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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산업 1위 ‘하림’ 드러난 갑질 민낯에 여론 외면하나?
▲ 닭고기 산업 1위를 지켜오던 하림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행위가 적발돼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아유경제 DB, 편집=박진아 기자>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자연을 담은 건강한 먹거리로 식문화를 선도하며 행복을 나눈다’며 고객과 회사가 더불어 성장하고 함께 하는 기업이 되겠다던 하림의 기업 윤리가 허공의 메아리로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행위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덜미를 잡혔기 때문이다.

큰 길 열어가겠다더니… 갑질 자행?

닭고기 업계 1위 하림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가격을 낮게 책정하는 등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악용한 일명 ‘갑질’의 사례로 지목했다.

지난달(9월) 20일 공정위는 사육농가에 지급하는 생닭대금을 산정 시 계약과 달리 변상농가, 출하실적이 있는 재해 농가를 누락해 생닭가격을 낮게 산정한 하림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하림은 농가에 사육수수료 대신 병아리, 사료를 외상 매도하고 사육된 생닭을 전량 매입하면서 생닭대금에서 외상대금을 뺀 금액을 지급한다. 생닭대금 또한 일정기간 출하한 모든 농가의 평균치를 근거로 사후 산정해 농가에 통보한다.

하지만 하림은 2015년~2017년 기간 동안 생닭대금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생닭가격을 높이는 농가, 즉 사료요구율이 높은 변상농가와 출하실적이 있는 재해농가 93개를 누락했다. 사료요구율이란 닭이 1kg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료의 양이다.

하림은 일정기간 출하한 농가들의 평균 사료요구율과 비교해 해당 기간 개별 농가에 지급할 대금을 산정한다. 생닭가격 산정 시 사료요구율이 높은 변상농가, 재해농가 등을 누락하는 경우 출하집단의 평균 사료요구율이 낮아져 해당 기간 동안 개별 농가에 불리하다.

2015년~2017년까지 하림과 사육계약을 체결한 농가는 연 평균 550여 개이고 누락된 농가는 총 93개이다. 낮은 생닭가격을 적용받은 건수는 2914건으로 총 출하건수 9010건의 32.3%에 해당된다.

이처럼 하림이 계약 내용과 달리 일부 농가를 누락해 농가에 지급할 생닭매입대금을 낮게 산정한 행위는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거래과정에서 불이익을 준 행위다.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23조제1항제4호 등의 불이익 제공에 해당된다.

위법에 시장 혼란까지 초래?… 공정위 “엄중 조치 계획”

이에 따라 공정위는 하림이 공정거래법 제23조의 불공정거래행위를 했으며 동일 행위를 반복할 우려가 있고 농가의 피해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재발방지명령과 과징금 7억9800만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거래상 열등한 지위에 있는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조사를 개시했으며 육계계열화사업자가 농가에게 대금을 낮게 지급하는 행위를 최초로 적발해 제재했다. 또한 대형 육계계열화사업자가 출하 후 결정해 농가에 통보하는 생닭대금 산정과정에서의 위법요소를 시정하고 궁극적으로 농가와 대형 육계계열화사업자 간 신뢰성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사육 관련 불공정거래행위에 법 집행을 더욱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하림 “억울하다… 납득 어려워”
업계 “여론은 국가기관을 믿을 수밖에 없을 것”

그러나 하림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달 2일 하림 관계자는 지난 9월 20일에 회사 측의 입장을 담은 해명자료를 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하림은 생계매입 대금 산정과정에서 변상농가와 재해농가가 평가 모집단에서 제외된 것은 업계의 관행 및 농가의 합의에 따라 제외했을 뿐 ‘꼼수’나 ‘갑질’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이 같은 처분이 나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조사도 당초 하림과 계약관계가 없고 AI 살처분 피해농가 당사자도 아닌 제3자의 신고와 일부 정치권에서 “하림이 AI 보상금 관련 병아리 계약단가를 일방적으로 변경해 ‘갑질’을 일삼았다”고 언급해 조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계약사육농가들의 사육성적 평가에서 농가에 불리한 상대평가 방식을 이용한다는 주장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하림 관계자는 “농가에게 돌아갈 AI 살처분 보상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이나 상대평가 방식이 농가에 불리한 평가방식이라는 허위 주장들은 30여 년 간 육계 계열화 사업을 발전시키며 우리나라 닭고기 산업의 경쟁력을 만들어온 회사의 자부심과 긍지를 불명예스럽게 했다”며 “회사를 흠집 내려는 일부 세력이 잘못된 자료와 왜곡된 정보를 언론과 정치권에 제공해 발생한 일로 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위가 지적한 것처럼 생계매입대금 산정에서 변상 농가를 제외시켜 일부 농가에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에 대해 “변상 농가의 사육성적을 모집단에서 제외하는 것은 이미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약사육 농가들과 합의해 이행돼왔던 사항이며, 이를 통해 회사가 이익을 챙겼거나 농가들에게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으며 해당 농가들도 조사와 심의과정에서 이를 충분히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하림 계약농가 가운데 최근 10년 간 경영에 실패한 농가가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은 농가와의 상생경영을 실증해 주는 회사의 긍지이며 영예이다. 하림은 국내 육계 계열화사업자 중에서 가장 선진ㆍ모범적이며, 농가의 수익이나 육계산업 발전에도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1등 기업”이라며 “이런 하림이 어떻게 농가를 상대로 꼼수를 부릴 수 있겠느냐, 그동안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멍에가 씌워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에 유관 업계 한 전문가는 “서로의 입장이 접점 없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의아하다”며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다 사실이 아니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여론은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그는 이어서 “게다가 공정위는 국가기관이고 하림은 사기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여론은 국가기관인 공정위를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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