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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곧 시작?… 그린벨트 해제 놓고 서울시-국토부 다시 ‘대립’
▲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다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편집=박진아 기자>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국토교통부가 당초 부동산 공급 대책의 하나로 서울시의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 발표한 대책에는 포함시키지 않아 그린벨트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다시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서 해제와 관련해 서울시와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공급 대책에 ‘그린벨트 해제’ 빠졌지만 여전한 ‘불씨’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 관련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다주택자들의 투기수요 차단에 집중해온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수도권 집값 안정화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에 대해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정부의 추가 카드가 부동산시장에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로 남아 있다.

지난 4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9ㆍ21 공급 대책에 포함된 시내 전체 공급물량을 6만2000가구에서 5만4000가구로 축소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는 대신 ▲유휴부지 활용 ▲도심 용적률 한시적 상향 ▲공공매입 임대주택 확대 등을 통해 공급량을 확보할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가 정부와 협의를 마친 도심지역 신규공급 규모는 약 1만 가구다. 이를 위해 11개 중ㆍ소형 택지를 개발할 예정인데 구체적으로 공급물량이 공개된 지역은 송파구 가락동 성동구치소 부지(1300가구)와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340가구) 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9곳은 서울시가 사업구역 지정 등 후속 작업을 거쳐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방안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현재로썬 검증되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임대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다수여서 더욱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앞서 서울시는 2022년까지 역세권 청년주택 8만 가구 건립계획을 세웠으나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민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나서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신규 공급지도 이와 비슷한 문제에 빠질 공산이 크다.

이를 방증하듯 가락동 일부 주민은 9ㆍ21 대책 발표 직후 ‘성동구치소 부지엔 예정대로 복합문화시설을 지어야 한다’며 정부와 서울시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송파구청과 강동구청 등 관계자들 역시 반발했다.

비록 9ㆍ21 주택 공급대책에서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방안이 빠졌지만 공급 방법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것이다. 또한 서울시가 보유한 유휴부지로 공급량을 늘리는 방법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지난 9월 기준 서울시가 보유한 유휴지는 133곳(1만636㎡)인데 대부분 300㎡ 미만 자투리땅으로 대단지 주택을 짓기에 부적합하다. 대단지를 지을 수 있는 부지면적 10만 ㎡ 이상 유휴 철도부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방안은 이번 공급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시는 도심 건물의 용적률을 높여 주거건물 비중을 높이고 다가구ㆍ다세대, 원룸 등 기존 주택을 사들여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빌려주는 매입 임대주택 규모를 내년부터 연간 5000가구로 지금보다 2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대책도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도심 용적률 혜택은 단기에 공급량을 확보하기 어렵고 매입 임대주택은 교통ㆍ학군 등 인프라 부족으로 주거선호도가 낮은 지역이 많아 실수요자들이 외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장관 “지차제 수용 안할 시 보유 그린벨트 해제” vs 박 시장 “그린벨트 해제 반대”

이런 가운데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그린벨트 해제 물량을 독자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김 장관은 신규 공공택지 개발계획에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지자체가 수용하지 않으면 국토부 보유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물량을 활용하겠다고 나섰다.

이달 2일 그는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지자체 의견을 충분 수렴해서 서민들에게 양질의 값싼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더 나은 것이 있다면 정부는 그 길을 선택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개발제한구역의 해제 물량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국토부가 시ㆍ도지사에 위임한 30만 ㎡ 이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직접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달(9월) 21일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브리핑에서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도 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국토부가 서울시 동의 없이도 그린벨트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토부 장관이 수도권에서 직권으로 해제할 수 있는 총량은 42.6㎢다.

이날 김 장관은 “과거에 확정해 발표한 지역에 대해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는 곳들이 있다”며 “이미 발표된 3만5000가구는 광역자치단체와 협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서울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이 폭등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김 장관은 “저금리정책 지속으로 인해 시중 유동성 과잉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고, 두 번째는 몇 가지 세제 등에 있어 유동성을 제어 못한 정책과 집값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과도한 불안 심리로 인해 급격한 상승이 일어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의 시그널이 박원순 서울 시장의 그린벨트 해제 불가 방침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유럽을 방문 중이던 박 시장은 지난 9월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린벨트 해제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박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 대신 도심에 비어있는 업무빌딩을 활용하거나 노후 건물이 있던 자리에 고층건물을 건립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단 뜻도 밝혔다.

