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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기획] 정부 vs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놓고 의견차 ‘뚜렷’
▲ 정부가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에 신규 공공택지 14곳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서울시와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지난해 8ㆍ2 대책 이후 정부가 1년여 만에 발표한 ‘8ㆍ27 대책’에서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에 신규 공공택지 14곳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그린벨트 해제를 두고 서울시와 정부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그린벨트 해제 없이 '대규모 택지' 확보 어려워
해당 지역 반대 여론 ↑… 차질 예상

지난 8월 27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추진 및 투기지역 지정 등을 통한 시장안정 방안」을 공개하면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향후 수도권 내 30만 가구 이상의 주택 공급이 가능하도록 30여 개 공공택지를 추가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7월 ‘신혼부부 희망타운’을 발표하면서 전국에 43~44곳의 공공택지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수도권 택지지구는 30곳으로, 이번 발표에서 14곳이 추가됨에 따라 2022년까지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총 44곳 지정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공급하기로 한 신혼부부 희망타운 신규 택지 30곳 중 14곳은 이미 지역을 지정해 발표했다”며 “남은 16곳과 이번에 14곳, 24만2000가구를 추가해 2022년까지 30곳의 공공택지지구를 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미 지역이 지정된 14곳의 공공택지 중 12곳이 그린벨트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그린벨트 면적은 149.6㎢이다.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고 ▲강서 18.92㎢ ▲노원 15.90㎢ ▲은평 15.21㎢ ▲강북 11.67㎢ ▲도봉 10.20㎢ 순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사업성이 좋은 그린벨트 지역으로 ▲강남구 내곡ㆍ세곡지구 ▲서초구 양재동 우면산 일대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송파구 방이동 ▲강서구 김포공항 주변 등을 꼽는다.

문제는 서울과 인접할수록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서는 대규모 택지 확보가 불가능해 서울시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2000년대 들어 상당 규모의 그린벨트가 해제됨에 따라 이제는 보존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해당 지역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신혼부부 희망타운 후보지로 확정한 경기도 성남시 서현동 일대는 분당 시가지와 가깝고 율동공원을 접해 서울 대체지로 관심이 크지만 벌써 토지의 10%가량을 보유한 분당중앙교회와 토지 소유주들이 수용에 반대하며 비상대책모임까지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구리 갈매역세권, 남양주 진접2지구, 군포 대야미 등에서도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 대부분이 공급 물량이 넘치는 경기권으로 택지지구까지 지정돼 주택이 더 공급되는 것을 반길 리 없다”며 “토지 소유주들이 지장물 조사를 거부하는 식으로 반대에 나서면 토지보상 절차에 착수하기 어려워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 입장’
박원순 서울시장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 “정부와 논의하겠다”

그럼에도 서울 집값 잡기에 나선 당ㆍ정ㆍ청은 주택 공급을 확대할 방안으로 상업지역 활용,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주택 공급 확대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현재 후자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제기하는 주택 공급 확대 방향에 대해서는 서울시도 기본적으로 공감한다. 먼저 도심 유휴지 등을 이용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며 “오는 추석(이달 24일) 전까지 수도권 공공택지 개발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그린벨트는 미래 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적극 보존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이며 그린벨트 해제에 완강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서울시의 입장을 전했다.

진희선 서울시 2부시장 역시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한 것으로 현재로서는 해제를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고 하는 등 이를 두고 정부와 서울시 간의 의견 차가 뚜렷한 모양새다.

이에 정부 및 국토부는 서울시에 그린벨트 해제에 관한 공식적인 협조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서울 시내와 외곽에서 땅을 찾아보고, 필요하면 (그린벨트 같은 땅을) 풀어줘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업계 소식통들은 전했다.

무엇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EI 환경포럼에서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한 서울시의 입장을 묻는 청중의 질문에 “그린벨트 해제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법령상 30만 ㎡ 규모 미만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박 시장이 직접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대책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정부와 대립되는 시각을 갖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인구는 점차 줄고 있고, 삶의 질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는 증가하고 있다”며 “그린벨트는 미래를 위한 중요한 문제다.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선 중앙정부와 함께 잘 논의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여기에 한국환경회의를 비롯한 전국의 환경단체들도 서울시의 입장에 지지를 보내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2년까지 수도권에 신규 공공주택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서울시와의 의견차를 좁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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