고자 한다. 

정부의 금융규제로 집단대출 어려워져
‘이주비 대출’ 문제 등 속출… “투기와 무관한 수요자들까지 애꿎은 피해”

기본적으로 금융당국은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집단대출은 일정 자격을 갖춘 특정 집단 차주에게 일괄적으로 승인해 취급하는 대출로 주로 분양아파트와 재건축아파트 입주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중도금ㆍ이주비ㆍ잔금 등이 그 대상이다.

주택공급물량 급증으로 자연스럽게 중도금과 이주비를 위한 집단대출이 증가해 가계대출 증가폭이 커지자 정부 입장에선 집단대출 규제를 통해 가계대출 규제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금융규제 강화 기조로 서울 등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원 집단대출마저 까다로워졌다.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한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경우 조합원이 추가 대출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주비 대출 문제가 큰 골치 덩어리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주비 대출은 재개발ㆍ재건축사업에서 철거가 시작될 때 소유자들이 대체 거주지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단대출이다. 과거에는 조합을 통한 집단대출 방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강남권 재건축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사업비 규모를 줄이려는 조합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개인이 담보대출 형태로 빌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주비 대출 시 담보인정비율(LTV) 60%(기본 이주비 30%+추가 이주비 30%)를 적용받았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 8ㆍ2 대책 이후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대출 한도가 40%로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 4구 등은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1건이라도 받았다면 추가 대출이 불가하다. 대출한 이주비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주거나 이주를 할 계획이었던 조합원들은 현 상황을 난감해 하고 있다.

현재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와 서초구 신반포3차ㆍ경남아파트(1795가구), 올해 7월 송파구 잠실 미성타운아파트ㆍ크로바맨션(1350가구), 9월 서초구 방배13구역(2911가구), 10월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1507가구), 12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2120가구), 한신4차(2898가구), 강남구 삼성동 홍실아파트(384가구) 등 연말까지 약 1만9000가구가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주비 조달 문제가 지속되면 올해 하반기까지 각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원은 “조합원 대부분이 강남 입성을 위해 대출을 왕창 끼고 들어온 서민들로 세입자와의 계약기간이 곧 끝나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현재의 대출 한도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경제적 여력이 없는 노인 분들의 경우 이주비 대출이 줄면 다른 방법을 찾기 힘든데 정부의 일률적인 정책으로 투기와는 상관없이 오랫동안 살아온 분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 문제로 인한 ‘사업 지연ㆍ미분양’ 우려↑
전문가 “이자율 높은 제2금융권 등으로 눈길 돌릴 수 있어… 서민들 상황 ‘악화’”

또한 이주가 막히면 철거와 착공 역시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업 전체가 지연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조합은 물론 건설사들 역시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이주비 갈등으로 이주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조합원뿐만 아니라 재개발ㆍ재건축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결국 예정된 시기에 공급돼야 할 주택물량이 공급되지 않고 수급 불균형에 따른 시장 전반의 주택가격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는 이주비 대출 규제 강화ㆍ이주 지연ㆍ사업 속도 저하로 인한 사업비 증가 등 주택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 역시 “최근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거부나 대출금액 감액, 금리 인상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업장들이 늘고 있다”며 “이는 주택사업자 뿐만 아니라 사업 지연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조합원 등 실수요자까지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제2금융권이나 시공자 대출로 눈길을 돌릴 수 있어 우려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의 한 조합은 이자율 7%의 시공자 대출로 이주비를 해결한 곳도 있다. 이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행여 시공자가 대출해줄 형편이 아니라면 이보다 더 높은 이자율을 책정한 제2금융권을 찾게 된다. 투기를 하는 투자자들과 실수요자들을 명확히 구분해 정책을 시행해야하는 이유다. 

한 유관 업계 관계자는 “제1금융권 대출조건은 CD변동금리를 감안해 현재 3.5% 정도의 금융비용을 부담하면 되지만 제2금융권이나 다른 루트는 이보다 훨씬 비싼 게 현실”이라며 “정부의 대출 규제가 서민들의 상황을 더 힘들게 하는 꼴”이라고 귀띔했다. 

여기에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는 등 건설사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분양사업장에서 장기간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하게 되면 분양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당 분양사업장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가 ‘중도금 대출을 구하지 못했다’거나 ‘보험사 제2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 지원을 한다’는 식의 소문이 돌면 자금 조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사업장에 아무도 청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은행권에서 일괄적으로 개인 소비자들의 신용과 무관하게 분양률 70% 조건을 내걸면서 실수요자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강화된 대출 규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실수요자들도 해당 조건 탓에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에겐 대출이 원활히 지속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도시정비사업에는 1가구 1주택자로 오랫동안 거주한 원주민 등 실제 거주를 희망하는 조합원들이 상당수 있다. 최근 정치권 역시 이를 지적하며 세심한 대출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과연 정부가 이 같은 일각의 문제 제기를 경청하고 안정적인 대출 방안을 마련할지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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