그는 “그린벨트를 풀지 않는 범위에서 서울시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도심 업무빌딩 일부에 공공임대나 분양주택을 만들었으면 한다”라며 “주거가 포함된 높은 건물을 조금만 지어도 도심을 활성화할 수 있는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이며, 층수는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시장은 “지금까지는 임대주택 공급을 기초생활수급권자 중심으로 차곡차곡했지만, 소득에 따라 임대보증금을 더 높게 받아 중산층에까지 제공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박 시장 발언이 법을 바꿔야하는 어려운 문제인 만큼 그린벨트 해제는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을 강하게 내세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 용적률 변경ㆍ임대주택 재건축 등 대안 ‘제시’
업계 “정부, 강력한 공급 의지로 시장 안정화 노릴 것”

현재 서울은 상업지역에서 주거복합건물을 지을 때 연면적 20~30% 이상을 비주거시설로 채워야 한다. 반면 다른 광역시는 비주거시설 비중이 10%만 넘으면 된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조례 개정을 통해 주거 외 용도비율을 20%로 낮추고, 주거용 사용부분의 용적률을 400%에서 600%로 상향조정한다. 또 시는 준주거지역 용적률도 상향 조정한다. 용적률 초과 부분의 5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지을 경우 현행 400%인 용적률을 「국토계획법」 상 상한인 500%까지 허용키로 했다.

여기에 더해 시는 도심 내 신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재건축 연한이 임박한 노후화된 임대주택의 용적률을 높여 재건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임대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짓는 것이어서 주민의 반발에 부딪히거나 주변 집값 급등을 야기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그린벨트를 푸는 것도 아니어서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올해 현재 기준으로 지어진 지 26∼30년 된 공공임대주택은 1만8390가구, 2021년∼2025년 1만5353가구, 2016년∼2020년 5044가구 등 3만8787가구에 달한다. 20년이 넘은 노후 공공임대주택 물량만 놓고 보면 3만3743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들은 평균 180% 이하의 용적률이 적용됐다. 이를 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할 경우 용적률을 5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공공임대주택 가구 수에 6만 가구를 추가로 지을 수 있게 돼 9만여 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한 임대 물량도 더해질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LH가 관리하는 서울시내 건축 연한 25년 이상 영구임대주택은 9개 단지, 1만5883가구에 달한다. 약 10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공급돼 서울 내 부족한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집값도 안정시킬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임대아파트 재건축은 민간이 아닌 공공이 가격 등 여러 요소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 영역이라 시장 안정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지가 없어서 성동구치소에 이어 육사 부지, 서울공항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공공임대 주택을 준주거지역으로 바꿔서 소형 아파트나 임대 아파트로 공급하는 것은 시간 단축 등의 면에서 효율적인 대안”이라면서 “서울 주택 수급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 집값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대주택 재건축 공사 기간 기존 입주민 이주 방안 마련이 수반돼야 하는 점을 관건으로 꼽고 있다. 영구임대 주택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한 부모 가족 등 주거 취약계층이라 자립적인 이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시의 대안 찾기와 별개로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대규모 주택 공급이 부동산시장 안정화를 지속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에 찬 모습이다. 현재 9ㆍ13 부동산 대책과 9ㆍ21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호가와 실거래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집값 안정화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절호의 시기로 김현미 장관이 그린벨트 직권해제까지 언급하며 서울시를 압박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란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9ㆍ13 대책 이후 호가가 꺾이는 상황에서 그린벨트 해제 등 추가 공급 대책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공급에 강력한 의지가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다면 현재보다 시장이 더 안정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서울시)의 대립으로 오히려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와 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는 서울시의 입장도 맞는 말이며 공급 부족을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해 최소한의 공급 정책 필요성을 제기하는 정부의 주장도 맞는 말이다”며 “국민 편익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와 더불어 공급 확대를 통해 집값 안정화를 노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아유경제 DB>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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