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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기부채납, 서울시에서 ‘첫 발’ 뗐다!
▲ 서울시에서 현금 기부채납의 첫 사례가 도출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편집=박진아 기자>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서울시가 현금 기부채납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지 몇 개월만인 최근 전국 최초로 현금 기부채납 사례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현금 기부채납이 도시정비업계에 단비가 되어줄지, 되레 사업에 발목을 잡을지 분석에 나섰다.

서울시 “도시정비사업 현금 기부채납 가능”… 기부채납 1/2까지 현금 납부 가능

지난해 7월 6일 서울시는 앞으로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추진 시 현금으로도 기부채납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 자체 세부운영계획 방침을 수립해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기부채납이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무상으로 사유재산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하며 도시정비사업 등에서 사업시행자가 도로나 공원, 건축물 등의 기반시설을 공공에 제공하는 경우 건폐율ㆍ용적률ㆍ높이 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기부채납은 도로나 공원 등 건물, 대지 등 기반시설의 형태만 가능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시의 개정으로 인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시행자는 불필요한 도로, 공원 등의 기반시설 제공을 지양하고 현금납부로 기부채납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사업시행자 입장에서 공공기여 방식의 다양화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사업부지의 효율적 사용으로 사업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 공공에서는 불필요한 기반시설 대신 현금을 활용해 다양한 공공기여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서울시는 판단했다.

현금 기부채납을 통해 납부된 기부금은 도시ㆍ주거환경정비기기금과 도시 재생기금의 재원으로 활용돼 타 도시정비사업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과 저층주거지사업, 뉴타운 해제지역 활성화 등 서울시 도새재생사업에 사용된다.

서울시는 현금 기부채납 추진과 관련해 토지등소유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꼭 필요한 기반시설이 배제되지 않도록 ▲사업시행자 선택 원칙 ▲기반시설 우선 원칙 ▲상위계획 정합성 유지 원칙 등 3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현금 기부채납은 정비계획에서 정한 전체 기부면적의 1/2까지 정비계획 변경을 통해 적용할 수 있으며 서울시 기부채납 통합관리부서에서 주관하는 현금 기부채납 전문가 검토회의를 거쳐 도시계획위원회 또는 도시재정비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결정된다.

특히 현금 기부채납은 최초 정비계획 수립 시에는 적용이 불가하고 정비계획 변경 절차를 통해 전체 기부면적의 1/2까지 적용할 수 있다. 또 현금 기부채납의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시는 전문가 검토회의를 운영할 계획이며 현금 기부채납을 적용하는 정비계획 변경 시 정비계획 수립권자인 구청이 서울시에 전문가 검토회의 상정 요청 후 전문가 검토 의견을 도시계획위원회 등에 첨부해 최종 결정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금 기부채납을 통해 도시정비사업의 사업성이 향상되고 시민들의 다양한 공공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세부운영 계획을 마련했다”며 “효율적인 제도 운영을 통해 사업시행자와 공공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국 첫 현금 기부채납 단지에 ‘신반포12차, 21차 재건축’ 

이 같은 서울시의 노력은 몇 개월 만인 이달 첫 사례를 도출해 첫 발을 내딛었다. 신반포12차와 신반포21차 재건축사업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1일 서울시는 이달 20일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해 반포아파트지구 내 신반포12차와 21차 재건축사업에 대한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주요 수정가결 조건으로는 인접단지 및 공원과 연계한 어린이집 위치 변경 등이며 최종 건축계획은 향후 건축심의 등 관련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1982년 입주를 시작한 신반포12차는 기존 3개동 312가구에서 479가구(임대주택 56가구)로 재건축된다. 용적률 300% 이하, 최고 층수는 35층 이하로 결정됐다. 또 1984년 입주한 신반포21차는 2개동 108가구에서 293가구(임대주택 43가구)로 재건축된다. 층수는 10층에서 지상 최고 22층으로 높아진다.

도시정비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번 방안의 구체적인 사안으로 신반포12차는 90억 원(추정액), 21차는 27억 원을 기부채납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재건축 단지들에 대한 주요 계획은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검토와 토론을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단지 내 활용 면적이 적거나 이미 기반시설이 여럿 들어선 단지를 중심으로 현금 기부채납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권에서 확산 ‘조짐’… 서울시 “예산 배불리기 아냐” 오용 여부 선긋기 

