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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기획] 도시정비사업에도 ‘소확행’ 바람이 분다
▲ 지난해 서울 강동구 천호동 동도연립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원주민 66가구가 100% 재정착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학형 기자] 올해 초 도입된 「빈집 및 소규모 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하 빈집특례법)」이 시행 8개월째를 맞았다.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은 빈집특례법 시행과 함께 도시재생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 그리고 공공지원까지 더해지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여전히 도시정비사업이라 하면 재개발ㆍ재건축만 떠오르거나 아직 헷갈린다면 지금부터 하나하나 정리해보자.

정부, 규제 ‘부분 완화’ 검토 중

최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여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신규 공공택지 확보와 함께 소규모 정비사업의 규제를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 3일 KBS ‘9시 뉴스’에 출현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서울 역세권이나 유휴부지, 의미가 떨어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2만5000가구의 희망타운을 포함해서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라며 “(서울) 도심개발이라든가 정비사업을 할 때 규제를 조금 완화해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장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규제 완화 대상으로 언급한 정비사업은 소규모 정비사업을 가리킨다. “주택시장에 영향이 크지 않은 소규모 정비사업의 규제를 완화해 이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라는 게 국토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금껏 그래왔듯 국토부는 재개발ㆍ재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는 고려하지 않을 방침이다.

저층 노후 주거지 재생 ‘핵심 수단’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의 유형은 자율주택정비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사업 등 3가지로 나뉜다.

자율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빈집특례법을 제정하면서 새로 생긴 도시재생 기법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에 있던 사업유형으로 재개발ㆍ재건축과 함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테두리에 있다 빈집특례법 시행과 함께 이관됐다. 규모ㆍ성격 등이 비교적 작아서 ‘미니 재개발ㆍ재건축’이라 부르기도 한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와 접한 소규모 노후 저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이다. 1만 ㎡ 미만 가로구역(도로로 둘러싸인 구역)에서 공동주택이 20가구 이상이며, 전체의 2/3가 노후ㆍ불량 건축물이어야 한다. 토지등소유자가 20명 이상일 경우 조합을 결성하고, 20명 미만일 경우 토지등소유자가 직접 시행할 수 있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은 집주인 2명 이상이 모여 주민합의체를 구성하기만 하면 단독ㆍ다세대 주택을 자율적으로 개량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조합원 동의를 얻은 조합에서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합의체에서 건축협정 등의 방법으로 공동주택을 짓는다. 주민의 직접 참여와 100% 전원합의로 진행되므로 주민 갈등이나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소규모 재건축사업은 면적 1만 ㎡ 미만인 구역에서 다세대 및 연립주택이 200가구 미만인 단지에서 실시할 수 있는 사업이다. 조합을 꾸려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부대 복리시설 등을 지을 수 있다. 사업 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일반분양분이 많지 않아 자금 조달 등 사업 추진이 어려운 편이다.

이와 같이 선택의 폭이 넓어지자 최근 소규모 정비사업을 진행하거나 준비하는 사업지가 속속 늘고 있다. 중앙ㆍ지방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고, 추가적인 규제 완화까지 기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추진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측면도 한몫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소규모 정비사업은 비교적 사업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민간 부문의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이 거의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빈집특례법 시행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2012년 대규모 정비사업의 대안적 성격으로 가장 먼저 도입됐음에도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서울 강동구에서 전국 최초의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준공됐다. 현재 전국에서 약 70여 곳이 가로주택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센터, 절차 안내ㆍ사업비 등 ‘지원’

이런 상황 속에서 소규모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동작구 성대로17길 68(상도동) 일대 주민들은 자율주택정비사업을 도입해 서울주택공사(SH)와 함께 40가구 규모의 5층 공동주택 짓는다. 오는 11월 준공 예정이다.

이곳의 새로 짓는 40가구 중 11가구는 기존 소유자가 재입주할 예정이며, 나머지 29가구는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쓰인다. 특히, 건실한 시공자 선정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통합지원센터를 이용한 경우 대한주택건설협회 등으로부터 맞춤형 상담을 받은 뒤 집주인이 희망하는 수준의 시공자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한, 국토부는 자율주택정비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전국 4곳에 통합지원센터를 열어 사업 신청 및 사전 검토, 사업비 융자 등에 대한 상담업무를 지원한다. 주택도시기금은 총 사업비의 5% 이내에서 운영비나 설계비 등 초기 사업비를 지원한다. 아울러 사업시행인가 이후에는 연 1.5% 조건으로 총 사업비의 최대 70%까지 융자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자율주택정비사업 추진을 원하는 저층 노후 주거지의 경우 통합지원센터에 사업 신청만 하면 사업성 분석부터 주민합의체 구성 상담, 건축사ㆍ시공자 선정 지원, 지적정리, 건설기간 동안 이주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 경우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지정되면 사업성 검토 비용 1000만 원을 지원하며, 시중은행에서 건축공사비의 40% 이내, 최고 30억 원 이내에서 2% 이자율로 사업비를 융자받을 수 있다. 특히 미분양주택이 생기면 서울시에서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미분양 리스크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대규모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못했는데 노후도가 심각하다면, 추진 속도도 빠르고 각종 부담도 적은 소규모 정비사업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김학형 기자  keith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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