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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21 주택 공급 대책] 시도는 좋으나… 잇단 진통, 지자체ㆍ주민 반발에 ‘삐걱’
▲ 정부가 ‘9ㆍ21 공급 대책’을 발표한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3기 신도시 조성을 반대하는 청원이 연이어 올라왔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정부가 수도권에 30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9ㆍ21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한 지 2주일이 지난 가운데, 관련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까지 반대하고 나서며 첫 삽을 뜨기도 전에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광명, 시흥 이어 서울 자치구들 반대 행렬 ‘가세’

가장 먼저 경기도 광명시는 지난달(9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하안2지구를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광명시는 구체적인 반대 사유로 ▲지역주민 및 영세 소상공인의 생계문제 ▲미흡한 교통 대책 문제 ▲광명뉴타운사업 침체 ▲하안동 기성시가지 슬럼화 야기 ▲신혼부부ㆍ청년을 위한 일자리창출 대안 부족 문제 등을 제기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주택 규제와 공급 정책을 병행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지난 40여 년간 수도권 주택난 해소라는 명분으로 정부가 광명시에 추진한 주거중심의 밀어붙이기식 국책사업은 결과적으로 주택가격 안정화는 물론 서민 주거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유감을 표시했다.

인근 시흥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진 않았지만 임병택 시흥시장이 공개적으로 정부가 아파트만 짓고 떠나버리는 게 아니라 주거지역의 안착까지 책임을 져야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공급 대책의 핵심인 서울의 일부 구청들이 반대 행렬에 가세해 유관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복합문화시설을 짓겠다고 공약했던 옛 성동구치소 부지에 정부가 13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자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가락동 일대 주민들은 ‘성동구치소 졸속개발 결사반대 위원회’를 결성하고 “성동구치소를 신규택지로 개발하는 것은 지역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6000억 원이 투자된 성동구치소 부지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의 낭비”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성수 구청장은 지난 9월 29일 SNS를 통해 “실질적 이해관계자인 송파구청과 지역 주민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한 점은 잘못됐다”고 비판하며 “약속대로 성동구치소 부지에 복합문화시설 및 청년일자리 지원시설 등이 차질 없이 건립되고 송파구민의 의견이 배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동구도 고덕강일지구에 신혼희망타운 3538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강동구는 지난 9월 29일 입장문을 내고 “국토부가 강동구와는 아무런 협의 없이 고덕강일지구에 신혼희망타운 3538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동반자로서의 신뢰관계에 금이 가게 됐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고덕ㆍ강일동 일대에는 이미 1만 가구가 넘는 강일지구 공공주택 단지가 조성돼 있고, 한 지역에 공공주택이 집중되면 지역 간 균형발전이 어려워진다”며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3기 신도시 계획 백지화하라” 靑 청원 ‘봇물’
정부 “주택 공급 계획 원칙대로 추진할 것”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부동산 업계에서 유력 후보지로 꼽히는 곳은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광명ㆍ시흥지구와 하남 감북지구다. 고양 화전동과 장항동 일대, 김포 고촌읍, 과천시 일대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광명시는 이미 하안2지구 개발계획에도 반대 입장을 내 추가 신도시 지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과천시, 안산시 등은 앞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안산 2곳, 과천, 광명, 의정부, 시흥, 의왕, 성남 등 경기도 8곳을 신규택지로 지정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는 자료를 공개하자 공개적으로 ‘개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이들 지역에 먼저 추진되던 개발 계획이 채 마무리되지 않았고 교통망 등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3기 신도시 개발로 수십만 가구의 주택까지 대거 공급되면 2기 신도시가 자리도 잡기 전에 3기 신도시에 밀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기 신도시 주민들은 “3기 신도시 계획을 백지화하라”며 집단 반발에 나섰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 “정부가 2기 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자족 기능과 광역교통망 확충 등을 약속했지만 계획대로 이행하지 않아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3기 신도시를 개발하는 건 2기 신도시를 죽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일선 지자체 등의 반발에도 공급 계획을 원칙대로 추진해나간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9ㆍ21 주택 공급 대책에서 1차로 발표한 택지는 지자체 등과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협의가 끝난 것들”이라며 “향후 주택공급 일정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달 2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지자체가 수용을 하지 않으면 국토부가 가진 그린벨트 해제 물량을 독자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활용하되 지자체와 협의를 긴밀하게 할 것”이라고 말하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주택시장 과열 원인을 재건축 규제에서 찾으면서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선 “규제 완화 의견을 받아들여 조치를 취한다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재건축시장에 투기수요가 몰려 시장 불안을 더욱 가속화시켜 불안정성을 더 높일 것”이라며 일축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각 지자체와 주민 반발을 사전에 잠재우지 못할 경우 신규 택지 공급과 신도시 조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택지 개발 등 지정 권한이 정부에 있지만 일선 지자체나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택지 지정과 수용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개발 방식을 좀 더 공개적으로 처리해 주민 공감대를 얻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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