그동안 기반시설 기부채납은 위치나 지리적인 면에서 해당 주민만 사용하는 등 공공 측면의 성격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시의 부지로 관리되기 때문에 공금이 낭비되는 일이 다수였다. 또한 사업자도 의무적으로 채납해야 하는 용지 때문에 부지가 활용성 낮은 부지가 되기 일쑤, 사업성까지 하락해 고심이 깊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선 서울시의 이 같은 방침을 반기는 분위기가 다수다. 실제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왕궁맨션아파트도 기부채납 해야 하는 토지 중 절반을 돈으로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한강맨션 재건축사업과 청담삼익 재건축사업도 현금 기부채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현재 사업진행 중인 도시정비사업 중 현금 기부채납이 가능한 후보지 342개 구역에 대한 현금 기부채납 예상액을 4조6000억 원으로 추계하고 있다. 또한 시가 사전협의 중인 2개 구역만 해도 현금 기부채납 금액이 800억 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아울러 업계 한쪽에서는 장기적으로 현금 기부채납 방식이 활성화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특정 지역에 기반시설이 몰리는 것보다 현금이 쌓이면 재건축에 따른 이득을 다른 지역도 고르게 나눠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부채납이 기반시설로만 이뤄지면 특정 지역에 불필요한 시설이 난립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현금을 허용해주면 재생이 필요한 곳에 이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 장기적 계획 구축이 가능해진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기부채납 할 대상 부지가 작은 단지의 경우 현금을 내면 더 수월해지고 소형 재건축사업이 더 원활해지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선 결국 시 행정 예산으로 잡히게 되는 기부채납 수익이 본래의 취지와 달리 시의 다른 주력 사업에 투입될 가능성에 대한 문제 지적과 함께 자금 운용 투명성 제고를 위한 관리 감시 체제 마련도 함께 제시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현금 기부 채납은 도시정비사업 기부채납 방식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것에 대해선 의미가 있다”라며 “서울시가 기부채납으로 거둔 돈을 오용하거나 남용할 가능성에 대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자금 운용 투명성 제고를 위한 관리 및 감시 체제도 추가적으로 수정하고 만들어 나가며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 불리기의 일환은 절대 아니며 선진화된 기법이라고 바라봐주면 좋겠다”며 “기부 채납을 사업자들의 계획에 맞춰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현금 기부채납을 모두 받는 것도 아니고 법적 요건을 모두 갖춘 사업지가 불필요한 용도 변경을 해야 할 경우 시 기부채납 통합관리부서에서 전문가 검토회의를 거쳐 도시계획위원회ㆍ도시재정비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결정돼야 현금 기부채납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를 통해 들어오는 돈은 부족한 재정 사업에 사용될 수 있지만 도시안전정비 기금으로 들어가 기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의회의 검수와 구청과 시청 등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집행될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사업성과 공공성 고려된 제도 개선 이뤄져야”

하지만 사업성과 공공성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어 섣불리 현금 기부채납에 나서지 않고 사업 특성 등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도시정비사업 정비구역 내 대지가액 일부를 현금 납부하는 경우는 공공시설 등의 부지 제공이나 공공시설 등을 설치ㆍ제공한 것으로 인정한다. 즉, 도로, 공원 등 기부채납에서 건축물 등 시설물 기부채납, 그리고 이번 기부채납까지 확대된 공공기여 방식의 다양성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은 도시정비사업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조합원의 동의를 얻어 요청해야하기 때문에 시가 공공성과 조합의 사업성 등을 동시에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이에 객관적인 원칙과 기준이 없이 현금 기부채납 요청(안)을 수용하기에는 쉽지 않은 면이 있다. 조합의 현금 기부채납 제안의 적정성 판단에 대한 준거가 명확하지 않으면 해당 단지만 특혜를 받는다는 등의 시비에 휘말려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정비사업은 기준, 허용, 상한, 법적상한용적률의 용적률 체계가 적용되는 데, 기존 공공시설 등 부지제공 또는 기존 공공시설 등 부지제공 또는 공공시설 등의 설치 부담 외에 현금 기부채납을 포함한 공공기여를 통해 용적률 완화(상한 용적률)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필수 기반시설의 축소, 아파트 단지 밀도 증가 등으로 인한 주거환경의 영향, 공공성과 사업성이 동시에 담보될 수 있는 현금 기부채납량의 적정수준 책정, 이에 대한 조합원의 동의, 현급납부 금액 활용 타당성 등 적용 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이는 서울시가 ‘정비사업 현금 기부채납 운영계획’을 마련해 사업시행자 선택, 기반시설 우선, 상위계획 정합성 유지 등 3가지 기본원칙과 현금납부 금액 및 납부 방법, 토지가액 감정평가, 현금 납부금의 활용 등 세부기준 등을 마련해 일부 해결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제야 첫 사례가 도출된 만큼 앞으로 해결해야할 점도 많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첫 사례의 영향으로 공공시설 등의 기부채납보다 현금 기부채납을 통해 아파트 연면적을 더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 부지 규모가 작은 단지와 강남권 등 기반시설 조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현금 기부채납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현금 납부금액은 도시정비기금으로 편입돼 활용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도시재생의 활성화에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도시정비사업 시행지역은 공공시설 공급이 축소되고 개발밀도는 높아지는 양상이 나올 수 있어 개별 단지마다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현금 기부채납 요청을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업성에 몰입되기보다 입주 후 살기 좋은 명품 단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기부채납 현금납부 절차별 운영방안. <출처=서울시>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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